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508과 함께 프랑스 옛길 508 도로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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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과 함께 프랑스 옛길 508 도로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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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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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신형 푸조 508이 프랑스 패밀리 세단의 부활을 상징하는가?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가 풍광명미한 프랑스의 옛길 국도 508을 달렸다

 

 

몇 년 전, 세계의 어느 주류 메이커가 D-세그먼트 세단에 특별한 개성을 불어넣으려 했다고 치자. 그랬다면 당장 그 차를 태양계 변두리를 도는 천왕성에 올려놓는 게 더 쉽다는 핀잔이 돌아왔을 터다. 대형 4도어 세단은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집 앞에 으레 서 있는 차였다. 아울러 평일의 등굣길 교차로에서 가장 흔한 광경이었다.

 


요즘은 SUV가 유행하고 있다. 반면 패밀리 세단은 비교적 날씬하고 섬세한 스타일로 방향을 틀었다. 새로운 공력기능과 램프 디자인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영국 도로에서는 이제 보기 드문 신세로 전락했다. 한때 영국 도로를 휩쓸던 포드 몬데오는 지난 10년간 영국 베스트셀러 리스트의 나그네 신세가 됐고, 푸조 508은 그보다 더 아래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나직하고 작은 핸들은 숙달돼야 하지만 말을 잘 들었다

 

그런데 지금 신형 508이 홀연히 등장했다. 기특하게도 푸조는 이 변화를 기회로 잡았다. 정확히 50년 전, 전설적인 504를 선두로 이름에 ‘500’이 들어간 모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차는 너무나 뛰어난 안락성과 정밀성, 내구성을 바탕으로 힘들이지 않고 라이벌을 모조리 눌렀다. 게다가 아프리카에서 정말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 나이지리아에서는 2006년까지 생산됐다. 

 

날씬한 보디가 연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1979년에 출시된 505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자 푸조는 2011년 최초의 505가 나올 때까지 500 시리즈를 접었다. 이 차는 보디가 약간 풍만한 세단으로 407과 607을 대체할 사명을 띠고 출시됐지만, 이는 사실 아주 어려운 과제라 뛰어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우리는 바로 이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쉬었다

 

 

영국의 시각에서 봤을 때 508 시리즈 제 1호는 대체할 필요가 없다고 할 만 했다. 그럼에도 푸조 경영진은 한국과 중국이 앞장선 아시아 시장에서 세단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계속 있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또 다른 차를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의 SR1 콘셉트카가 제시한 최초의 디자인 스타일을 채택한 또 다른 특별판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전장이 더 짧고 낮으며, 가벼우면서도 훨씬 아름다운 ‘신세대 508’이 그렇게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막 출시된 이 차는 첫 시승에서 풍성한 칭찬을 받았다. 새 모델이 동급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이콘인 시조 504가 태어난 지 꼭 반세기 뒤였다. 당시 504는 수많은 새 기준을 세웠다. 당시를 되돌아보며 우리는 차를 받기 위해 프랑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유서 깊은 국도 508이 뻗어 있었다.

 

 

한때 패밀리 푸조는 인기 있는 글래머로 통했다. 이들의 선배는 넓은 왜건과 스포티한 쿠페의 쓸모 있는 모선 역할을 했다<br>
한때 패밀리 푸조는 인기 있는 글래머로 통했다. 이들의 선배는 넓은 왜건과 스포티한 쿠페의 쓸모 있는 모선 역할을 했다

 

아네시부터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승인 국립공원 둘이 가로놓여 있었다. 그리고 D1508(현재의 공식 도로명칭) 부근에 소쇼의 자동차 박물관 뮈제 드 아방튀르 푸조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물관에는 푸조 2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펼쳐져 있었다. 게다가 뮐루즈 공장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뮐루즈 공장에서는 신형 508만 아니라 PSA그룹의 대형 플랫폼을 쓰는 다른 모델들이 나왔다. 

 

 

우리는 여행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 우선 리옹으로 날아가 차를 받았다. 그런 다음 라크 다네시 호수의 동쪽을 돌아 위긴 부근의 동남쪽 끝자락에서 국도 508의 중간에 들어갔다. 스위스 제네바 바로 남쪽이었다. 거기서 북서쪽 130km 지점으로 달려가 옛 국도의 남동쪽 끝에서 국도 508 중간에 들어갔다. 그리고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옥손 부근의 플라메랑에서 그날 밤을 보냈다. 이튿날 동쪽 소쇼로 방향을 틀어 푸조 박물관과 뮐루즈를 둘러본 다음 스위스 바젤 공항에서 영국으로 날아올 작정이었다. 

