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풍경, 한국의 바다를 찾아서 ④ 변산(邊山)
반도의 풍경, 한국의 바다를 찾아서 ④ 변산(邊山)
  • 최주식
  • 승인 2018.11.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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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속의 반도, 변산에는 신화와 삶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와 함께 바다와 바람, 자유라는 삼중주가 울렸다

 

 

변산반도는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일대에 있는 반도이다. 내륙에 509m 높이의 변산(邊山)이 있고 이 일대 대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만큼 풍광이 수려한 곳이다. 우리나라 반도 속의 반도이니 이번 여행 주제와도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서해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 서초동을 기점으로 변산의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인 채석강을 목표로 잡으면 260km 거리. 3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이번 여정의 동반자는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 눈부신 가을 햇살과 바람을 즐기며 함께 달리기에 최고의 파트너.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가 다듬은 디자인으로 공기역학뿐 아니라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실용적인 4인승 카브리올레로 손꼽히는 모델이다.  

철지난 바닷가는 물새들의 차지다

 

변산 IC를 빠져나와 30번 국도로 갈아타는 것으로 변산 여행은 시작된다. 30번 국도는 변산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며 사이사이 지방도로가 내륙을 잇는다. 오른쪽 차창 너머로 광활한 평원이 펼쳐지는데 바로 새만금 간척지다. 한때 갯벌과 바다였던 새만금은 군산, 부안, 김제에 걸쳐 서울시의 3/2에 달하는 규모의 육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2010년, 19년 만에 완공된 방조제는 길이 33.9k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윽고 변산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철지난 바닷가지만 오토캠핑장에는 징검다리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높은 파도와 탁 트인 바다, 한적한 바닷가 풍경이 평화롭다. 바다 저편으로 야트막한 섬들이 길게 능선을 드리운다.   

채석강의 늦은 오후

그란 카브리오는 소프트톱이지만 시종일관 묵직한 무게감을 유지하며 V8 4.7L 460마력의 고성능을 소화했다. 소프트톱을 열어도 여전히 묵직한 느낌이다. 원래 카브리올레는 만약의 전복사고 위험에 대비해 쿠페보다 더 강성을 높게 만든다. 어느 속도 영역에서나 안정감을 유지하는 까닭이다. 가만히 있어도 뛰쳐나가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그란 카브리오를 다독거리는 것은 스카이훅 서스펜션. 가속 센서로 휠과 섀시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도로 상태와 주행 스타일을 분석한다. 진동은 있지만 과하지 않고 어느 노면에서나 차분한 승차감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채석강에 닿았을 때는 조금씩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채석강은 가까이서 보면 정말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데, 오랜 세월의 무게감이 크게 다가온다. 물이 들어오고 나간 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저 그 흔적들을 경이롭게 바라볼 따름이다.      

햇살 가득한 적벽강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곳에 적벽강이 있다. 채석강이며 적벽강 따위의 이름을 중국의 지명에서 따왔다는 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으나 그만큼 빼어난 풍광을 비유한 것이다.

다시 도로로 나와 적벽강/수성당 표지를 따라가면 좁은 비포장길인데 조금만 올라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므로 안심하고 올라가도 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지나치기는 아깝다. 늘 보아오던 서해의 그것과는 다르게 푸른빛을 띠고 아스라한 해안선을 감싸는 언덕이 마치 남해나 제주도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펼쳐진 사이길 위로 조금 걸으면 수성당이 나온다. 나중에 새로 지은 이 당집은 칠산바다의 수호신인 개양할미를 모신 곳인데, 키가 매우 컸던 개양할미는 굽나무깨신을 신고 저벅저벅 서해를 걸어 다니면서 수심을 재어, 깊은 곳은 메우고 위험한 곳은 표시하는 식으로 이곳을 지나는 배와 어부들을 보호했다. 개양할미는 그리스신화의 포세이돈처럼 우리나라의 해신(海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낮은 담장 너머로 칠산바다가 은비늘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섬이 바로 위도이다. 위도는 홍길동전의 배경이 된 율도국의 모델이 되었던 곳. 수성당에서 멀리 보이는 임수도는 심청이 공양미 3백석에 몸을 던진 임당수라는 설이 구전으로 전해온다.  노을이 질 시간, 얼마 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변산’이 떠올랐다. 주인공 학수(박정민)와 선미(김고은)가 언덕에 나란히 앉아 노을을 바라보던 곳, 변산면 대항리를 찾았다.

