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RAV4와 토요타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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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RAV4와 토요타의 디자인
  • 구 상 교수
  • 승인 2019.06.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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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같은 이름을 이어 온 토요타의 소형 SUV RAV4의 5세대 모델이 2019년형으로 등장했다. 20세기 말에 개발된 모델이 5세대를 거치며 세기를 뛰어넘은 것이다. 새로 등장한 5세대 RAV4는 최근의 디지털 패러다임을 반영한 이미지로, 각이 선 차체 조형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강렬한 얼굴을 통해 개성을 어필하고 있다.


차체 측면의 휠 아치를 비롯한 캐릭터 라인의 형태는 마치 종이를 접은 듯 각이 선 직선으로 처리돼 있다. 게다가 휠 아치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가 마치 변형된 육각형처럼 만들어져 있어 더더욱 기하학적인 조형에 의한 디지털적 인상을 풍기고 있다. 그런데 변형 육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해진 앞모습은 흡사 영화 ‘스타워즈’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 다스 베이더(Darth Vader)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면의 이미지가 그 차의 첫 인상을 결정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그런 점에서 신형 RAV4는 매우 공격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변형된 육각형의 조형요소는 뒷모습에서도 보인다. 차체 측면에는 검은색 프로텍터를 덧댄 휠 아치에서 육각형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측면의 이미지는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속 건담 로봇 같은 인상이다. 게다가 측면에서 눈에 띄는 건 소형 SUV임에도 의외로 후드 길이가 강조된 프로파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앞바퀴굴림 플랫폼 기반이어서인지 앞 오버행이 길어 전체적인 측면 무게 중심이 약간 뒤로 쏠린 듯이 보이기도 한다.

 

1993년에 선보인 RAV4 콘셉트카

RAV4의 시작은 1993년에 선보인 같은 이름의 크로스오버형 콘셉트카 부터였다. 물론 그 디자인 거의 그대로 2도어 모델로 1996년에 양산되어 최초의 크로스오버 모델로 홍보했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논란거리가 하나 있다. 콘셉트카 RAV4가 나온 1993년의 도쿄모터쇼에 기아자동차에서 초대 스포티지를 양산 모델로 전시했다. 거의 세계 최초 크로스오버 모델이었지만 당시의 기아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적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아무튼 초대 RAV4는 매우 캐주얼 하지만 무난한 사각형을 기조로 한 디자인으로 나왔고, 이후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그다지 튀지 않는 귀여운 이미지로 시장에 나왔다. 3세대 모델 역시 그랬는데, 가장 ‘토요타’스러운, 중립적이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2011년에 3세대 페이스 리프트로 나온 RAV4는 오히려 귀여운 이미지를 덜어내면서 그야말로 그 시대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형 SUV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 시기에는 RAV4뿐 아니라, 승용차부터 SUV, 미니밴 등 대부분의 토요타 차들이 그런 평범한(?) 이미지였다.


마치 토요타의 공식이라도 있는 것 같은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이었다. 토요타는 그런 매너리즘을 벗어나기 위해 현재 렉서스 GS 세단의 시초가 된 뒷바퀴굴림 준대형 세단 아리스토(Aristo)를 개발하면서 차체 디자인을 이탈리아의 쥬지아로에게 의뢰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지만 자신의 디자인 틀에 갇혀있던 토요타는 무언가 새로운 감각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2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오늘날의 토요타의 디자인은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을까? 사실 오늘날 자동차 디자인은 어떤 메이커든 간에 자율주행기술과 사회 전반의 변화로 커다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로 인해 자동차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그 누구도 정확한 변화의 방향을 알고 있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을 표현하려는 감각적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의 토요타가 보여주는 조금은 생경한 인상의 디자인은 바로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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