 

루트 508은 동부 프랑스의 국립공원 둘을 연결했다. 때로 분주한 차량대열이 평평한 계곡바닥을 달렸고, 길 양쪽에는 높은 봉우리가 솟아올랐다<br>
루트 508은 동부 프랑스의 국립공원 둘을 연결했다. 때로 분주한 차량대열이 평평한 계곡바닥을 달렸고, 길 양쪽에는 높은 봉우리가 솟아올랐다

 

태어난 고장에서 처음으로 신형 508의 핸들을 잡았다. 그래서 도로시승을 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먼저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는데, 스포츠카가 아닌 다른 어떤 모델보다 나직하게 뒤로 누웠다. 구형보다 6cm 낮고, 길이는 8cm 짧으며 100kg이나 가벼웠다. 신형 508의 캡포워드 윈드실드와 프레임 없는 도어가 눈길을 끌었다. 뚜렷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스타일이 돋보였다. 게다가 대세를 이끌어온 독일식 기질을 과감히 떨쳐버렸다. 

 


최근 몇 년간 폭스바겐, 복스홀-오펠을 비롯한 여러 브랜드가 보수적인 대시보드 디자인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508은 ‘푸조 i-콕핏 콘셉트’를 받아들인 최고 버전이었다. 중앙의 피아노키 세트는 인포테인먼트와 직결됐고, 구식과는 완전히 결별한 첨단 장비였다. 푸조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폭스바겐 골프가 차세대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스타일이다. 

 


D1508을 한참 달리자 유서 깊은 도로가 왜 생겼는지를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여행이 정식으로 시작되는 남서쪽 끝에서 평탄한 골짜기 바닥을 따라 길은 느긋하게 굽이쳐 돌아갔다. 때로 그 양쪽에는 깎아지른 암벽이 마주보고 있었다. 어떤 차량도 감히 오를 수 없는 암벽 사이에 그토록 평탄한 루트가 뻗어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D1508의 노면은 더할 나위 없었고, 도로설계가 뛰어났다. 덕분에 최신 푸조의 낮은 좌석과 소형 핸들에도 팔꿈치를 자주 움직일 필요가 없어 무척 상쾌했다. 그 너머로 계기를 완벽하게 볼 수 있어 508은 나무랄 데 없었다. 노면은 너무나 조용했다. 그 때문에 아우디와 비교해 508의 도로소음이 얼마나 작은지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들어가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프레임 없는 도어의 약점인 시속 130~145km의 바람소리를 가려낼 수 없었다. 스펙은 고급 트림인 GT 버전이었다. 더구나 프랑스 규격의 왼쪽 운전석이라 영국에 들어오는 508 같지는 않았다. 푸조의 빼어난 다운사이즈 1.6L 가솔린 4기통은 221마력으로 기본형 8단 듀얼클러치 박스와 짝지었다. 커브와 직선구간에서 수동과 자동 모드를 번갈아 시험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곧 후자가 얼마나 지능적으로 조율됐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다만 수동 모드에 들어갔을 때 이따금 저회전대에서 엔진파워 전달이 매끄럽지 않았다. 그러나 자동 모드에 맡기면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희미하게 들리기는 했으나 거의 느낄 수 없었고 타코미터를 흘낏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6L 치고 회전대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루트 508 기슭에서 높은 산이 솟아올랐다

 

아네시를 지나 신바람 나게 달리고 있을 때 지나가는 프랑스 드라이버들의 따가운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차인지는 몰라도 508의 낮은 스탠스와 날씬한 윤곽이 여느 세단과는 다른 무엇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우리는 D1508의 정상 부근에서 길가 카페에 차를 세우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때 508은 마치 프랑스의 영웅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카페에는 여느 때처럼 주위 공장과 농장의 노동자들이 식사를 하러 모여들기 시작했다.

 

픽업트럭들이 먼지를 풀풀 날리며 주차장에 들이닥쳤고 호기심에 찬 구경꾼들이 508에 다가왔다. 우리는 그들에게 운전석에 앉아보라고 권했다. 508의 스타 기질을 인정한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싱글벙글하며 환담을 나눴다. 우리는 그들이 이 신형 508의 스펙까지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세단을 비롯해 모든 프랑스 차에 변함없는 사랑을 쏟고 있다는 점도 감동적이었다. 

 


한참 508 품평회가 열리던 그때, 나이 지긋한 아버지와 아들이 겁나는 속도로 멀리서 달려왔다. 친구들의 전화로 전해 듣고 자신의 6년 묵은 508 디젤을 끌고 달려온 것이다. 노인은 우리 차 옆에 본인의 차를 세우기 위해 서둘러서 도로를 가로질러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그런 다음 우리가 식사를 하는 20분 동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 차를 자세히 살펴보고 그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508 오너인 그는 남들보다 특별한 자격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빈정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로 매혹적이고 감동적인 자리였다. 영국에서라면 그보다 더 크고 멋진 세단이 서 있더라도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한 시골에서는 이런 광경이 벌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뜻 깊은 여로를 끝마쳤다. 

