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UX 250h, 이기적 크로스오버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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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UX 250h, 이기적 크로스오버는 통할까
  • 나경남
  • 승인 2019.05.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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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모터쇼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처음 만난 렉서스 UX를 도로 위에서 다시 만났다. 렉서스의 첫 콤팩트 SUV는 일상 속에서도 돋보일 수 있을까?

 

콤팩트한 도심형 SUV는 매력적이다. 그 인기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 도심이란 정글에서 일반적인 승용 세단보다 높은 곳에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장점은 충분하다. 운전이 잦은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평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주말에 다양한 장비를 싣고 여행을 떠날 때도 유리하다.

 

지상고가 비교적 높아 어느 정도 흙길을 밟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은 도심과 포장도로를 달리니 굳이 적극적인 네바퀴굴림 시스템도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는 나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기도 한데 문제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UX 250h는 그 고민을 해결할 정답이 될 수 있을까. 렉서스는 UX를 어반 익스플로러 또는 어반 크로스오버를 상징하는 약자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실제로 달려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작은 욕심쟁이

욕심이 많은 사람을 형상화한다면 어떨까. 흥부와 놀부로 상징되는 ‘놀부’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진짜 욕심쟁이들은 어느 것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이 있더라도 ‘욕심 많은’ 스스로를 챙겨야하기 때문에 식탐을 포기할 수도 있다. 혹은 욕심을 부린만큼 또 다시 자기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때문에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빈틈이 없다. UX는 그런 사람들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자동차다. UX 자체가 그런 욕심쟁이들을 만족시키고자하는 작은 욕심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하면 우습지만 실제로 UX는 크지 않다. 도심형 SUV 또는 콤팩트 SUV의 한 종류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작다. 절대적인 크기가 작더라도 뭔가 빵빵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당당한 차체를 연출하기 위해서든 최대한의 실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든 말이다. 마치 날씬해보이고 싶어서 슬림핏 청바지를 입었지만 살집을 감추지 못하는 것과 같달까. 하지만 UX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미 충분히 슬림한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슬림핏의 청바지같다. 아니 어쩌면 다림질이 잘된 슬렉스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물론 슬림한 몸을 더욱 돋보이게 할 슬림한 스타일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렉서스 UX는 독특한 스타일처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한다

 

다림질을 이야기한 것은 차량을 측면에서 봤을 때, 한층 돋보이는 캐릭터 라인 덕분이다. 높지 않은 차체에 콤팩트 SUV의 느낌이 들어있는 것은 마치 약간 더 커진 해치백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밝힌 측면의 캐릭터 라인이 그런 느낌을 상쇄한다. 여기서는 마치 스포츠 세단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욕심이 많다는 것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그 욕심쟁이와 같은 성격은 외관에서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당연하게도. 

 

부드럽고 풍부한 주행 감각

실내는 효율적이고 간결한 구성이다. 유틸리티에도 충실하다

 

렉서스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라는 점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들이 완성한 브랜드의 가치를 잘 지켜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까. UX 역시 그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준다. 고급스러움을 판단하는 것은 크기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면서 말이다. 엔진은 무척 정숙하다.

 

시승 차량인 UX 250h는 하이브리드 모델이기 때문에 시동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엔진이 가동하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는 없다. 새롭게 채용된 직렬 4기통 2.0L 엔진은 최고 146마력을 내며, 전기모터의 출력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 출력은 183마력을 기록한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영역은 4400rpm에서 5200rpm 사이로 비교적 높은 회전수에서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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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능동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체를 가뿐하게 밀어낸다. 여기서 가뿐하다는 말은 깜짝 놀랄만한 강력함을 바탕에 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차체의 거동이 잘 잡힌 상태로 앞으로 나아가는 쪽에 가깝다. 

