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3 vs BMW 3시리즈. 대결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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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 vs BMW 3시리즈. 대결의 결과는?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19.07.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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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은 BMW 3시리즈와 같은 자동차에게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획기적인 전기차일까? 맷 샌더스(Matt Saunders)가 3의 대결에 심판으로 나섰다

 

질문이 간단하면 대답도 간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만났다. 우리가 SNS에 유럽에서 최초로 테슬라 모델 3을 시승하고자 암스테르담으로 향하고 있다는 게시글을 올리자 <오토카> 독자인 매트 밀러 씨는 ‘뛰어난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서 어떤 평가를 할지 흥미롭게 지켜보겠다. 당신은 아우디 A4나 BMW 3시리즈를 놔두고 테슬라 모델 3을 소유할 것인가?’라는 댓글을 남겼다.  

 


글쎄, 우리라면 어떨까? 우여곡절 끝에 생산이 안정에 접어든 테슬라 모델 3은 도시에서만 주행하거나 자녀 통학용으로 주로 사용할지 모른다. 나아가 한 가정의 세컨드 카가 아닌 괜찮은 크기에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급 세단을 대체하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가 될 수 있을까?   

 

테슬라의 스티어링은 뛰어나지만 BMW만큼 운전 재미를 주지 못한다

 

우리는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주에 한 손에는 최상위 모델인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 다른 손에는 신형 BMW 330i M 스포트의 키를 들고 36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우리는 이게 아주 긴 과정의 시작일 뿐이며 전기차의 현재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를 정립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모델 3이 얼마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지 또 이로 인해 테슬라의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간절히 응원하는 것처럼 꽤 혁신적인 차인지에 관해서도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완벽하지 않은 시작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만약 두 모델의 전체 라인업이 완전히 구성된 상황이었다면 특정한 모델 3에 BMW 330i를 맞붙이지 않았을 테니까.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는 현재 유럽 본토에서 판매되고 있는 두 가지 모델 중 하나로 올해 말 영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모터 2개를 달아 시스템 출력은 450마력에 달하고 최대토크는 rpm에 상관없이 65.1kg·m이 나온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4초로 놀랍다는 단어만으로 표현하기에 뭔가 부족하다. 영국에서 판매가격은 6만 파운드(약 8868만 원)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헉 소리가 난다. 대결 상대인 신형 BMW 330i M 스포트는 최고출력 259마력, 0→시속 100km 가속 시간 5.8초다. 가격은 4만 파운드(약 5910만 원)에 못 미치지만 현재 3시리즈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한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원하는 때에 언제 어디서든 주유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644km를 주행할 수 있다.

 

 

결국 가솔린 60L를 소비하면 멈추지 않고 판버러에서 암스테르담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테슬라 모델 3의 가장 가까운 경쟁자이자 올해 말에 판매될 예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330e도 운전하는 데 있어 330i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성능 또한 비슷하다. 그러므로 영국에 4만 파운드가 조금 넘는 가격에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테슬라 모델 3 롱 레인지(전기모터 1개, 뒷바퀴굴림)는 모델 3 퍼포먼스와 성능이나 사용하는데 있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만 한다.

 

 

우리가 이번 비교시승에 갖고 나오고 싶었던 모델 3 중간 모델과 마찬가지로 모델 3 퍼포먼스 또한 75kWh 배터리를 채용해 실제 주행가능거리가 약 483km에 달한다. 따라서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진 못했으나 중요한 초기 접근법에 한 걸음 가까워진 듯하다. 결국 관찰을 먼저 해야 한다. 만약 지난 세대 BMW 3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테슬라 모델 3이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두 모델의 길이는 15mm 정도 차이 난다.

 

3시리즈는 시속 80km가 넘어야 더 활력이 넘치고 테슬라는 도시에서 그렇다

 

전기 파워트레인이 내연기관 엔진과 비교했을 때 차에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첫 번째 대결 항목인 실내와 트렁크 공간에서 졌다는 사실은 조금 의아하다. 그만큼 BMW가 신형 3시리즈의 더 낮은 운전 자세 등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데 신경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렁크도 상당히 커졌다. 스포츠 세단에서도 적당한 실용성은 핵심 매력이다. 몇 세대에 걸쳐 3시리즈는 보통 체구의 성인 4명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커졌다. 이번 신형 3시리즈는 기존보다 조금 더 여유 공간을 만들어 그 매력을 더했다.

