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왜건, 더 뉴 볼보 크로스컨트리
매력적인 왜건, 더 뉴 볼보 크로스컨트리
  • 최주식
  • 승인 2019.05.29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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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SUV에 열광하는 요즘, 권하고 싶은 패밀리 왜건을 만났다.
아니, 갖고 싶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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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건이 인기 없는 국내 시장에서는 브랜드마다 왜건이라는 표현을 꺼리는 게 사실이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자. 더 뉴 볼보 크로스컨트리는 왜건이다. 중요한 것은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왜건이라는 사실이다. 

 

왜건이란 세단의 트렁크보다 짐을 많이 싣기 위해 세단의 실내를 뒤로 늘려 만든 구조의 차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역마차에 비유해서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 영국에서는 부호들의 농장 저택용이라는 의미에서 ‘에스테이트’(estate)라 불렀다. 영화에서 왜건의 짐칸을 개조해 사냥개를 태우고 다니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일에서는 ‘브레이크’라고 하는데, 벤츠의 왜건 모델 이름이 ‘슈팅 브레이크’(shooting-brake)인 것도 이와 연관된다. 아무튼 신형 크로스컨트리의 소개 자료를 보면 ‘스웨디시 다이내믹 에스테이트’라고 해서 에스테이트, 즉 왜건임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 뿌리는 850 에스테이트로 연결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왜건으로 뽑히기도 했던 이 모델은 오래 전 말레이시아에서 시승하며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이 묻어 있는 차이기도 하다. 볼보는 원래 왜건을 잘 만드는 회사였다. 신형 V60 크로스컨트리를 만나면서 기대가 컸던 이유다.    

 

 

달리기는 부드럽다.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펀치가 세진다

 

볼보 라인업에서 크로스컨트리 모델은 해치백 S40 기반의 V40 크로스컨트리와 중형 세단 S60 기반의 V60 크로스컨트리, 그리고 V90 크로스컨트리 세 가지다. 볼보는 크로스컨트리라는 단어를 꽤나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제 SUV 라인으로 확실히 넘어가버린 XC90, XC60, XC40 등 XC 시리즈의 XC가 바로 크로스컨트리의 약자이니 말이다.

 

크로스컨트리라는 단어에는 SUV 광풍을 헤쳐 나가고자 했던 볼보의 몸부림이 녹아 있다. 이제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SUV 성격이 더해진 스포티한 왜건이라는 크로스오버의 개념으로 남아 있다. 최근 XC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볼보의 변화는 놀랍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사용된 표현이긴 하지만, 이제야 그에 걸맞는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할까.

 

직렬 4기통 2.0L 254마력 터보 가솔린엔진은 긴 차체를 쉽게 이끈다

 

무엇보다 소재의 품질감이나 편의성, 기능 등이 놀랄 만큼 향상된 느낌이다. 볼보가 오랜 전통의 브랜드이긴 하지만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기는 간극이 좀 있었는데, 이제 그 틈은 거의 메워진 듯 보인다. 토르의 망치로 상징되는 헤드램프를 비롯한 앞모습부터 어느새 익숙해진 볼보의 새 디자인 언어는 V60 크로스컨트리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원래부터 그런 모습이었던 것 같지만, 구형을 옆에 나란히 세워놓고 본다면 얼마나 세련되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적당한 길이의 뒤 오버행은 전형적인 비율을 보여주는데, 차체가 살짝 높다. 일반 왜건인 V60(국내 미출시)보다 75mm 높다. 그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험로에서 하체를 보호해줄 것이다.

 

실내는 밝은 분위기. 시트의 감촉이나 자세가 좋아 출발 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다고 SUV 느낌이 드는가 하면 전혀 아니다. 앞에서 보면 크게 보이지 않고 콤팩트한 왜건 같다. 뒷모습도 예전처럼 들뜨지 않고 차분하다. 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느낌이 밝다. XC 시리즈와 거의 흡사한 인테리어 구성은 이제 달리 선택이 없어 보인다. 글쎄, 스티어링 휠 정도에서 차별화를 줄 수는 있지 않을까.

