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색다른 람보르기니
나의 색다른 람보르기니
  • 아이오토카
  • 승인 2019.01.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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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가 트랙터 회사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포르쉐와 애스턴마틴도 트랙터를 만든 경험이 있다. 존 에반스(John Evans)가 트랙데이를 트랙터데이로 바꿔 여러 트랙터를 몰았다

 

시로 참피(Ciro Ciampi) 씨는 람보르기니 두 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는 노란색이며 흥분한 아이처럼 소리 지르는 V10 엔진으로 움직인다. 다른 한 대는 오렌지색으로 노인처럼 골골거리는 2기통 디젤엔진의 도움을 받는다. 50년 넘는 세월 동안 엔지니어링 회사가 진화하면서 그의 오렌지색 DC25 트랙터에서 노란색 가야르도가 분리됐다. 그의 호텔 자갈길에 두 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람보르기니 창업주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버릇없는 손자와 함께 있는 것처럼 어색하다. 서로 다른 성격을 제외하면, 각각 다른 세대에 속하는 람보르기니 두 대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충격적인 색상 외에도 디자인이 그렇다. 가야르도는 완전히 드라마틱하지만, 트랙터는 변변찮은 목적에도 불구하고 비율이 정말 아름답다. 나는 트랙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그것이 트랙터 축제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유다. 이 행사는 지난 6월 영국 리펀(Ripon) 근처의 뉴비 홀(Newby Hall)에서 열렸다. 시로 참피 씨와 그의 람보르기니를 만나기 몇 주 전이었다. 750여 대에 달하는 트랙터와 70여 대의 2기통 엔진을 얹은, 좀처럼 보기 힘든 트랙터가 참가했다.

존 에반스 기자(왼쪽)가 시로 참피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여기 모인 트랙터 모두 흥미로웠지만 특별히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피아트나 포드, 르노, 레이랜드가 만든 특별한 자동차와 관련된 트랙터를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데이비드 브라운 페라리처럼 이곳에서 이색적인 브랜드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페라리가 한때 트랙터를 만들었다는 잘못된 사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냈다. 엔초 페라리기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페루치오 람보르기니한테 복수하기 위해, 직접 만든 트랙터를 타고 찾아가 더 좋은 퇴비 뿌리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내용과 비슷했다.  이번 행사에 나온 페라리 트랙터가 있었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페라리 95RS’라는 그럴 듯한 이름의 소형 트랙터였다. 심지어 그 모델의 보닛에는 페라리 엠블럼도 있었다. 


나는 데이비드 브라운과 포르쉐 트랙터 주인을 만나자마자(행사 안내 책자에는 람보르기니 트랙터가 나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흥분하며 페라리 95RS와 한 사진에 담기 위해 그들의 트랙터를 운전할 수 있는지 물었다. 데이비드 브라운 트랙터를 소유한 에디 커크(Eddy Kirk)와 포르쉐 트랙터를 소유한 앤드류 먼스(Andrew Mearns)는 내 질문에 웃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페라리라는 이탈리아 회사가 1957년부터 트랙터를 만들었지만 우리가 아는 스포츠카 브랜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오픈 탑 람보르기니는 화려한 색상이 가장 어울린다

 

자동차와 트랙터가 공유하는 역사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는 내연기관 엔진의 기원과 바로 연결된다. 1864년 니콜라우스 오토(Nikolaus Otto)와 오이겐 랑엔(Eugen Langen)은 오토가 특허를 낸 가스엔진을 생산했다. 1872년 공장을 확장하면서 회사이름을 가스엔진 공장이라는 의미의 ‘가스모터렌-파브릭 도이츠’(Gasmotoren-Fabrik Deutz, GFD)로 바꿨다. 바로 트랙터가 그들이 생산한 첫 번째 차량 중 하나였다. 


결국 이 회사는 1968년 독일 농업기계 1위 회사인 파르(Fahr)와 합병해 도이츠-파르(Deutz-Fahr)가 됐고 지금까지 트랙터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만든 가장 비싸고 강력한 트랙터가 바로 ‘도이츠-파르 9340 TTV 워리어’다. 무게가 1만1800kg에 달하며 6기통 7.8L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341마력, 최대토크 139.9kg·m의 성능을 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폭격으로 황폐해진 GFD는 재건의 움직임을 보였고, 동시에 약 1000km 떨어진 이탈리아 첸토에서는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라는 사업가가 버려진 군용차에서 4기통, 6기통 모리스엔진을 가져와서 그의 회사가 만든 첫 번째 트랙터에 얹을 기회를 보고 있었다.