 


이와 달리 테슬라 모델 3은 뒷좌석에 앉은 성인이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테슬라는 앞좌석 아래 발을 둘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남겼으나 완전히 유리로 된 지붕은 머리 공간을 조금 좁게 만들었으며 덩치가 큰 성인 뒤에 앉는다면 반드시 무릎을 구부려야만 한다. BMW 3시리즈는 이러한 불평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또한 테슬라보다 더 넓고 깊은 트렁크를 갖춰 부피가 큰 물건이나 테슬라의 앞 트렁크에 넣을 수 없는 물건을 실어 나르는데 훨씬 더 유용하다. 

 

 

테슬라는 미국 기준으로 가장 빠른 모델 3의 0→시속 97km 가속 시간이 3.2초라 주장한다. 유럽 기준으로는 0→시속 100km 가속 시간 3.7초다

 

결국 테슬라 모델 3의 실내는 BMW 3시리즈보다 더 넓어야만 한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모델 3은 품질에 대한 첫인상이 좋다. 미니멀한 센터페시아는 깔끔하고 깨끗하며 현대적이다. 마치 애플 스토어 같다. 커다란 창문과 유리 지붕 덕분에 밝고 통풍이 잘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자동차와 실제로 상호작용하는 부분은 거의 일체형 15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직관성이 조금 떨어진다.

 


반면에 BMW 3시리즈는 실내에 익숙해지기 위해 몇 시간 들여 공부를 하거나 대리점 직원과 친해질 정도로 몇 번씩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가 도로 위에서 사고 내지 않고 이러한 기능을 잘 사용해야하는 만큼 자동차 실내 디자이너가 건축 디자이너보다 더 바쁘다는 점을 깔끔하게 상기시켜준다.  

 

 

BMW의 i드라이브는 잘 작동한다. 테슬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더 많은 기능을 제어하지만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오토카>는 많은 전기차를 다뤘다. 따라서 독자는 전기차를 운전할 때 느낌이 얼마나 독특한지 잘 알 것이다. 반응이 아주 뛰어나고 정말 조용하며 저속에서도 강력한 토크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모델 3과 3시리즈를 연달아 운전하면 당신의 머릿속에 꽉 박힌 인식이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놀라울 정도로 오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확실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암스테르담 같은 유럽 대도시에서 힘차게 주행하는 모델 3 퍼포먼스를 따라잡을 수 없다. 확실히 3시리즈는 그렇지 못하다. 가속 페달에 발을 갖다 대는 순간부터 전기모터에서 나오는 순수하고 매끄러운 추진력은 전기차임을 생각하더라도 정말 엄청나다. 주행모드는 스포트와 칠(chill : 인스타그램 세대 덕분에 이러한 이름을 붙인 걸까?)로 나뉜다.

 

 

 

나중에 스포트 모드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전기모터를 제어하기 위해 오른쪽 발목에 적절히 힘주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그 정도로 반응성이 좋다. 누군가는 너무 예민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만약 실수로 페달을 1cm만 더 깊게 밟아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내는 청소년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대토크의 50% 정도 성능을 요구하면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튀어나온다. 내가 대충 계산한 바로는 50%의 최대토크를 원하면 가속 페달을 25% 정도만 밟으면 된다. 그만큼 예민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당신이 BMW 330i에 앉아 있다면 방금 녹색불로 변한 신호등을 앞에 두고 적절한 토크가 바퀴에 도달하기 전까지 몇 가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먼저 엔진이 다시 깨어나고 그다음 크랭크샤프트가 회전하며 변속기가 물리고 터보차저가 돌아간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당신이 3~4초 전에 요청한 힘이 도로에 전달된다. 이야말로 전기차와 오늘날 내연기관 엔진을 품은 차를 운전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심장박동과 3~4초의 차이라고 할까? 가속할 때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꽤 자주 그렇다. 다른 부분을 평가하고자 시내 밖으로 무대를 옮겼다. 모터 직결 변속기와 결합한 전기모터가 달린 모델 3은 3시리즈가 출발하기 시작할 때 이미 최대토크를 찍고 시속 80km를 넘긴듯한 기분이 든다. 이 시점에서 전기차 성능은 내연기관 차를 압도하는데 이는 대부분 페달 반응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두 차 모두 완전한 성능은 거의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실제로 BMW 330i가 더 조용하고 세련되게 느껴진다. 확실히 테슬라의 파워트레인이 더 조용하지만 BMW의 뛰어난 방음 기술이 차이를 만든다. 모델 3은 창문의 프레임이 없고 지붕 또한 유리로 돼 있어 풍절음에 약하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괴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핸들링은 BMW 3시리즈가 확실히 더 뛰어나지만 300kg에 달하는 무게 차이를 고려하면 기대를 넘는 수준은 아닐지도 모른다. 결국 테슬라의 역동성을 담당한 엔지니어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

