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마칸 vs 재규어 E-페이스
상태바
포르쉐 마칸 vs 재규어 E-페이스
  • 맷 샌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19.06.05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르쉐 마칸 기본 모델과 재규어 E-페이스 최상위 모델은 모두 뛰어난 역동성을 자랑하고
성능 또한 비슷하다.

 

엄밀히 말하면 포르쉐 마칸과 재규어 E-페이스는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 수 없다. 상황이 그들을 경쟁하게끔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세계에서 이 두 대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서로 맞섰을지도 모른다. 포르쉐와 재규어는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로 시작해 성장하면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했다는, 상당히 비슷한 역사를 품고 있다.

 


두 브랜드는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소형 SUV를 라인업에 들였지만 그 방식은 사뭇 다르다. 2014년에 출시된 포르쉐 마칸은 아우디 플랫폼에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고 주로 뒷바퀴를 굴리는 클러치 기반의 부분적인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채용했다. 2017년에 출시된 재규어 E-페이스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플랫폼에 가로배치 엔진을 얹고 부분적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이다. 바로 여기에서 두 모델은 차이가 난다. 차체 너비는 포르쉐 마칸이 재규어 E-페이스보다 100mm 이상 넓고 높이는 재규어 E-페이스가 포르쉐 마칸보다 25mm 더 높다.  

 

두 모델 모두 실제 성능이 강력하다

 

 

차체가 더 긴 포르쉐 마칸이 뒷좌석 공간도 더 여유롭다

 

재규어 E-페이스의 뒤 시트는 편안하다

 

마칸 라인업에서 새롭게 중요성을 더한 2.0L 가솔린엔진 기본 모델과 E-페이스 라인업에서 최상위 모델인 P300 R-다이내믹 HSE를 안개 낀 황야의 도로에서 함께 운전하면 두 차의 공통점과 유사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고급 SUV 시장의 성장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쉽지 않지만, 넘쳐나는 고성능 고급 소형 SUV를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다른 고성능 대형 SUV와 달리 두 모델은 운전 경험 외에 가족 친화적인 실용주의라는 부수성을 제시한다.

 

재규어 E-페이스의 대시보드는 덜 복잡해 보인다

 

다시 말해 빠르지만 터무니없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도로 위에서 효과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차다. 또한 여유 공간이 조금 있는 영국 B급 도로에 맞지 않을 정도의 너비는 아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끌 만큼 거대한 차체를 자랑하거나, 누군가를 움츠러들게 할 만큼 지나치게 비싸지도 않다. 결론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넓은 고성능 SUV다. 

 


실내에 들어가면 겉보기에 확실히 작다. 재규어 E-페이스가 더 작은 느낌이 들지만 불편한 점은 없다. 뒤에 키가 큰 성인이 타도 포르쉐 마칸처럼 편안함을 느낀다. 물론 2열 무릎 공간은 조금 협소하지만 시트 높이가 포르쉐 마칸보다 높고 허벅지를 완전히 받쳐준다. 트렁크 공간은 포르쉐 마칸이 재규어 E-페이스보다 20% 정도 더 넓다. 재규어 E-페이스 실내는 더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날씨처럼 논쟁은 과열되지 않았다

 

특히 포르쉐 마칸 기본 모델 앞에서 최상위 모델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투톤 가죽과 크롬으로 디테일을 살린 실내는 포르쉐 마칸의 단조롭고 무난한 실내를 무색하게 하는 듯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디지털 계기판과 깔끔한 센터페시아를 갖춰 즐거움 측면에서도 재규어 E-페이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마칸의 센터페시아는 다음 세대로 진화한 다른 포르쉐 모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기존 실내 디자인 언어를 이어받았고, E-페이스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확실히 버튼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포르쉐 마칸의 마감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재규어 E-페이스 시승차의 경우 실내 도어 트림이 운전자 쪽과 동승자 쪽에서 거의 동일하게 정렬돼 있지 않다. 스티어링 칼럼 뒤의 단순한 회색 몰딩이나 번들거리는 인조가죽, 울퉁불퉁한 대시보드 상단 등 거의 5만 파운드(약 7140만 원)에 달하는 이 차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실제로 3만 파운드(약 4284만 원) 아래의 차에서 볼 수 있는 수준에 그친다.

 

<br>
포르쉐 마칸 기본 모델은 18인치 휠이 기본이다

 

그러나 마칸의 경우 소재의 화려함은 덜한 대신 견고하고 신경 쓴 듯한 품질이 한결 같은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포르쉐의 우월성을 증명하고자 길게 뻗은 엑스무어 도로 위에 재규어를 불러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쉽게 단정 지으면 안 된다. 이번 비교 시승은 놀라운 정도로 비슷한 두 대가 만나 시작했다. 따라서 엔진과 변속기, 섀시와 스티어링을 실제로 시험하고, 요철과 코너를 지나기 전까지 포르쉐의 승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재규어 E-페이스 최상위 모델은 20인치 휠을 신는다

 

두 차의 실제 성능은 넓은 범위에서 볼 때 비슷하다. 브레이크를 잡아도 엄청난 물리적 자극이 뒤따라오지 않고, 코너를 돌 때 운전 경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더 작은 재규어 E-페이스가 더 무겁다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 없을 것이다(포르쉐 마칸은 더 현대적이고 뛰어난 합금 구조로 돼 있다). 그래서 재규어 E-페이스의 최고출력이 300마력이고 포르쉐는 250마력에 못 미친다는 걸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재규어 E-페이스 엔진은 더 자유롭게 회전수를 올리고 소리 또한 더 좋다. 포르쉐 마칸의 폭스바겐그룹 EA888 엔진은 고음을 내지만 조금 평범하다. 5000rpm이 넘어서야 재규어의 4기통 엔진이 포르쉐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낄 것이다. 두 차의 무게당 토크가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을 미리 언급하지 않았다면, 초반 성능을 체감하면서 두 차의 성능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가 제원 수치에서 실제로 드러나는 차이를 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다.