 

아무튼 계기는 간결하고 구성은 심플하며, 느낌은 고급스럽다. 시트의 감촉이나 자세가 좋아서 출발 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스크린을 터치해서 온도조절을 하거나 화면을 넘겨서 기능을 선택하는 것은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릴 일은 아니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므로 자신의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로 자동으로 연결된다. 

 

 

짐을 실고 내리기 좋은 위치와 공간 활용성이 장점이다

 

네모난 스위치를 비틀어 시동을 건다. 부드럽다. 직렬 4기통 2.0L 터보 가솔린엔진을 얹은 크로스컨트리 T5 AWD의 첫 느낌이다. 254마력의 힘은 긴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특별히 뒤가 무겁거나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자세가 조금 높은 세단을 모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앞뒤와 옆 시야가 무척 좋다.

 

최대토크 35.7kg·m은 1500~4800rpm에서 발휘된다. 일찌감치 터지고 달리는 동안 계속 유지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가속이 쉽고 탄탄하게 이어진다. 터보 엔진이면서 자연흡기 같은 반응이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속도를 높이니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은 실내가 너무 조용하기 때문일까. 마치 전기차와 흡사한 주행감각이다.

 

향후 전동화로 가는 볼보의 브랜드 방향 때문에 가솔린도 전기차의 주행질감을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물론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으면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배기음이 살짝 높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잠잠해진다.컴포트 모드에서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rpm대가 상승하면서 움직임이 순간 응축된다.

 

네바퀴굴림이 직진 가속의 접지력을 향상시킨다

 

강해지는 느낌은 분명한데 갑자기 단단해진다든가 하는 급격한 변화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펀치가 세진 느낌. 컴포트와 다이내믹 모드의 차이가 미미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펀치가 더 빨라졌다고 해서 입으로 더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같다. 

 

 

에코 모드로 바꾸면 rpm 게이지는 사라지고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그야말로 전기차 같은 그래픽이다. 그런데 이 모드에서는 가속이 억제되기 때문에 같은 세기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때 배기음이 오히려 커진다. 원하는 속도가 안 나오기 때문에 액셀러레이터에 더 힘을 싣게 되는 요인도 있다.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다지 쓰고 싶지 않은 모드다. 

 

 

그리고 오프로드 모드가 하나 더 있다. 크로스컨트리의 존재 이유를 높여주는 모드다. 비포장도로를 찾아서 가봤다. 계기판은 일반 주행 모드 그대로다. 거친 험로가 아니어서 컴포트 모드와 큰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비포장도로를 쉽게 달리고 승차감도 괜찮은 수준 정도를 확인했다.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뒷좌석용을 위한 기능이 분명하다; 시동키와 드라이브 모드는 ‘비틀고’ ‘돌리는’ 소소한 손맛을 준다 <br>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뒷좌석용을 위한 기능이 분명하다; 시동키와 드라이브 모드는 ‘비틀고’ ‘돌리는’ 소소한 손맛을 준다 

신형 크로스컨트리의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스웨덴 할덱스 사의 5세대 AWD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모듈식 설계로 시스템의 무게는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인 게 특징. 전자식 컨트롤 모듈과 전기식 유압공급펌프, 습식 다판 클러치가 통합된 ‘액티브 온-디맨드 커플링’(Active On-Demand Coupling)이 적용됐다.

 

전자식 컨트롤 모듈이 휠의 회전속도와 추진력, 엔진 토크, 엔진 스피드, 브레이크를 지속 관찰해 마찰력이 높은 휠에 출력을 집중시켜주는 시스템이다. 건조한 도로에서는 앞바퀴를 굴리다가 눈길이나 빗길 등 바퀴의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뒷바퀴에 토크를 재분배한다.

 

 

스티어링 무게감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반응은 적당하고 매끈하다. 차체는 도로 위의 요철을 지날 때 충격 흡수가 좋은 편이다. 어떤 차든 도로의 요철에는 반응하지만 불쾌함의 차이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신형 크로스컨트리는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짐칸에 가득 실었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코너링에서 뒤꽁무니의 추종성이 좋다.