 

 

다이내믹한 외관 디자인 때문에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을 무색하게 할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UX는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하는 이들을 위한 차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속감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질감 덕분이다. 빠른 가속만이 가속감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체의 높이가 낮은 것만큼이나 승차 자세도 꽤 깊고 낮게 깔린다. 물론 전자동 시트를 높여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나, 개인적으로는 낮게 깔린 듯한 감각이 더 마음에 들었다. 차체의 밸런스도 딱히 흠잡기 어렵다. 매끄러운 노면에서 추종성이 좋은데, 상대적으로 시속 70km 이하 속도에서의 밸런스가 특히 더 좋은 느낌이다. 

 

 

 

차체를 급격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 쏠림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 탄탄하게 버텨주는 느낌은 아니지만 중심을 잘 잡아준다. 스포츠성을 강조하기 위해 서스펜션 세팅을 더 단단하게 잡아줄 수도 있겠지만, 일상 주행에서 그것은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UX를 선택할 이들이라면 더 그렇다. 스포츠성이 강한 차량은 얼마든지 더 있으니 선택은 자유다. 굳이 크로스오버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SUV에 준하는 험로 주파성은 UX와 살짝 거리가 있다. 차고가 넉넉하게 확보된 것도 아니며, 서스펜션 움직임도 그것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지간한 충격, 그리고 노면이 그리 깔끔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것을 걸러주는 실력은 충분하다. 일반적인 세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는 노면 상태가 거의 최악인 시멘트 포장도로를 달릴 때다. 어쩌면 오프로드보다 나쁜 노면이었지만 UX는 넉넉히 품어줬다. 특유의 정숙성도 빛을 발했다. 노면의 소음이 잘 잡히는 것은 물론 차체 내부에서 듣고 싶지 않은 내장 소음도 전혀 느끼지 못한 것이다.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표현

 

차체 내부의 공간이 넉넉하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콤팩트한 외관처럼 내부 공간도 그렇다. 렉서스는 UX의 인테리어에서 효율과 간결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에 비하면 스티어링 휠의 직경은 축소된 인상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게 느낀 부분은 센터 콘솔의 버튼들.

 

 

그 질감과 작동 방식은 물론,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해야하는 센터 콘솔이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UX의 오디오 콘트롤러를 운전자의 우측 암레스트 쪽으로 이동시켰다. 이 부분의 질감도 탁월한데, 특유의 리모트 터치패드 공간과 그 조작 동선이 일치해 사용에 불편함은 없었다.

 

사실 리모트 터치패드의 사용은 처음부터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승했던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도 차량을 반납하게 될 즈음에는 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으니 충분했다. 단지, 터치 스크린 방식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세대에게 스크린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점은 아무래도 생소할 수 있겠다. 

 

시스템 출력은 183마력을 낸다

 

차체 뒤쪽의 트렁크 공간은 상대적으로 조금 높은 것이 특징. 그래서 뒤쪽 시트를 접어서 수납 공간을 최대로 늘렸을 때, 시트를 접은 공간 쪽이 더 낮다. 트렁크 공간 아래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배터리가 배치되어 이 공간이 다소 희생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콤팩트한 SUV의 성격을 가진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만, 수납 공간이 넉넉하다고 느껴졌던 적은 없다. 더 넓은 수납 공간이 필요하다면 더 큰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얼마전 서울모터쇼에서 렉서스가 새로운 UX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내걸었던 수식은 ‘가장 이기적인 하이브리드’였다. 개인적으로 NX와 RX로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렉서스의 막내 SUV가 더해졌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UX는 SUV가 아니었다. 오히려 기존의 콤팩트 SUV에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매력을 제시하면서도 해치백과도 결을 달리했다. UX는 그야말로 독특하다. 렉서스가 제시하는 새로운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을 그야말로 ‘하이브리드’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UX가 가진 무엇보다 큰 강점이라는 생각이다.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하이브리드로서 말이다. 

 

 

LEXUS UX250h AWD

가격 541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495×1840×1520mm

휠베이스 2640mm

엔진 직렬 4기통 1987cc 가솔린

최고출력 146마력/6000rpm 

최대토크 19.2kg·m/4400~5200rpm

변속기 e-CVT

시스템 총 출력 183마력

0→시속 100km 가속 8.6초

연비(복합) 15.9km/L

CO₂배출량 100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더블 위시본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50 RF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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