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졌지만 더 스포티해진 BMW 320d 스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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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졌지만 더 스포티해진 BMW 320d 스포트
  • 맷 선더스(Matt Saunders)
  • 승인 2019.02.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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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3 시리즈는 이전보다 더 커졌다. 그러면서도 더 스포티하게 달리는 게 목표. 과연 BMW의 도박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졌을까?

 

 “BMW 3시리즈는 40년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중형 차급에서 스포티한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개념을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주장은 BMW의 신형 7세대 3시리즈에 대한 보도자료에 들어 있다. 사실 그것은 첫 문장이다. 게다가 터무니없는 헛소리다.

 

스티어링은 뛰어난 직진 안정성과 더불어 끝까지 돌리는 내내 고른 핸들링 반응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br>
스티어링은 뛰어난 직진 안정성과 더불어 끝까지 돌리는 내내 고른 핸들링 반응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몇 주 전 있었던 G20 3시리즈의 언론 발표장에서는 비슷한 표현들이 아주 두드러지게, 그리고 빈번하고 거침없이 반복된 탓에, 그런 말에 d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는 듯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3시리즈가 ‘중형’이 되었단 말인가? 3시리즈는 그 유명한 40년의 역사 대부분을 세계의 소형 고급 세단을 정의하는 차로 보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BMW가 직접 이야기하기를 분명히 ‘중형’이라고 한다. 글쎄, 나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정확히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합당한 이유는 알고 있다. 우리들 중 대다수가 세상의 거의 모든 다른 독일차들보다 더 잘 알게 된 3시리즈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320d의 새 디젤 엔진에는 트윈 터보차저가 달려 있지만 그중 더 큰 것이 작동할 때는 극적인 변화가 없다<br>
320d의 새 디젤 엔진에는 트윈 터보차저가 달려 있지만 그중 더 큰 것이 작동할 때는 극적인 변화가 없다

 

이 최신 G20 3시리즈는 처음으로 전체 길이가 4.7m를 넘어섰다. 그리고 동급의 고급 세단 시장에서 그보다 더 긴 차는 현행 아우디 A4 뿐이다. 이전 세대 모델로부터 변화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76mm의 길이는 사실 크게 재설계된 여러 부분 중에서 중요성으로 치면 두 번째에 해당한다. 전체 길이는 이제 BMW의 2세대와 3세대 5시리즈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3시리즈는 처음 다섯 차례의 풀 모델 체인지에 걸쳐 이루어진 것보다 최근의 두 차례 모델 체인지에서 더 많이 길어졌다. 부분적으로는 1시리즈의 존재가 BMW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남아 있는 3시리즈를 키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현실적인 판매에 있다. 중국이 이 차의 세계 최대 시장이 되었고, 글로벌 규모로 보면 크기와 중요성 면에서 그 다음으로 큰 시장의 세 배에 이르고 있다.

 

새롭게 손질한 이중 키드니 그릴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br>
새롭게 손질한 이중 키드니 그릴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3시리즈가 큰 차이길 바란다. 그리고 중국은 분명히 바라는 것을 얻을 것이다. 이전 세대 3시리즈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이 미학적 약점이라고 꼽은 대형 키드니 그릴을 갖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일까? 중국에서 그런 모습을 선호할 것이라는 BMW의 시장조사 결과가 나왔을까? 내 시선이 현학적일 뿐 아니라 불친절하기도 하지만, 그런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최신 320d는 이전보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약간 더 날카로워졌고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8초다

 

BMW의 나머지 세로배치 엔진 모델 라인업에 쓰였던 것과 같은 클러스터 아키텍처(Cluster Architecture) 플랫폼으로 전환한 이 차는 이제 알루미늄과 강재를 혼합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모델에 따라 F30 3시리즈보다 최대 55kg까지 더 가벼워졌다. 또한, 새 모델은 차체 구조만으로도 25% 더 견고해졌다. 차체 구조를 떠받치는 부분에서는, 주행특성의 감각적인 부분에서 BMW 섀시 엔지니어들에게 3시리즈의 스포티한 특성을 되돌리는 권한이 주어졌다. 차축의 트랙을 넓히고, 스프링과 서스펜션 마운팅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모든 모델의 앞 차축 캠버를 더 키운 것에서 그런 점이 드러난다.

 

그러나 한 가지 영역에서 가장 크게 혁신이 이루어진 부분은 3시리즈의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 새 ‘부하 연동형’(lift-related) 서스펜션이다(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어댑티브 댐퍼로 바꿀 수 있다). 이 영리한 쇼크 업소버는 휠 움직임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 충격 흡수를 뒷받침하는 힘을 더 높여주는 구조가 리저버 내부에 있어서, 모든 서스펜션 시스템이 대부분 흔하게 겪는 도로의 자잘한 거친 부분들을 지날 때 승차감이 좀 더 유연해지도록 조율할 수 있다. 결과는 꽤 효과적이다. 이제는 확실히 평균적인 독일 세단보다 승차감이 단단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신경질적이거나 과격하게 충격을 흡수하는 느낌은 아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음성인식 기술은 최고 수준이다

 