 


우리는 현재 시장에서, 무엇보다 그 비용으로 살 수 있는 최고급 세단의 정교한 크루즈 성능과 안락성을 즐겼다. 소쇼 박물관에서는 푸조의 초기 제품과 더불어 시간을 보냈는데, 특별한 504가 그 자리에 있었다. 나아가 508 왜건의 본격적인 가이드가 될 인스팅트슈팅 브레이크 콘셉트를 바로 눈앞에서 봤다.

 


그러나 내가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좋은 추억거리는 흥분해서 어쩔 줄 모르던 가스통 노인이었다. 새 차와 같은 이름을 가진 국도변에서 그는 우리와 함께 신형 508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덕분에 우리는 새 차의 장비와 스펙에 관해 토막 프랑스어로 된 논평을 들었다. 그는 커피를 마시며 내 말에 신나게 대답했다. 새 차를 시승하면서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토록 열렬히 소감을 밝히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았다. 

 

<푸조 창립 200주년>

이 엔진은 초창기 푸조의 심장이었다

 

동부 프랑스 소쇼의 알찬 푸조 박물관은 참신한 감동을 줬다. 거의 모든 초기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메이커는 과중한 노동과 심각한 저임금으로 시작했다. 푸조는 자동차 기업으로는 13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2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들은 다임러와 벤츠보다 오래 전에 여성패션(1850~1870년에 한 달 2만5000벌의 크리노라인 생산), 주방과 요리기구, 수술도구와 정밀공작 도구를 만들었다. 실제 푸조의 사자 로고는 처음 대성공을 거둔 고품질 나무톱과 날카로운 이빨을 상징한다.

 

초기 모델의 4인승 좌석은 서로 마주보았다

 

개척적인 ‘카가이’가 될 운명을 타고난 젊은 아르망 푸조는 1870년 영국으로 건너왔다. 가족의 권고를 받아들여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먼저 자전거사업에 뛰어들었고, 뒤이어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로 활동영역을 넓힌 뒤 프랑스로 돌아왔다. 1891년에는 푸조-세르폴레 타입 1(파나르엔진 장착)을 만들었고,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푸조는 택시로 장수했다

 

그리고 프랑스의 초기 자동차업계의 정상급 지도자로 우뚝 섰고, 푸조를 이끌고 초창기 모터스포츠에 뛰어들었다. 소쇼 박물관에는 이런 내력이 생생하게 전시돼 있다. 게다가 현대적인 푸조 로드카와 경주차를 일목요연하게 모아뒀다. 꼭 들러봐야 할 소중한 전시장이다. 

마차가 이 스타일에 영향을 줬다
남아도는 수집품은 펠릿에 올려 보관하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큰 가게가 있다. 거기서 크로플리는 푸조 508을 고르고 있다

 


<속살마저 새 시대를 담은 신형 508>

뮐루즈 공장에서 만드는 신형 508

 

올 뉴 508은 ‘500’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제 1세대 504가 영국에 상륙한지 꼭 50년 만에 영국에 들어온다. 최신 스타일 508은 탁월한 첫 선조만큼이나 참신한 사고를 살린 스타일을 자랑했다. 신형 508은 본격적인 첨단 유연제작법을 살린 최초의 패밀리형 푸조다. PSA그룹의 푸조 508과 DS 7 SUV와 똑같은 EMP2 모듈 플랫폼을 깔았고, 그들과 같이 뮐루즈 공장에서 나왔다. 

 


PSA그룹은 모든 주류 모델(108처럼 디자인이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을 앞으로 단지 2개 플랫폼에 싣기로 했다. 중형~패밀리 모델은 EMP2를, 시티카와 경량 모델은 CMP를 쓴다. 거의 모든 508의 첨단장비는 유연 제작 시스템 덕분에 들어왔다. 하이테크 앞 서브프레임은 무게와 도로소음을 줄였다. 통틀어 100kg을 덜어냈고, 루프라인은 6cm 낮아졌으며, 윈드실드는 매끈하게 뒤로 누웠다.

 

푸조가 ‘뚜렷한 고급화’라고 부르는 인상적인 해치백 스타일을 연출했다. 또한 하체의 첨단장비를 보강해 휠을 키우고 더 정교한 멀티링크 뒷서스펜션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508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파워트레인을 살릴 길을 열었다. 아울러 EMP2 플랫폼은 PSA의 중국 파트너 둥펑과 함께 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작비를 줄일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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