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모터쇼 비즈니스의 위기, 그 이유는?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모터쇼 비즈니스의 위기, 그 이유는?
  • 최중혁
  • 승인 2019.06.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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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 비즈니스의 위기, 그 이유는?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축제인 모터쇼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모터쇼에선 딜러들이 새로 출시할 차량을 미리 보고 어떻게 판매할 지 전략을 가다듬으며 제조사와의 관계를 다진다. 부품사들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제조사들에게 기술력을 뽐내며, 기자들은 신차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전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타전한다. 그리고 그 차를 구매할 잠재적 소비자인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터쇼가 열리는 나라의 내수 소비자들에게 완성차 업체들이 어필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대표 브랜드들이 부스를 크게 세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비용대비 효용성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꼭 참여해야 하는 일부 모터쇼에만 집중할 뿐 좀 더 효율적인 다른 홍보 수단에 화력을 집중한다. 현대차가 고양 모터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처럼 완성차가 일 년 내내 상시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에 잠깐 열리는 모터쇼의 소중함이 과거보다 줄었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인 이유도 있겠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최근 디트로이트와 뉴욕에서 열린 모터쇼에 다녀왔다.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방문했건만 과거부터 세계 4대 또는 5대 모터쇼로 꼽히고 미국에서 열리는 여러 오토쇼 (LA, 시카고, 뉴욕, 그리고 CES!) 중 대표 격인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더 이상 과거의 위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제는 매년 초 전 세계 자동차 업체 CEO들이 연간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각오를 다지던 자동차 업계의 상징적인 모터쇼가 아니었다. 모터쇼엔 미국 시장 점유율대로 디트로이트에 본사를 둔 미국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와 일본 빅3(토요타, 혼다, 닛산), 그리고 현대, 기아차 정도만 대형 부스를 운영했고, 유럽 브랜드 중엔 폭스바겐만이 참여했을 뿐이다. 미국의 '네 번째' 완성차 브랜드 테슬라와 미시간에 본사를 옮긴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은 이 모터쇼에 불참했다. 그래도 제네시스 부스를 따로 떼서 운영한 현대차와 모터쇼장 내부에서 텔룰라이드를 험난한 지형에서 시승해볼 수 있는 체험장을 마련한 기아차 부스엔 꽤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과거에 비해 위상이 축소됐지만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변화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IT 업체들이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고 융복합 기술이 늘어나면서 CES(소비자전자제품 박람회)에 고객을 빼앗겨왔기 때문에 2020년부터는 6월에 오토쇼를 열기로 결정했다. 올해가 연초에 열리는 마지막 오토쇼였던 것이다. 


또한 오토쇼 규모는 과거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지만 포드의 의미 있는 행사로 디트로이트 부활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됐다. 작년 6월에 포드는 30년간 흉물처럼 자리했던 미시간 중앙역을 인수했는데, 아직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이 건물에서 레이저쇼를 열어 2020년 미래 자동차 연구 센터로 다시 태어날 이곳의 청사진을 방문객들에게 선보였다. 포드는 슬럼화 된 이 일대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스마트 시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행사기간동안 오토쇼가 열린 코보센터에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으로 매시간 셔틀버스가 운행됐다.


지난 4월 뉴욕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제이콥 자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뉴욕 오토쇼는 좀 더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 행사는 세계무대에서 상징성을 띄진 않지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터쇼라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구매력 높은 도시에서 열리기 때문에 람보르기니, 부가티, 마세라티, 포르쉐, 롤스로이스,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으며 방문객은 100만 명을 넘었다. 현대 제네시스는 매년 이곳에서 콘셉트 모델을 발표해왔다. 올해는 민트 콘셉트의 차량을 전시했으며 제네시스 최초의 브랜드 하우스를 뉴욕에 설립하겠다는 계획 또한 내놨다. 포드와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전기차 트럭 업계에서의 선두주자를 꿈꾸는 리비안도 본사가 있는 미시간을 뒤로하고 LA 오토쇼에 이어 이곳에 참여했다. 이렇게 뉴욕 오토쇼는 전통과 프리미엄이 어우러진 특성으로 매년 월드 프리미어 차량 숫자를 늘려가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아시아를 대표하는 모터쇼를 꿈꾸던 서울모터쇼도,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던 도쿄모터쇼도 자국에 세계 수준의 완성차 업체를 보유했음에도 이제는 계속된 규모의 축소와 완성차 업체들의 불참 소식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며 상하이모터쇼에 경쟁력이 밀린 것은 확실하지만, 미국 모터쇼들의 운영과 고민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할 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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