 

나란히 세워서 보닛을 열면 왜 포르쉐가 재규어보다 뛰어난지 알 수 있다. 마칸의 엔진 블록은 땅에서 거의 10c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재규어는 최고출력을 내는 포르쉐 마칸보다 더 빠르게 가속하는 것처럼 속이고자 E-페이스의 기어비를 촘촘하게 설정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누구도 이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포르쉐의 7단 PDK는 재규어의 9단 토크 컨버터 자동변속기는 물론이고, 운전자를 위한 어떤 차의 변속기보다 좋기 때문이다. 재규어 E-페이스의 변속기는 자동과 패들 시프트 모드에서 머뭇거리고 때로는 거칠게 반응해 운전의 재미를 해친다.

 

두 대 모두 그릴 뒤에 2.0L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이 숨어 있다

 

두 차의 그립 수준은 눈이 쌓이거나 미끄럽거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비슷하지만, 포르쉐가 이를 더 잘 활용한다. 이 부분에서 마침내 예상한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완전히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다. 세로배치 엔진을 얹고 주로 뒷바퀴를 굴리는 포르쉐 마칸이 섀시의 균형이 더 잘 맞고. 핸들링 반응 또한 분명하고 뛰어나다. 그래서 급격한 코너를 더 본능적으로 파고든다. 재규어 E-페이스는 코너에 진입할 때 보디 롤이 더 심하게 느껴지고, 횡 방향으로 무게가 추가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처해야 한다.

 

오늘은 누가 어떤 차를 운전할지 말다툼하지 않았다

 

또한 언더스티어가 더 일찍 발생하고 포르쉐 마칸에서 느낄 수 없는 스티어링의 일관성 부족 현상이 생긴다. 이외에도 가속할 때 뒷바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토크가 떨어진다. 하지만 재규어 E-페이스는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다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강철 코일과 아주 잘 조율된 어댑티브 댐퍼가 달린 서스펜션 덕분에 고속에서 훌륭하게 차체를 제어한다. 댐퍼의 성능을 조금 제한하면서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요철을 다룬다.

 

포르쉐 마칸은 옵션인 에어서스펜션을 달아 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예상외로 도로와 상호작용하며 기분 좋게 노면을 타고 달리고 뛰어난 승차감을 전달한다. 포르쉐 마칸도 편안하게 노면을 탈 수 있지만 빠르게 달리는 것이 더 어울리며, 에어 서스펜션은 과하게 않고 정확하게 다룬다. 영국 B급 도로를 달리는 방식은 SUV라기보다 빠르고 좋은 네바퀴굴림 핫해치에 가깝다. 균형을 이루고 본능적이며 즉각적이고 안정적이다. 그러나 에어 서스펜션은 재규어 E-페이스의 느낌과 달리 침착한 승차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대신 까다로운 요철을 지날 때 조금 가볍고 붕 뜬 느낌을 준다. 

 

포르쉐 마칸은 버튼으로 도배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재규어 E-페이스가 전형적인 SUV의 운전 경험을 한층 더 올리기 위해 잘 조율된 댐퍼에 의존하는 동안 포르쉐 마칸은 운전자의 차로서 완벽한 역동성을 연출한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민첩성을 보여준다. 서스펜션을 낮추면 포르쉐 마칸의 운전 경험은 스바루 임프레자 터보 왜건과 겹친다. 마치 비싼 유럽 명문 사립고에서 교육받은 괴짜 같다. 언제나 빨리 달리고 싶어 하는 차로써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능력을 기준으로 하면 SUV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실력을 뽐내는 SUV는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재규어 E-페이스는 거칠게 몰면 보디 롤이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재규어 E-페이스는 이런 능력을 보여줄 수 없을까? 아쉽지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포르쉐 마칸의 대안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 비록 포르쉐 마칸이 이번 비교 시승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훌륭한 핸들링 SUV라는 사실 이상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재규어 E-페이스 최상위 모델은 우리가 이전에 그 어떤 재규어 모델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역동성을 갖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1st; SUV를 뛰어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만큼 포르쉐 마칸은 여전히 콤팩트 SUV에서 역동성의 기준이 된다. 
2nd; 패키징과 승차감이 뛰어난 재규어 E-페이스는 시골 도로에서 놀라울 정도로 포르쉐 마칸과 비슷하게 달렸다. 그러나 훌륭한 엔진을 위해서 더 좋은 변속기가 필요하다. 

 

 

이제 포르쉐 마칸 라인업에 디젤 모델은 없다. 아쉬운가?

나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SUV에 얹은 디젤엔진을 사랑하는 열혈 팬이다. 그래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포르쉐 마칸 S 디젤을 사라고 권한다. 신형 2.0L 터보차저 가솔린엔진 모델은 분명 열혈 운전자한테 더 많은 흥분을 전해줄지 모르지만 디젤 모델과 똑같은 매력은 갖고 있지 않다. 아우디로부터 공급받은 디젤엔진처럼 포르쉐 무게를 힘들이지 않거나 중간 회전대에서 급하게 움직일 수 있는 토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디젤엔진과 비교했을 때 소리가 더 좋고 회전수를 더 날카롭게 올릴 수 있지만 실제 연비가 떨어진다.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연비는 14.2km/L에 달하지만 2.0L 터보차저 가솔린엔진 모델은 11.3km/L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혹독하게 운전하면 더 떨어진다. 내가 봤을 때 디젤엔진이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포르쉐 마칸 라인업은 더 초라해졌다. 하지만 포르쉐 고객들은 이런 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