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시티카를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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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티카를 살릴 수 있을까?
  • 짐 홀더(Jim Holder)
  • 승인 2019.05.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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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카가 멸종 위기에 빠졌다. 비용은 오르는데 이익은 적은 구조다. 과연 해결책이 있을까?

 

메시지는 분명히 암울했다. 제네바모터쇼에서 만난 위르겐 스탁만 폭스바겐 판매&마케팅 사장은 “만약 유럽이 이러한 법 기준을 목표로 한다면 앞으로 폭스바겐 업(UP!)과 같은 크기의 자동차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를 둘러싼 법 강화 움직임은 계속돼 왔다. 배출가스를 줄이고 최소 안전 기준을 높이려는 것이다.

 

 

두 내용 모두 안 그래도 보잘것없는 이익률을 기록하며 판매되는 차에 상당한 비용을 더하게끔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티카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소형 시티카의 경우 자동차회사에 가져다주는 대당 이익이 100파운드(약 14만8400원)에 불과하며 딜러가 얻는 이익도 이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정비 서비스로 보통 100파운드(약 14만8400원) 정도 이익을 더 거두지만 비교적 값이 싸고 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2년이 지나면 공식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구매자가 거의 없어 추가 이익이 발생할 확률이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다면 시티카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멀티 브랜드 협력 전략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업과 거의 비슷한 세아트 미와 슈코다 시티고를 판매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 3대는 지난 2013년에 유럽에서 모두 20만2000여 대가 팔리며 정점을 찍은 바 있다.    

 


그러나 위르겐 스탁만 사장이 말한 것처럼 여전히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판매량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네바모터쇼에서는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피아트가 순수전기차로 재해석한 판다를 선보였다. 어떤 필요성이 창조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이크 맨리 FCA 사장은 여러 자동차회사 간의 협업 또한 창조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시티카는 사라지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방법을 창조적으로 찾아낼 것이다. 대규모 협업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차이를 줄일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  곧 자리에서 물러나는 트레버 만 미쓰비시 COO는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판매하려고 계획 중인 미라지의 후속 모델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자동차회사 간의 협업 같은 접근 방식에 잠재적인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위한 차 한 대를 만들고자 한다면 결국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회사의 관점에 따라서 제원이 너무 낮거나 높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상 세아트 미와 슈코다 시티고는 비용을 낮춘 폭스바겐 업이라 할 수 있다

 

시티카를 모두 순수전기차로 만드는 전략
피아트는 내년에 차세대 500을 전기차 전용 모델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가솔린 엔진을 얹은 현행 모델도 계속 판매한다는 계획을 전한 탓에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피아트 500의 평균 거래가격이 톡톡 튀는 매력과 수많은 개인맞춤형 옵션을 제공하는 대다수 시티카보다 눈에 띄게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트레버 만 COO 또한 전기 시티카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호황인 일본 경차 시장을 예로 들며 강조했다. 그는 “일본 경차를 위한 전기차 기술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시티카 전체에 적용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경차 규정에 유리한 점이 있지만 같은 원칙을 다른 시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셰어링 전략
장-크리스토프 쿠글러 르노 유럽 사장은 시티카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시티카 시장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많은 자동차회사가 시티카에서 발을 빼고 있지만 우리 고객은 여전히 시티카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기술로 포장된 극적인 사회 변화가 경차를 구제하는 답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주요 도시에서 일어나는 발전 양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카셰어링에 주목하고 있다. ‘과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아직 물음표가 붙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아직 결정하지 않고 계속 조사 중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카셰어링을 통해 트윙고가 더 성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
루카 드 메오 세아트 사장은 만약 위에 제시한 3가지 전략이 따로 효과를 내지 않는다면 모두 결합하는 방법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주장을 구체화하고자 르노 트위지 같은 조금 특이한 차를 예로 들면서 작고 비교적 저렴한 전기차를 분 단위로 사용자한테 빌려준다면 시티카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를 싸게 빌릴 수 있으면 고객과 우리 사업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까? km당 20센트 정도면 적당해 보인다. 만약 공유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해서 하루에 150~200마일(214~321km) 정도 운행한다면 3년 동안 이익이 1만2800파운드(1782만 원)쯤 될 것이다. 차 한 대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고 전했다.

 


물론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르노 트위지는 8000파운드(1188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배터리 렌탈료를 더해야 하는 반면 세아트 미는 1만 파운드(1485만원)에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루카 드 메오 사장의 방정식이 통하려면 미니모의 생산비를 철저하게 낮춰야만 한다. 

 


우리한테는 시티카가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다

 

시티카는 SUV만큼 이익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환경 문제에 직면한 산업계를 구하고 도시에서 카셰어링에 대한 소비자들의 증가하는 수요를 해결해 줄 완벽한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순수전기차 판매에서 중국의 비중이 30%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며 전기 시티카 덕분에 배출가스가 제로인 지역도 있다. 전 세계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시티카의 생존에 장애가 되진 않는다. 작년 유럽에서 등록된 시티카의 평균 CO₂배출량은 105.5g/km로 나타났다. 2017년 수치보다는 1.6g/km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시티카는 다른 차종에 비해 CO₂배출량이 가장 낮다. 참고로 소형 SUV의 평균 CO₂배출량은 122.3g/km다. 만약 전동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경우 시티카는 단기적으로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유럽에서 시티카 판매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판매량은 매년 110만5000~120만5000대에 달했다. 물론 2018년에는 시티카의 시장점유율이 8.9%에서 7.8%로 떨어지긴 했지만 2000~2007년의 시장점유율보다는 높았다.   

 


물론 등록된 시티카의 절반가량이 렌터카, 관공서용, 법인용이기 때문에 대당 이익은 다른 세그먼트보다 낮지만 그중 일부는 인건비가 낮은 공장이나 공동벤처 프로젝트 일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미래에도 시티카는 우리 곁에 존재할 것이다. 
글 펠리페 무노즈(Felipe Munoz; 자동차 다이내믹스 소속 글로벌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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