 

시야가 넓고 쾌적한 뒷좌석이 패밀리카로 이 차를 사야 할 이유다 

 

드라이브-E 자동 8단 변속기는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속도에 반응했다.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제쳐서 수동으로 다루는 재미도 부드러웠다. 차선 유지 기능을 켠 상태에서도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은 자연스럽다. 차선에 다가서면 슬쩍 밀어내는 느낌으로 인위적인 느낌이 덜하다.

 

 

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한 이후 파일럿 어시스트 상태에서도 드러났다. 차선을 잡아주는 느낌이 강하지 않아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고 있기가 조금 불안했다. 시승차의 경우 오른쪽 차선은 비교적 잘 잡았으나 왼쪽 차선은 그렇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앞차와의 속도에 따라 자동 가감속을 하며 도로의 흐름을 잘 따라갔다.

 

특히 옆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에도 적절한 브레이킹으로 대응했다. 한적한 곳에서 방향을 바꾸기 위해 천천히 후진을 하는데 갑자기 차가 멈춰섰다. 뒤에서 다른 차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통행 차량 경고 시스템’의 자동 제동 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뒷차와의 거리가 제법 있다고 생각했기에 다소 놀랐다. ‘안전의 볼보’라는 말이 다시 생각났다. 안전은 지나친 게 모자란 것보다 훨씬 낫다. 패밀리카로서 신형 크로스컨트리의 장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신형 크로스컨트리에 끌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뒷좌석이다. 무릎과 머리 공간이 여유 있고, 시트의 질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공간여유뿐 아니라 시야가 시원하다. 기대서 창밖을 보는 자세나 두 개의 앞좌석 사이 공간도 넓다. 앞좌석 뒷부분의 유연한 라인 디자인도 이런 느낌을 북돋는다. 가령 앞 동반석에서 살짝 방향만 틀면 뒷좌석 대각선에 앉은 이와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패밀리카의 정석 그 이상을 보여주는 부분은 이뿐 아니다.

 

심플하면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어느 풍경에서나 잘 어울린다

 

뒷좌석용 송풍구 구성도 확실히 뒷좌석을 배려한다. 테두리 일부에 플라스틱이 쓰이긴 했지만 값싸 보이진 않는다. 전반적인 소재는 고급스럽다. 230V 전원도 갖추고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널찍한 트렁크는 왜건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 무릎 높이의 플로어는 짐 실기 좋은 자세를 만든다.

 

이리저리 살피고 있으면 캠핑장비를 싣고 가족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말하자면 신형 크로스컨트리는 SUV가 살짝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패밀리 왜건이다. 그리고 가격이 괜찮게 나왔다. 기본형이 5280만 원이다. 지능형안전시스템 ‘인텔리세이프’가 기본으로 적용되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인테리어 데코 마감과 앞좌석 마사지 시트, 4존 독립온도조절시스템, 바워스 & 윌킨스(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 등을 더한 크로스컨트리 프로(pro)는 5890만 원이다. 

 

다른 건 몰라도 바워스 &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운전하는 동안 음악을 듣기 좋은 차는 생각보다 드물다. 크로스컨트리의 바워스 & 윌킨스는 상당한 수준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아무튼 시승하면서 모처럼 사고 싶은 차를 만났다. 

 

 

 

<The New Cross Country(V60) T5 AWD >

가격 5280만원, 5890만 원(pro)

크기(길이×너비×높이) 4784×1850×1499mm

휠베이스 2874mm  

엔진 직렬 4기통 터보 1969cc 가솔린 

최고출력 254마력/5500rpm  

최대토크 35.7kg·m/1500~4800rpm 

변속기 자동 8단

최고시속 230km

0→시속 100km 가속 6.8초

연비(복합) na

CO2 배출량 na

서스펜션(앞/뒤) 더블 위시본/리프 스프링 

브레이크(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35/4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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