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뺑반,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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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영화와 자동차-뺑반,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
  • 신지혜
  • 승인 2019.03.0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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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반’ -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

경찰 내사과의 엘리트 은시연(공효진) 경위는 F1 레이서 출신의 스피드광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무리한 강압수사를 했다는 오명을 쓰고, 뺑소니 사건을 전담하는 일명 ‘뺑반’으로 좌천된다.

 

그곳에서 시연은 경찰대 수석 출신인 뺑반의 리더 우 계장(전혜진), 뺑소니 친 놈은 끝까지 쫓는다는 서민재(류준열) 순경과 함께 하며 진정한 신뢰와 팀워크를 배우게 된다. 한편 재철을 계속 주시하던 시연은 그가 뺑반이 수사 중인 미해결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임을 알게 된다. 

 

시연과 동료들은 재철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가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져나가려는 재철 역시 만만치 않은데…. 제목부터 스피드가 느껴진다. 뺑소니 전담반이라니. 다소 진부한 설정이긴 하지만 상식선을 벗어난 범죄를 저지르며 교묘하게 피해 다니는 사업가와, 그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려는 경찰과 동료들이 등장한다.

 

 

이쯤 되면 우리는 그들이 펼칠 레이스에 슬쩍 기대를 걸게 된다. 영화 <뺑반>은 그 기대에 걸맞게 질주한다. 영화 초반부. 재철의 빨간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가 아름다움을 뽐내며 도로를 질주한다. 신호대기 중인 그의 옆에 똑같은 트림과 컬러의 또 다른 마세라티가 멈춰 선다.

 

 

이를 본 재철은 분노한다. 똑같은 차라니. 분명 저 녀석은 엄마 차나 끌고 나와서 유세를 떠는 것이리라.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재철은 자신의 차를 부수고, 옆의 마세라티 운전자에게도 그대로 할 것을 요구한다. 그가 얼마나 통제 불능의 인간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재철은 JC모터스를 이끄는 의장으로 등장한다. ‘버스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JC모터스의 콘셉트카는 닷지 챌린저가 맡았다. 남성적인 닷시 챌린저에 영화 속의 새로운 디자인을 더한 ‘버스터’는 강하지만 위험하고,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정재철이라는 캐릭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리고 이 차는 영화의 후반부 서민재 순경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 신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긴 ‘버스터’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미 이 차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한편 재철과 민재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으로 묶이게 된다. 재철이 폭주하다가 구급차를 들이받아 민재의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

 

 

이때 재철이 모는 차는 BMW M3이다. 이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한 민재는 재철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더욱 다지게 되고, 자신의 삶과 운명을 바꿔준 아버지에 대한 진한 마음을 내비친다. 

 

한편 시연의 조력자 기태호(손석구) 검사는 재철의 본모습을 밝혀내기 위해 그와 ‘공도’(공공도로에서 레이스를 하는 것)를 펼친다. 이때 내사과에서 수사를 위해 내준 차량은 현대 제네시스 쿠페. 1인승 경주차로 개조한 제네시스를 보고 재철은 입꼬리로 비웃음을 흘리며 기태호 검사의 약을 올린다. 제네시스 쿠페는 기태호 검사와 최선을 다하지만 재철의 꼬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밖에도 민재 아버지의 카센터, 재철의 파티장 등 이 영화 곳곳에서 보이는 차들은 굉음을 울리며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카레이싱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영화이니만큼 카 액션에 엄청난 공이 들어갔다. 이 장면들을 위해 4개월간 전국의 미개통 도로, 터널 등을 돌며 장소 헌팅을 하고, 여러 지자체의 도움을 얻어 질주하는 자동차들을 카메라에 성공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국 영화계에서 처음으로 뺑소니 전담반을 그린 <뺑반>은 화려하고 강렬한 자동차들, 그리고 그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쾌감을 느끼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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