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포르쉐 911, 55년의 성공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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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포르쉐 911, 55년의 성공 방정식
  • 그렉 케이블(Greg Kable)
  • 승인 2019.01.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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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포르쉐 911은 성격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더욱 발전하는 방향을 취했다

 

 

포르쉐가 8세대 911을 공개하면서 친숙한 형태와 몇 가지 혁신적인 스타일 특징들을 선보였다. 대대적으로 개선된 6기통 터보 가솔린엔진 라인업이 이전보다 더 강력해졌다. 새롭게 개선한 연료분사 과정을 통해 연소효율을 높이는 등 개선된 수평대향 6기통 가솔린엔진을 비롯해, 2도어 라이벌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핵심 업그레이드 사항이 돋보인다. 여전히 차체 뒤쪽에 자리 잡은 3.0L 터보엔진은 이전 세대 모델보다 약간 더 높은 출력을 낸다. 엔진에는 기본인 7단 수동이나 새로운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중 하나를 조합할 수 있다.

 

 

새로운 뒷바퀴굴림 카레라 S와 네바퀴굴림 카레라 4S에 올라간 개선된 엔진은 이전보다 30마력 높아진 450마력의 힘을 낸다. 높아진 출력은 기어비를 개선한 새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어우러져서, 카레라 S는 0→시속 100km 가속에 3.7초, 카레라 4S는 3.6초가 걸린다. 출시와 함께 선보인 두 종류의 새 911 모두 이전보다 0.4초 빨라진 것이다. 이 가속시간은 선택사항인 스포트 크로노 패키지(Sport Chrono Package)를 넣으면 추가로 0.2초씩 당겨진다. 이 패키지에는 론치 컨트롤, 변속 속도가 빨라지도록 개선된 변속 소프트웨어, 높아진 성능에 대응하는 스포트 반응 기능이 포함됐다. 그 덕분에 신형 911 카레라 4S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겨우 3.4초로 구형 911 카레라 4 GTS보다 0.6초 짧다. 

 

실내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레트로 분위기의 대시보드와 어우러진다<br>
실내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레트로 분위기의 대시보드와 어우러진다

 

다만 공기역학특성이 개선되었다는 주장에도 최고시속은 구형이 된 7세대와 별 차이가 없다. 카레라 S는 시속 307km, 더 무거운 카레라 4S는 시속 306km다. 이전 방식인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NEDC) 사이클에 따른 유럽기준 복합연비도 구형 911과 비슷하다. 카레라 S는 11.2km/L, 카레라 4S는 11.1km/L다. 내부 코드명 992로 알려진 신형 911은 광범위하게 다시 설계되었다. 돋보이는 부분은 차체 뒤쪽에 알루미늄 사용을 크게 늘려 무게배분을 개선한 새로운 플랫폼 구조다. 섀시도 개선돼서 이 모델에는 처음으로 뒷바퀴조향 기능이 들어갔다. 덕분에 911의 민첩성이 더해지고 고속 안정성이 개선되었다는 게 포르쉐의 주장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신형 911은 ‘진화’를 테마로 삼았다. 1963년 오리지널 모델이 등장한 이래 그동안 나온 모든 이전 세대 모델의 특징을 업그레이드해 담았다. 처음 공개하는 양산 모델 사진에서 볼 수 있듯, 2019년형 모델은 전적으로 포르쉐 디자인 책임자 미카엘 마우어(Michael Mauer)의 지도에 따라 디자인된 두 번째 모델이다. 그는 폭스바겐그룹 전체의 디자인 활동도 감독하고 있다. 먼저 나온 쿠페 모델은 더 팽팽해진 차체 표면과 넓어진 뒤 펜더 덕분에 근육질 느낌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진다. 너비가 다른 두 가지 차체 구조를 내놓았던 포르쉐의 전통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대신 신형 911은 구형 911 중 더 넓은 차체보다 뒤 펜더를 약간 더 넓게 만든 기본 차체 한 가지만을 내놓았다.

 


앞부분에서는 끝부분을 따라 스플리터 요소를 더 두드러지게 만든 것은 물론, 세 개의 냉각용 공기흡입구를 더 키운 새 범퍼가 특징이다. 바깥쪽 공기 흡입구에는 세 개의 수평 판을 통해 공기가 차체 앞에 설치한 라디에이터로 더 잘 흐르도록 만들었다. 포르쉐는 구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바깥쪽 공기 흡입구 위에 방향지시등 기능도 겸하는 가는 선 모양 LED 주간주행등을 달았다. 992 모델에 쓰인 더 긴 보닛은 가장자리에 각을 더 주고, 중간 부분도 안쪽으로 더 파놓았다. 아울러 헤드램프는 초기 991 시리즈 911에 쓰인 타원 형태보다 더 둥근 모습으로 다시 디자인했다.

