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X50, 기술 중요성 넘어서는 변화의 중요성
QX50, 기술 중요성 넘어서는 변화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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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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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피니티 QX50은 ‘세계 최초로 가변 압축비 엔진을 얹은 양산차’라는 타이틀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엔진이 아니라도 여러 면에서 큰 변화가 많이 이루어졌다. 어느 쪽이 더 의미 있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지, 자동차 평론가 류청희가 살펴봤다
새 QX50은 좀 더 곧게 뻗은 선과 팽팽한 면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가끔씩 반짝 인기를 누리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인피니티는 비교적 돋보이는 브랜드는 아니었다. 국내뿐 아니라 몇몇 국가를 빼면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비슷한 형편이다.

 

그러나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졌고, 디자인에서 상품성,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새 QX50은 그중에서도 신기술에 힘을 실은 인상이다. 세계 최초로 가변 압축비 기술을 활용한 엔진을 양산차에 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제부터 이어질 내용을 읽어보면, 새 QX50에서 돋보이는 요소가 신기술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인피니티 차들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새 QX50에서 미묘한 색다름을 느낄 것이다. 속도감을 주는 인피니티 특유의 디자인 요소들은 익숙한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그 표현방식은 다른 모델들과 확실히 다르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다른 인피니티 차들이 대담한 곡선과 유연한 곡면이 어우러져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 QX50은 좀 더 곧게 뻗은 선과 팽팽한 면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단정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뒤 램프, 옆 유리의 그래픽 등은 그런 분위기를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공간과 비례 면에서 전체적인 형태가 부푼 것을 날카로운 요소로 보완하는 듯한 인상이다. 이전 세대의 날렵함과 대조적으로 새 모델이 풍만하고 듬직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유가 있다. 세대교체와 더불어 QX50은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근본 뼈대가 달라진 것이다.

 

 

실내 분위기가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이전 모델은 2007년 JX35로 데뷔해 QX50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10여 년에 걸쳐 뒷바퀴 굴림 기반의 차체 구조와 AWD 시스템을 써왔다. 그러나 새 QX50은 앞바퀴 굴림 기반의 차체 구조와 AWD 시스템을 쓴다. 이름은 같아도 혈통은 다른 셈이다.

 

새로운 차체 구조를 쓰면서 이전 세대와 비교해 가장 크게 나아진 부분은 실내공간이다. 낮게 배치된 좌석과 공간 구성에서 비롯되는 스포티한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커진 차체와 더불어 공간 구성이 한층 더 여유로워진 것이다. 적당한 크기와 굴곡으로 몸을 잘 잡아주는 앞좌석은 물론이고, 특히 뒷좌석 공간과 적재공간은 한 차급 위의 차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커졌다.

 

 

좌석 너비는 어른 두 명은 편안히, 세 명은 약간 빠듯하게 앉을 수 있는 정도이고, 좌우 6:4 비율로 나뉘어 따로 거리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좌석을 뒤로 끝까지 밀지 않아도 대부분의 경우 무릎 공간은 충분하다. 적재공간도 이 정도 크기의 차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는 편이고, 넓게 열리는 테일게이트와 적당한 높이의 바닥도 짐을 싣고 내리기 쉽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뒷좌석은 한급 위의 차들과 견줄 수 있을만큼 커졌다

 

넉넉해진 공간과 더불어 실내 분위기도 한층 더 고급스러워졌다. 전반적인 디자인 흐름은 먼저 출시된 Q50이나 Q60과 비슷하지만, 정교한 마무리와 질감 좋은 내장재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다른 인피니티 차들과 비교해도 수준이 한 차원 더 높다.

 

 

특히 좌석을 덮고 있는 세미 아닐린 가죽의 뛰어난 촉감과 베이지색 가죽과 대조를 이루는 진청색 울트라 스웨이드 소재는 개성이 느껴지면서도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실내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인터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LC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2단으로 놓여 있다. 위쪽에는 내비게이션을 중심으로 주요 주행관련 정보가 표시되고, 아래쪽 디스플레이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기조절 장치, 커넥티비티 관련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몇몇 핵심 기능은 아래쪽 디스플레이 주변에 있는 물리 버튼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기어 레버 뒤에 있는 별도의 조절장치와 스티어링 휠의 다기능 버튼으로 선택해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것이고 다른 인피니티 차들에 비하면 나아진 면도 있지만, 여전히 여러 기능 선택과 조작의 일관성이나 사용편의성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국내에서 애프터마켓 제품을 단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다른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이질감이 뚜렷하다. 물론 주차 때 편리한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오디오 시스템은 무척 만족스럽다.

 

 

차를 몰아보기도 전에 느낀 많은 변화는 가장 큰 변화의 전주곡일까? 혹은 오히려 변화의 핵심일까?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새로운 VC-터보 엔진이 갖고 있다. 새 엔진의 가변 압축비 기술은 인피니티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이기도 하다.