 

330i는 코너를 돌거나 요철을 넘을 때 상당히 침착하다. 처음에는 모델 3보다 스티어링이 덜 직관적인 느낌이 들지만 코너 중간을 돌파하면 그 감각이 아주 훌륭해진다. 뉴트럴 성향의 스티어링은 코너를 탈출해서 가속할 때 더 민첩해지고 언제나 정교하며 운전자와 호흡을 맞춘다.  모델3은 보디 롤이 아주 조금 더 발생하지만 운전 자세를 더 잘 잡을 수 있고 몸의 움직임을 최대한으로 줄여준다. 모델 3의 승차감은 편안하지만 운전 재미에 있어서는 3시리즈가 크게 앞선다. 물론 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시내를 벗어나는 것이 좋다.  

 

고속도로에서 모델 3의 정숙성은 330i보다 떨어진다

 

그렇다면 구매자한테 실제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만약 이 2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어느 것이 더 뛰어난지 꼽으라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누군가는 테슬라의 전기모터와 배출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 점에 50% 가산점을 줄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전기차를 매일 사용할 때 생기는 제약과 한계(물론 이러한 단점은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이 처한 상황과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무도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없다. 결국 스스로 결정해야만 한다.

 


물론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있다. 다른 테스트 경로에서 다른 운전 스타일로 7~8시간 정도 충분히 운전했을 때 모델 3 퍼포먼스의 에너지 효율성은 평균 4.5km/kWh가 나왔다. 75kWh 배터리가 완충돼 있을 때 약 338km를 달린다는 의미다. 속도를 줄이고 완전히 경제적인 주행을 한다면 최대 483km까지 갈 수 있지만 시속 80km 이하를 유지해야만 한다. 참고로 시승차는 20인치 휠과 고성능 타이어를 끼웠다. 그리고 롱 레인지 모델은 미국 기준을 따랐을 때 이보다 주행가능거리가 10~20%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모델 3의 역동성은 괜찮은 수준이지만 330i에 견주기에는 아직 모자라다

 

물론 시장에는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는 저렴한 전기차가 있다. 테슬라도 이에 대응하고자 충전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방향으로 충전 네트워크를 개선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내연기관 엔진 차만큼 실용적이고 유용하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다.

 

BMW 버튼은 직관적이고 위치도 괜찮다<br>
BMW 버튼은 직관적이고 위치도 괜찮다

 

커다란 터치스크린을 넣은 센터페시아는 테슬라의 미니멀리즘을 상징한다

 

그래서 우리는 댓글을 남겼던 밀러 씨한테 이렇게 말하고 싶다. BMW에서 테슬라로 갈아타기에는 아직 적당한 때가 아니라고. 그의 질문에 대한 가장 간단한 대답은 최신 기술이 더 좋은 차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테슬라 모델 3이 보여준 기술은 완전히 무르익지 않았다. 

 

 

1st; 활기차고 조용하며 넓고 핸들링이 예리하다. 콤팩트 세단 챔피언이 다시 정상에 올랐다
2nd; 전기차의 엘리트다. 놀라운 가속 성능을 자랑하지만 아직 세계 최고의 올라운더가 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는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인다.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려는 입법 방향을 봤을 때 모델 3의 수명주기 내에 그렇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지금도 전기차에 적합한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결코 내연기관 차를 거들떠 보지 않는다고. 

 

 

 

테슬라의 충전 방식은 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테슬라는 노르웨이에 유럽 최초의 슈퍼차저를 세웠다. 작년에 그 수는 400개로 늘어났으며 영국에도 50개가 넘는다. 그중에는 동시에 3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대부분 슈퍼차저에서 75kWh 모델 3을 80%까지 충전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며 이 경우에 평균 258km를 갈 수 있다고 우리는 추정했다. 또한 완전 충전하는데도 90분이 걸릴 뿐이다.

 


그러나 모델 3은 슈퍼차저뿐 아니라 다른 곳의 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첫 번째 테슬라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CCS-콤보 급속 충전 포트를 기본으로 달고 있다. 따라서 모델 3은 영국 내 수백여 곳에서 기존 모델 S와 모델 X보다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영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급속 충전기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120kW 슈퍼차저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50kW로 제한돼 있지만 일부는 150kW까지 업그레이드됐다.

 


테슬라 모델 3 소유자한테는 더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달 초 테슬라는 전 세계 슈퍼차저를 V3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충전기 성능을 250kW로 높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대용량 배터리를 달고 있어도 완전히 충전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럽 최초의 V3 슈퍼차저는 올해 말쯤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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