 

다른 새 포르쉐 모델들처럼 LED 띠가 차체 너비만큼 펼쳐져 있다

 

일부 모델에 매트릭스 LED 기술이 들어가는 새로운 헤드램프는 휠 하우스가 약간 커져서 더 넓어 보이는 앞 펜더에 설치되었다. 오른쪽 펜더에는 여전히 앞쪽에 있는 연료탱크를 위한 연료 주입구 커버가 있다. 그보다 뒤쪽에는 이전처럼 사이드미러가 프레임리스 도어에 달려 있지만, 디자인이 바뀌었고 크기도 살짝 커졌다. 도어 핸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는데, 이제는 도어를 닫았을 때 차체와 같은 높이로 파묻혀 공기역학 효율이 높아졌다. 비교적 곧게 선 앞 유리와 옆 유리 형태 등의 고전적 요소들은 큰 변화 없이 이어받았다.

 


뒷유리는 꼭대기 모서리가 이전 모델보다 더 둥글고 폭이 넓어졌고, 새로 개발된 스포일러는 고속에서 더 강력한 다운포스를 내도록 위쪽을 향해 솟아오른다. 개선된 OLED 테일램프는 최근 출시된 다른 포르쉐 신형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가운데 부분이 이어져 LED 램프 띠가 차체 너비만큼 펼쳐져 있다. 그밖에도 새로운 포르쉐 로고, 911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들어간 새 모델 엠블럼, 엔진룸으로 연결되는 공기배출구가 있는 넓은 검은색 장식과 더불어 대형 타원형 배기구가 있는 한층 더 복잡한 구조의 뒤 범퍼 등이 달라진 것들에 포함된다.

 

 

포르쉐는 아직 기본 휠 크기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911에 이전 세대와 같은 크기의 휠이 쓰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앞에는 20인치, 뒤에는 21인치가 쓰일 것이다. 신형 911의 주요 차체 외부 수치는 더 커졌다. 그러나 앞트랙이 45mm 넓어졌다는 것 외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물론 관계자들은 “실내와 구동계 구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전보다 휠베이스가 약간 길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신형 911의 실내는 외부보다 더 뚜렷하게 새로워졌다. 특히 1970년대부터 911 모델에 쓰였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대시보드의 변화가 놀랍다. 새 대시보드는 현행 모델보다 더 각진 디자인이 특징이고, 운전자가 차의 주행 모드를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스포츠 레스폰스 로터리 다이얼이 설치된 신형 다기능 스티어링 휠이 함께 쓰인다.

 

새롭고 넓은 차체 뒤쪽 스타일은 모든 911에 반영될 것이다<br>
새롭고 넓은 차체 뒤쪽 스타일은 모든 911에 반영될 것이다

 

원형 계기 다섯 개가 나란히 놓인 전통적 계기판에는 중앙에 아날로그식 회전계가 들어가지만, 디지털 디스플레이들이 나머지 모든 정보들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orsche Communication Management) 시스템을 위한 10.9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이 모니터에는 중앙 장치에서 군집 기반 정보를 함께 활용하는 온라인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와 다른 커넥티비티 기능이 한데 모였다.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의 센터 콘솔도 새롭다. 디자인이 새로운 기어 레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스위치, 보조 기능용 터치 기반 및 토글 스타일 스위치 조합이 센터 콘솔에 모여 있다.

 


포르쉐가 새로운 12볼트 전기계통을 쓴 덕분에 신형 911은 일련의 새로운 주행보조 시스템을 달 수 있었다. 새로 포함된 시스템에는 노면의 물을 감지해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Porsche Stability Management) 시스템을 알맞게 조정하는 이른바 웨트 모드(wet mode)를 비롯해, 자동거리조절 기능이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열영상 카메라가 포함된 야간 시야 지원 기능, 충돌 위험을 감지하고 필요할 때 긴급 제동 기능을 작동하는 제동 지원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그밖에 새로운 기능으로는 신형 911에서 처음 마련되는 세 가지 앱을 꼽을 수 있다. 포르쉐 로드 트립(Porsche Road Trip) 앱은 설정한 경로에 대한 계획과 정리, 안내를 돕는다. 포르쉐 임팩트(Porsche Impact) 앱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쇄하는데 필요한 환경 기반 프로젝트에 재정적으로 기여한 정도를 계산해준다. 마지막으로 포르쉐 360+ 앱은 ‘개인 라이스프타일 비서’에 해당한다.

 


포르쉐는 신형 911의 엔진을 담은 신형 카레라 S와 카레라 4S에 최고출력 450마력의 3.0L 터보엔진이 쓰인다는 사실만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엔진들도 계획 중이라고 확신한다. 그 엔진 중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의 저출력 버전은 물론, 앞으로 나올 GTS 및 터보 모델에 올라갈 훨씬 더 강력해진 엔진도 포함된다. 포르쉐는 최신형 911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도 개발하고 있다. 다만 2022년으로 예정된 페이스리프트 시기에 가까워지기 전까지는 라인업에 등장하지 않을 듯하다. 해당 시점이 되면 새 모델은 일시적으로 전기 구동 방식으로 주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자율주행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도록 48볼트 전기 시스템이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운전자 지원 기술; 새로운 운전자 지원 기술에는 웨트 모드와 열영상 카메라가 포함된 나이트 비전 등이 있다. 911을 통해 첫선을 보이는 새로운 앱 중에는 도로 여행 계획 기능이 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신형 10.9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파나메라에 쓰인 것을 연상케 하고, 다섯 개의 원형 계기로 이루어진 계기판에서는 엔진 회전계만 아날로그 방식이다.