신형 3시리즈는 2019년 3월에 다섯 가지 엔진을 갖추고 영국에 출시된다. 라인업은 150마력 디젤엔진을 얹은 318d에서부터 259마력 가솔린 터보엔진의 330i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최상위 모델인 M340i 엑스드라이브(xDrive, 박스 기사 참고)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330e는 연말이 되기 전에 나올 예정이다. 많이 팔릴 4기통 디젤엔진 모델은 보닛 아래에서 이루어진 변화의 정도가 가장 크다. 흡기계통에 쓰인 트윈스크롤 터보 차저가 시퀀셜 트윈터보 차저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시승한 320d는 이전 F30 세대 320d(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와 최고출력 및 최대토크가 같다. 그러나 새 엔진은 연비와 액셀러레이터 반응 모두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는 주장이다. 그 덕분에 연비 시험에서는 21.2km/L 이상을 기록하면서도 (8단 자동변속기 모델 기준으로) 0→시속 100km까지 7초 이내에 가속할 수 있다.

 

새 320d는 21.2km/L 이상의 연비를 낼 수 있다

 

성능에서 연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강점을 지니고 있는 차의 성능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F30 320d에 쓰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 엔진은 회전수가 3500rpm을 넘겼을 때 더 힘찬 느낌이 든다. 구형 B47 4기통 엔진보다는 회전수가 낮을 때 액셀러레이터에 약간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느낌이지만, 여러분이 설명을 듣기 전까지 이것이 시퀀셜 터보차저가 쓰인 엔진임을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더 큰 터보차저가 작동할 때 동력 전달 과정에서 밋밋하거나 갑자기 힘을 뿜어내는 영역은 알아차릴 수 없다. 토크가 정말 고르고 유용할 만큼 넓은 영역에서 나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 재정비한 서스펜션은 신형 3시리즈의 커진 덩치와 길어진 휠베이스를 감당하기에 필요한 역동적 핸들링 특성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할까? M 스포트 서스펜션으로 바꾸지 않고도 320d의 핸들링은 아주 훌륭하다. 균형과 정확도 면에서는 견줄 수 있는 경쟁차가 드물 정도다. F30이 보여주었던 것보다 코너링 때의 움직임이 더 즉각적이고 예리하지만, 의도적으로 알파로메오 줄리아보다는 무딘 수준으로 맞췄다. BMW는 직진 안정성이 뛰어나고 무게감이 뚜렷하며, 끝까지 돌리는 내내 고른 핸들링 반응을 보여주는 스티어링 랙을 만들기 위해 늘 애써왔다. 그런 특성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BMW 3시리즈의 길이는 역대 처음으로 4.7m를 넘겼다

 

신형 3시리즈는 쉽고 즐거우며 빠르게 몰기에 빠져드는 차다. 그리고 승차감 측면에서는 완전히 맛깔스러운 타협을 한 것이 분명한 차이기도 하다. 승차감은 제법 탄탄하다. 거칠지도 불쾌하지도 어색하지도 않지만, 작은 요철들을 지날 때는 지나치게 들뜬 느낌이 전해진다. 조바심을 낸다는 표현이 그런 특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다. 가장 나쁘게 표현한다면, 귀찮아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노면에서는 3시리즈를 꾸준히 구매했던 사람들을 전혀 귀찮게 하지 않으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신형 3시리즈는 이전보다 더 호화롭고 정교하며 넉넉하다. 어떤 면에서는 아주 인상적인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한몫할 것이다(박스 기사 참조).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모든 면에서 강력하고 매력적인 엔진을 내세워 다가갈 것이다.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소비자들은 더 큰 3시리즈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과거에 보여주었던 완벽한 디자인 비례는 사라졌을지언정 커진 덩치가 더 스포티하게 달리는 느낌을 방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헤이 BMW, 음성인식 기능에 관해 설명해 줘’

 

 

BMW 3시리즈는 BMW의 최신 음성인식 기술이 실려 나오는 첫 차다. BMW 인텔리전트 퍼스널 어시스턴트(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서 아직 유례가 없는 방식으로 여러분이 차와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준다. 시스템 사용은 차를 부르는 이름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헤이 BMW’로 시작하는 질문을 하면 언제든 이어지는 명령에 대응할 준비를 하지만, 운전자가 고른 이름을 학습하도록 시스템을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오일량은 괜찮아?’로부터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줘’나 ‘피곤해’ 또는 ‘춥네’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다. 시스템은 운전자의 습관과 선호하는 것들을 학습하고, 기능 업데이트는 BMW가 3시리즈의 무선 데이터 연결을 이용해 실행한다.

 

 

<BMW 320d 스포트>

작은 크기가 무조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지만, 운전에 몰입하게 만드는 주행감각은 탁월하다

가격 3만6700파운드 (약 5230만 원)

엔진 직렬 4기통 1995cc 트윈터보 디젤

최고출력 190마력 / 4000rpm

최대토크 40.8kg·m/1750~2500rp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1455kg

최고시속 240km

0→시속 100km 가속 6.8초

연비 22.2km/L

CO₂ 배출량 117g/km, 24%

경쟁 모델 메르세데스-벤츠 C220d 스포트, 알파로메오 줄리아 2.2TD 스페치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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