 

여러 업체가 꽤 오랫동안 개념만 제시했을 뿐 실제 양산으로 연결시키기 못했던 기술이기에 더욱 그렇다. 새 기술이 주는 느낌은 양면적으로 다가온다. 우선 엔진의 성능 특성만 놓고 보면 상당히 훌륭하다. 엔진 회전수 변화에 관계없이 충분한 힘을 고르게 낼 뿐 아니라,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라 부드럽고 느긋하게 반응하다가도 호쾌하게 힘을 쏟아내는 화끈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변화무쌍한 특성이 근본적으로 가변 압축비 기술에서 비롯된다고 하더라도, 평범한 운전자가 뚜렷하게 알 수 있을 만큼 특별한 변화는 느끼기 어렵다. 그만큼 압축비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계기판의 정보창에 표시되는 디지털 계기를 보면 액셀러레이터 조작에 따라 압축비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형태가 부푼 것을 날카로운 요소로 보완했다

 

엔진 진동도 잘 억제되어 있다. 4기통 엔진 특유의 회전질감이 희미하게 느껴지기는 해도, 속도나 가속하는 정도에 관계없이 엔진이 실내로 불필요하게 거슬리는 진동을 전달하는 일은 없다. 

 

물론 엔진의 뛰어난 특성이 모두 가변 압축비 기술 덕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272마력의 최고출력이나 38.7kg·m의 최대토크 모두 2.0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서는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수치로나 실제 달릴 때 주는 느낌으로나 가변 압축비 기술을 쓰지 않고도 뛰어난 성능을 내는 엔진들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닛산과 인피니티가 고집스럽게 쓰고 있는 무단자동변속기(CVT)의 특성이 엔진의 특별함을 누그러뜨리는 것도 한몫을 한다. 사실 가변 압축비 엔진은 이론상으로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QX50에서는 두 가지 특성 모두 수긍할 만한 수준이기는 해도, 깊은 인상을 줄 만큼 돋보이지는 않는다.

 

VC-터보 엔진의 잠재력은 QX50이 아닌 다른 모델, 특히 세단이나 쿠페 등 엔진이 주행특성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차에 올라갔을 때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아울러 한층 더 높은 성능을 내도록 조율된다면 기술의 효과를 체감하기에 더 좋을 것이다.

 

기어레버와 주변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인데, 실제로는 적잖은 부분에서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의 도움을 받고 있다. 모두 인위적으로 거슬리는 소리를 줄이고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소리로 소리를 다스리다보니 종종 이질감이 느껴지고 주행 중 방향지시등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물론 그런 특성들은 운전자가 아니라면 거의 느끼기 어렵고, 주행 모드를 스포트로 바꾸고 변속 패들로 수동변속기처럼 변속하면 가속을 부추길 만큼 회전수가 높아진다. 따라서 자극적인 배기음이 그럴싸하게 실내에 울려 퍼진다.

 

차체 움직임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민첩함과 너그러움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다. 승차감은 이전 세대보다 세련되게 다듬은 느낌이다. 다만 이전 세대 모델과는 민첩함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앞쪽으로 쏠린 무게중심과 평소에는 앞바퀴에 대부분의 토크를 전달하는 AWD 시스템의 영향이 크다.

 

커진 차체와 더불어 공간구성이 한층 더 여유로워졌다

 

필요할 때 빠르게 뒷바퀴로 토크를 나누어 보내기는 해도 여전히 앞바퀴가 차체를 끌고 나가는 느낌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도시형 SUV의 핸들링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움직임이 충분히 직관적이고 민첩하다고 느끼겠지만, 앞서 QX50이나 QX60 같은 차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손맛이 조금 아쉬울 것이다.

 

어쨌든 다루기 좋고 안심하고 몰 수 있는 차라는 것은 분명하다. 시승차는 최상위 모델인 오토그래프 AWD 모델로, 아랫급인 센소리 AWD 모델에는 빠져 있는 여러 ADAS 기능이 더해져 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ADAS 패키지인 프로파일럿은 반영되지 않았다. 대부분 전후방 장애물을 감지하고 속도를 제어하는 기능이 들어가 있는데, 특히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은 조금 예민하게 반응하기는 해도 확실하게 작동하고, 안전한 상황이 될 때까지 작동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4기통 엔진은 회전수 변화에 관계없이 충분한 힘을 고르게 낸다

 

다만 가속과 감속 과정은 좀 더 매끄럽게 다듬을 여지가 있다. 좌우방향이나 스티어링에 관련된 부분들은 거의 경고와 부분 개입에 그칠 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운전 중에는 주행 관련 주요 정보를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지만, 계기판 가운데에 있는 다기능 디스플레이는 필요할 기능을 빨리 선택해 표시하기가 어렵다.

 

지나치게 새로운 기술에 모든 초점이 집중되다 보니 정작 QX50이라는 차의 다른 여러 변화는 의미가 조금 퇴색되는 느낌이다. 물론 그처럼 바람직한 변화들이 인피니티라는 브랜드의 색깔과 어울리느냐, 혹은 개성을 돋보이게 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다.

 

인피니티 개발자들은 새 QX50을 개발하면서 아마도 개성과 상품성을 놓고 한참을 저울질했을 것이다. 직접 차를 경험한 뒤에 드는 생각은 그들이 결국 상품성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서도 정체성이 모호했던 인피니티로서는 어쩌면 좀 더 일찍 이런 성격의 차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적어도 새 QX50이 좀 더 폭넓은 소비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춘 것만큼은 분명하다. 

 

 

INFINITI  QX50 2.0 VC-TURBO AUTOGRAPH AWD

가격 633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695×1905×1680mm 

휠베이스 2800mm

무게 1870kg 

엔진 직렬 4기통 1970~1997cc 가솔린 터보

변속기 CVT(전자 제어식 자동) 

최고출력 272마력/5600rpm 

최대토크 38.7kg·m/4400~4800rpm 

연비 9.8km/L(CVT)

CO₂ 배출량 176g/km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55/45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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