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로보캅’의 디트로이트는 더 이상 없다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로보캅’의 디트로이트는 더 이상 없다
  • 최중혁
  • 승인 2019.02.07 0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내년부터 6월에 열려
포드는 미시간 중앙역을 매입 미래자동차 연구센터로 바꿀 예정이다

 

“디트로이트는 아주 위험한 동네다.” JT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미국인 해밀튼은 본인의 고향 디트로이트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영화 ‘로보캅’과 ‘8마일’을 꼽았다. 

 


하지만 이는 그가 자랄 때의 기억이다.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자동차산업이 살아나고 시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져 있던 소방서와 호텔을 멋지게 리모델링한 파운데이션 호텔과 더 사이렌 호텔은 지역 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포드는 그동안 접근조차 어려울 정도로 폐허와 같았던 미시간 중앙역을 작년 6월 9000만 달러(약 1004억 원)를 주고 매입, 리모델링 후 2020년에 미래자동차 연구 센터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듯 이 일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디트로이트에 호감을 갖고 집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집값도 오르고 있다. 몇 년 전만에도 먼지가 자욱했던 다운타운 주차타워에서는 청소업체가 열심히 외벽을 닦고 있다.

 

도시 곳곳엔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들이 속속 입점하거나 리모델링을 했다. 예전엔 위험하다고 접근조차 꺼려했던 도시에서 사람들이 약속을 잡고, 거리에 놓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한다. 점심시간에 찾은 다운타운에 위치한 다임스토어(Dime Store)에서도 식사를 하려면 예약을 하고 약 30분간 기다려야 했다.

 


GM도 최근 북미에서 1만8000명을 구조조정 하는 등 글로벌 인원 감축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일부 공장은 폐쇄했지만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의 부문에서는 신규 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구글 웨이모는 미시간주에 거점을 마련하고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를 하고 있다.

 

프랑스 자율주행 전기버스 업체 나브야는 최근 디트로이트에서 서쪽으로 40마일 떨어진 곳에 공장을 열었다. 미시간에 공장을 보유한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도 디트로이트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시간대 로스 MBA의 학생 클럽 비즈니스 이니셔티브(Detroit Revitalization and Business Initiative)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MBA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도심에서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모터시티’를 표방하는 디트로이트에는 매년 1월에 열리는 모터쇼 외에도 모빌리티를 매개로 한 수많은 행사가 있다. 미시간 전체로 영역을 넓혀보면 일 년 내내 끊임없이 모빌리티 행사가 열린다. 지역의 강점을 기반으로 도시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자동차뿐 아니라 ‘이동하는 모든 것’들을 아우르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그중 지난 10월에 열린 미시오토 써밋(MICHauto Summit)은 미시간과 디트로이트를 사랑하는 많은 자동차 관계자들이 모인 자동차 컨퍼런스였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인테바(Inteva) CEO 론 오펜바허는 학생들에게 “미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라며 “내가 어렸을 적 디트로이트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었다. 그런 디트로이트를 다시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 신차를 공개하고 자동차업계 CEO들이 연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던 디트로이트 모터쇼 올해까지만 1월에 열리고, 2020년부터 일정이 바뀐다. 이 또한 디트로이트를 살리려는 시 전체의 노력 중 하나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위원회 덕 노스(Doug North) 회장도 행사에 참여해 “디트로이트 재건에 힘을 보태기 위해 2020년부터는 6월에 모터쇼를 열기로 결정했다”며 “따뜻한 날씨에 많은 관람객들이 외부에서 바비큐를 먹으며 축제처럼 디트로이트를 즐기는 행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들도 디트로이트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케터링대 학생인 아론(Aron) 씨는 “아버지가 GM에 근무했는데 파산과 함께 회사를 그만뒀다. 하지만 나는 졸업 후에 자동차회사에 취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시간 테크놀로지대의 학생취업팀에 근무하는 케이티(Katie) 씨는 “학생들이 자동차회사에 근무하고 싶어 하는데, 최근 들어 학생들이 갈만한 일자리가 부쩍 늘고 있다”며 학교 내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 ‘로보캅’에서 묘사됐던 폐허와 같은 그 도시는 이제 더 이상 찾기 어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희우정로 20길(망원동) 22-6 제1층 101호
  • 대표전화 : 02-782-9905
  • 팩스 : 02-782-9907
  • 법인명 : 아이오토카(c2미디어)
  • 제호 : 아이오토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11
  • 등록일 : 2010-08-04
  • 발행일 : 2010-08-04
  • 발행인 : 최주식
  • 편집인 : 최주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석주
  • 아이오토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아이오토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2@iautocar.co.kr UPDATED. 2019-02-17 15:33 (일)
  •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