 

앞모습; 스플리터와 대형화된 공기 흡입구가 있는 새 범퍼가 앞부분의 특징이다.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기술은 LED를 개별 조절해 마주 오는 차나 사람에 대응하고 상향등이 켜져 있을 때 눈부심을 예방할 수 있다.
통일된 차체 너비; 992 세대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두 가지 차체 너비로 판매되지 않는 첫 911이다. 모든 버전의 차체 뒤쪽이 이전 세대 911 중 가장 넓은 모델보다 더 넓다. 앞 트랙 역시 45mm 넓어졌다.
늘어난 알루미늄 비율; 새 플랫폼 구조는 차체 뒤쪽에 알루미늄 사용 비율을 늘려 무게 배분 특성을 개선했다. 카레라와 카레라 S모델에는 처음으로 뒷바퀴조향 기능이 쓰인다.

 

<당신의 예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신형 911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항상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스스로를 속이려고 했을 것이다. 우선 역사상 가장 상징성 있고 성공적인 스포츠카의 후속 모델 개발을 맡았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차가 신세대 911이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세대를 거듭하며 이어진 911의 전통을 따른 만큼, 993이 964를 큰 폭으로 개선했고 997이 996을 최적화한 것처럼 992 역시 991에서 파생되었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설계를 전혀 이어받지 않은, 완전히 순수한 새로운 911을 원한다면 아마도 2025년 무렵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차세대 911은 1989년에는 964가, 1998년에는 996이, 2012년에는 991이 그랬던 것처럼 혁신적인 차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기억해둬야 할 것은 종종 한 세대 안에서도 여러 가지로 갈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2세대’ 992가 2022년쯤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할 얘기가 많아질 것이다. 911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화가 이루어진 차일 테니 말이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도 포르쉐는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더 부드럽고 날렵하면서 현대적이지만, 개성이 부족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911의 모습 중 하나를 바탕으로 개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겉모습은 아주 훌륭해 보인다. 실내는 어떨까? TFT LCD 스크린을 갖춘 실내 모습이 진짜 어떨지는 확인해봐야겠지만, 911의 즐거움 중 하나는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에서 적어도 개성만큼은 아날로그 성격에 가까운 차로 남았다는 점이다. 최소한 가운데 놓인 대형 엔진 회전계는 디지털이 아니고, 실제로 디자인도 꽤 고전적이다.

 

<신형 911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들>

 

 

메르세데스-AMG GT 및 SL
2019년 초 영국에 들어올 예정인 페이스리프트 모델 AMG의 고성능 GT 라인업은 10만 파운드(약 1억4310만 원)가 넘는 포르쉐 911의 모든 파생 모델의 주요 경쟁자다. 새롭게 터보엔진을 올린 911 GT3은 가격에서 AMG의 최상위 모델인 GT R과 경쟁하게 되고, 911 터보와 GTS 모델들은 그보다 낮은 성능을 내는 GT와 경쟁할 것이다.

 

 

재규어 F-타입
신형 F-타입은 2021년 정도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고, 재규어는 이를 완전 전기차로 만든다는 아이디어에 무게를 싣고 있다. 따라서 992세대 911은 최근 2020년형으로 업데이트한 현행 F-타입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엔트리급 4기통 F-타입이 911 라인업보다 아랫급이지만, 수퍼차저 V6 및 V8 엔진 버전은 경쟁할 만한 개성과 성능을 갖고 있다.

 

 

아우디 R8
터보와 GT3과 같은 최상위 911 모델들은 최근 페이스리프트한 R8과 팽팽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기본 모델은 자연흡기 V10 엔진의 최고출력이 540마력에서 570마력으로 향상되면서 911 터보와 호각을 이루게 되었고, 620마력짜리 R8 퍼포먼스(Performance) 모델은 심지어 가장 빠른 911 모델에 같은 폭스바겐그룹 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애스턴 마틴 밴티지
애스턴 마틴은 현행 991보다 더 나은 차로 만드는 게 신형 밴티지의 목표였다고 스스럼없이 인정한다. 그러나 992 세대는 지금까지 영국산 스포츠카 브랜드가 경험한 것 중 가장 험난한 시험 대상이라는 걸 입증할 만하다. 911 GTS의 영역에 정확히 들어가는 12만 파운드(약 1억 7170만 원)의 값으로 출시 당시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밴티지는 신형 포르쉐와의 환상적인 일대일 비교 시합에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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