 

앤드류 먼스(왼쪽)와 에디 커크가 서로의 트랙터를 바꿔 타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것들은 가솔린엔진이었다. 그러나 그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이 연료분사기를 개발해 디젤엔진으로 전환하기 전에 가솔린으로 시동을 걸 수 있게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 람보르기니 트라토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결국 이 회사는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자신의 엔지니어링 능력을 비웃은 엔초 페라리를 만난 다음 자동차 제조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쟁 회사에 팔렸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신형 트랙터에 넣기 위해 모리스엔진을 개조할 즈음인 1947년, 영국에서 성공한 엔지니어링 가문의 일원이었던 데이비드 브라운은 <더 타임즈>의 광고면에서 애스턴마틴 매각 광고를 봤다. 그리고 그는 1913년에 설립한 애스턴마틴을 당시 2만500파운드에 바로 사들였다. 데이비드 브라운 트랙터와 애스턴마틴 두 회사는 나란히 번창했지만 1972년 경기침체로 인해 판매에 영향을 받았다.

 

데이비드 브라운 트랙터 부문을 인수한 미국 테네코 사는 1980년대까지 계속 이름을 사용했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자. 1930년대에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디자인한 국민차는 나중에 폭스바겐  비틀이 됐고 자매 모델은 ‘국민 트랙터’의 형태로 남았다. 프로토타입은 가솔린엔진을 썼지만 포르쉐는 은밀하게 공랭식 디젤엔진을 개발하고 있었다. 전쟁이 끝났을 때는 기존에 트랙터를 대량 생산했던 업체만 다시 트랙터를 만들 수 있었으므로, 포르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트랙터회사에 자체 개발한 1~4기통 공랭식 디젤엔진의 라이선스를 팔았다.

 

여기 포르쉐 중 한 대만 디젤엔진이다

 

1956년 독일 재벌 기업인 마네스만이 라이선스를 취득해 엄청난 양의 포르쉐 트랙터를 만들었다. 1963년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나온 트랙터만해도 12만5000대가 넘었다. 포르쉐와 람보르기니가 만든 특정한 트랙터는 오늘날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완벽하게 복원된 1958년형 포르쉐-디젤 308 슈퍼 N은 경매에서 1만9833파운드(약 2838만 원)에 낙찰됐고, 1960년형 주니어 108L 낙찰가격은 1만3200파운드(약 1888만 원)였다. 수집을 위한 람보르기니 트랙터의 가격 범위는 아주 넓다. 복원된 1955년형 람보르기니 DL25는 미국 경매에서 8만6000파운드(약 1억2306만 원)에 팔렸지만 영국에서는 아주 깨끗한 똑같은 모델이 9440파운드(약 1350만 원)에 그쳤다. 


이는 운이 좋으면 저렴한 모델을 찾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961년형 람보르기니 2241R은 2240파운드(약 320만 원)밖에 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은 람보르기니 모델의 가치가 낮은 것은 람보르기니 트라토리가 지금도 트랙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브랜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데이비드 브라운 트랙터는 더 싸다. 영국 노폭(Norfolk)에서 농사를 짓는 에디 톰슨(Eddie Thompson)이 데이비드 브라운 트랙터 55대를 포함한 빈티지 트랙터 70대를 경매에 내놓은 가격은 10만 파운드(약 1억4310만 원)다. 이중 마지막 모델인 케이스 데이비드 브라운 1412는 8000파운드(약 1144만 원)에 팔렸다. 

 

데이비드 브라운 770은 로터스의 운전석마저 복잡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포르쉐-디젤 AP16는 5개의 전진 기어와 1개의 후진 기어로 구성돼 있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트랙터 중 하나인 1960년형 포드슨 메이저를 몰다가 골반과 다리,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 난 뒤,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모두 팔아버렸다. 그는 지역 신문에 “다시 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결정은 수많은 다른 트랙터 수집가한테 지지받을 수는 없겠지만, 상황이 그렇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람보르기니 DL25(1954년 생산)

 

 

소유자 ; 시로 참피(Ciro Ciampi)
이탈리아와 람보르기니 열성 팬인 나는 초창기 트랙터를 소유해야만 했다(그는 베드포드 주 샨브룩(Sharnbrook)에 있는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회장을 맡은 동호회 사람들을 만났다). 일 년 전에 이것을 샀다. 3년 전까지 현장을 누비던 트랙터다. 2기통 2.5L MWM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5마력을 낸다. 이탈리아에서 추가로 4대를 더 구입해 인도받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람보르기니 트랙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자신이 아벤타도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탓이다. 2013년에 처음 람보르기니 트랙터를 샀을 때 1300파운드(약 186만 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지금은 복원되지 않은 것이 9000파운드(약 1287만 원) 가까이 한다.

