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미국 픽업과 SUV의 디자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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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 교수의 디자인 비평-미국 픽업과 SUV의 디자인 특징
  • 구 상 교수
  • 승인 2019.05.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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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픽업과 SUV의 디자인 특징

 

이번 서울모터쇼에 나왔던 차량들 가운데 그간 가까이에서 접해보기 어려웠던 차들이 몇 종류 있었다. 그들은 바로 쉐보레 브랜드에서 내놓은 콜로라도 픽업과 타호, 트래버스 등의 미국 SUV들이었다. 물론 이들은 최신형은 아니다. 멀리는 2015년에 나온 모델부터, 가장 신형인 트래버스조차도 작년에 나온 모델이지만, 모두가 미국 시장 전용 모델이었기에 국내에서는 직접 보기 어려운 모델들이었다. 

 


이들 세 차종은 물론 미국시장 중심의 모델이기에, 가장 미국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실용적 차량이다. 요즘 우리나라도 여가와 레저 관심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서 이들 이국적인(?) 차량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국산차 중 픽업 트럭 모델로는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칸 등이 있긴 하지만, 그간 대다수 소비자들이 픽업을 단지 ‘짐차’ 정도로만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실제 국내 소비자들 중 픽업 트럭을 레저 혹은 출퇴근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다.

 

 

그런데 이같이 픽업을 출퇴근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미국에 가서 보면 의외로 많다. 샐러리맨이 아니면서 출퇴근용 차량으로 픽업을 몰고 다니는 경우가 상당하고, 도심지 샐러리맨 중에도 픽업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건 마치 2000년대 초반에 국내에서 뉴 코란도 밴 모델이 젊은 남성들에게 많이 쓰였던 것과도 비슷한 현상처럼 보인다. 아무튼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픽업을 단순한 ‘짐차’로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필자 또래를 전후로 한 소비자들 중에는 미국 픽업에 대한 동경(?)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은데, 사실 그런 욕구를 표출할 기회가 없었던 것일 뿐이다. 현대자동차에서는 국내에도 그런 소비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해온 측면이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쉐보레 콜로라도와 타호, 트래버스 등 트럭 기반의 SUV와 픽업, 즉 국내에서 대중적인 승용형 SUV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차들이 전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것이다.

 


물론 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칸 역시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 즉 사다리 형태의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트럭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차량의 성격은 보다 크로스오버 성향이어서 터프한 트럭 이미지를 주지는 않는다. 그에 반해 미국에서 온 픽업은 차체 디자인이 도시적 이미지이긴 해도, 한층 건장하고 기능적인 인상을 풍긴다.

 


그런 인상을 주는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휠아치 디자인 때문일 것이다. 사각형처럼 만들어진 것에 더해서 타이어와의 클리어런스를 크게 잡아서 어딘가 모르게 건장한 마초적 이미지를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실내 역시 육중하고 튼튼한, 그야말로 미국차의 특성이 제대로 발휘된 실용적 디자인으로 마무리돼 있어서 더더욱 차이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느낌은 픽업인 콜로라도는 물론, SUV인 타호와 트래버스 등 세 차종 모두 공통적이다.

 


필자가 느끼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동차 취향(?)은 독일차를 선호하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 미국 취향도 상당하다. 차체가 커야 하고 실내도 넉넉해야 한다. 이건 이웃 일본과 완전히 다른 성향이다. 게다가 실제로 자동변속기 선택비중이 미국만큼 압도적으로 많고, 그에 따라 컵홀더의 사용 비중이 높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여전히 수동변속기 비중이 높고 컵홀더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을 보면,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 역시 그랬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미국식 픽업에 대해서는 요즘에 와서야 상대적으로 늦게(?) 눈을 뜨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다양한 욕구를 자동차를 통해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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