 

람보르기니 DL25는 2015년까지 실제 작업용으로 썼다

 

람보르기니 DL25 시승기
시로 참피는 자신의 람보르기니 DL25를 마치 가야르도를 운전하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탄다. 내가 운전석에 앉았을 때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황소를 얌전히 다뤘다. 클러치 페달은 높은 위치에 있고 무거웠지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이 나로 하여금 천천히 이 트랙터를 파악하게 만들었다. 기어를 2단으로 올리자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참고로 1단에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운전한 다른 트랙터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토크가 바로 터져 나왔다. 람보르기니 트랙터는 평화로운 이탈리아 들판에서 저돌적이었다. 스티어링은 모호하고 진동이 심하다. 이는 내가 자갈밭에서 운전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제법 확실하기 때문에 7만 파운드(약 1억17만 원)짜리 노란색 가야르도 스파이더로 돌진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데이비드 브라운 DB770(1964년 생산)

 

소유자 ; 에디 커크(Eddy Kirk)
이 트랙터는 아버지가 1964년에 구입한 뒤 내가 복원한 것이다. 3기통 2.7L 수랭식 디젤엔진에서 최고출력 35마력이 나온다. 12개의 전진 기어와 4개의 후진 기어가 있다. 그래서 작업할 때 항상 정확한 기어를 넣어야 한다. 막대기로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는 만큼 29km에 불과한 최고시속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파워 스티어링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견디려면 타이어 공기압을 50psi까지 높여야 한다. 사실 ‘트랙션 컨트롤 유닛’(Traction Control Unit, TCU)이라 부르는 새로운 유압식 연결 시스템 덕분에 DB770의 가치가 올라갔다. 특히 빨간색은 1800대만 생산되어 희귀하다.   

 

페라리도 트랙터를 만든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그 페라리는 아니다

 

데이비드 브라운 DB770 시승기
어린 시절에 친구네 농장에서 처음으로 운전해본 트랙터다. 그때는 조금 위협적이라고 느꼈다. 클러치가 물리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뒤에서 몰아치는 강력한 토크의 도움을 받기 힘들었다. 엔진은 바로 점화돼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싱크로가 없어 정확하게 기어를 넣어야 한다. 에디 커크는 운전하려고 하지 말고 달래야 한다며 팁을 알려줬다. 데이비드 브라운 DB770은 활기가 넘쳤다. 주변 도움 없이도 엔진에 귀를 기울이면 허우적거리거나 바퀴가 잠겼을 때를 느낄 수 있다.

 

포르쉐-디젤 AP16(1956년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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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자 ; 앤드류 먼스(Andrew Mearns)
나는 항상 판매목적으로 포르쉐-디젤 트랙터 1~2대를 복원하곤 했다(그는 포르쉐 전문 튜닝 회사인 그뮌트 카의 사장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내 보트를 끌어낼 때 쓰려고 완벽하게 복원한 트랙터 한 대를 보관하고 있다. 내가 트랙터 쇼에 가져온 것은 1956년형 포르쉐-디젤 AP16이다. 2기통 2.0L 16마력 공랭식 디젤엔진을 얹었다. 나는 2만6995파운드(약 3862만 원)에 팔려고 내놨다. 나는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된 트랙터 중 이것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한다. 포르쉐는 직접 생산하지 않고 좋은 제조사를 선택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아주 오래전 단종 됐기 때문에 가치는 아주 높다. 이것도 포르쉐다.  

 

포르쉐-디젤 AP16 시승기
포르쉐-디젤 AP16은 외모나 느낌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변속기는 5개의 전진 기어와 1개의 후진 기어로 구성됐다. 클러치는 유압식으로 움직이기 전에 미리 기어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진행 중에는 선택할 수 없다. 나는 일찍이 앤드류 먼스가 휘청거리며 떨어지는 것을 봤기 때문에 클러치와 가속 페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데 집중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잔디밭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고 계속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파워 스티어링은 아니지만 약간의 재미가 있으며 바퀴는 제멋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넓은 들판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 만약 표면이 거친 타이어를 끼운다면 스티어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는 기계 구조상 뒷바퀴 내부에만 달려 있다. 나는 다시 초보가 된 것처럼 브레이크를 일찍 밟았다. 포르쉐-디젤 AP16을 완전히 멈추고자 할 때는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스로틀 밸브를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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