 

영화 변산 속 노을이 지던 곳에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가 섰다

“내 고향은 폐항/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다네”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이 두 줄짜리 시는 학수가 고교 시절 이곳에 앉아 썼던 것. 영화의 장면이 겹쳐지며 붉은 노을이 어스레한 바다와 갯벌 위에, 그리고 그란 카브리오 위에 찬연하게 스며들었다.  영화 ‘변산’의 흔적은 부안군청 근처에서도 찾을 수 있다. 부안읍의 주요 거점이자 옛 본정통 구간에 조성되어 있는 에너지 테마거리와 젊음의 거리가 그곳.  피아노학원으로 나온 소우식당은 아담하고 정감 있는 외관으로 발길을 붙잡았다.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골목과 계류시설로 단장한 거리가 소담스럽다.   


곰소항에서 아침을 맞는다. 물이 빠진 갯벌에 희미한 아침햇살이 스며들어 누군가 그림을 그려놓은 듯 시간이 멈춘 풍경이다. 날은 흐렸지만 흐린 날은 흐린 대로 흑백 그림의 여운이 있다. 젓갈단지로 유명한 곰소는 겨울이 제철이지만 젓갈 파는 가게들은 성업 중이다. 이른 아침부터 일군의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들어온다. 우리나라에 얼마 남지 않은 천일염 생산지인 곰소염전도 가까이 있다. 창고로 쓰이는 낡은 목조건물은 한쪽이 크게 기울어 이제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노을이 스며든 그란 카브리오의 실내

모항으로 가는 길. 오래 전 맨 처음 변산을 찾았던 이유가 바로 이곳 모항 때문이었는데, 바로 안도현의 시 ‘모항으로 가는 길’을 읽고서였다.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가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쳐 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에 가는 거야 
(중략)

칠산바다의 수성당

 

어떤 장소로 우리를 이끄는 시의 미학은 위대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져 비록 풍경이 조금씩 무너진다고 해도 바다에 서면 그런 마음들을 바람에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길은 어디서나 통한다. 모항 바다에 이끌려 내려온 길은 되돌아 나와 곧 큰길과 만난다. 잠시 후 발길은 내소사로 향한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고는 벚나무 길이 이어진다. 봄이 오면 화사한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룰 것이다.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을 지나면 1천년을 이어온 느티나무의 묵직한 존재감 뒤로 절의 여러 건물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스르르 펼쳐진다. 칠 없는 나뭇결무늬가 담백한 2층 누각의 봉래루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 계단이 나오고 그 위로 대웅전 경내가 모습을 드러낸다. 못 하나 쓰지 않고 지었다는 대웅전 건물은 우리나라 옛 건물 중 최고의 절창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안군청 앞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골목에서

 

백제 무왕 때 지어진 이 절은 처음에 소래사라는 이름이었다가 나중에 내소사로 바뀌었다. 어떻든 여기 오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일이 소생되게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쉽지만 대웅전은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래도 대웅전 정면 3칸 8짝의 문살을 장식하고 있는 연꽃, 국화꽃 모양의 꽃창살 문양은 볼 수 있었다. 꽃창살은  부처를 향한 꽃 봉양이라는 의미를 안고 있다. 부처가 바라보는 곳에 사계절 꽃이 가득했으면 하는 염원을 담은 것. 정성이 가득 배인 문양 하나하나의 예술적 기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해 뜰 무렵 또는 지는 해가 창살을 비출 때 안에서 보면 한 마리 새가 날아가는 모양이 그려진다고 한다. 법당에 들어서 천장을 올려다보니 가운데 문고리가 눈에 띈다. 자세히 보니 문의 형상도 보인다. 바로 극락세계로 가는 문이라고 한다. 천상의 악기며 물고기 등 온갖 삼라만상이 법당 안에 다 있는 것이다. 오른쪽 단청 아래 부분에는 못다 그린 그림 한 부분이 남아 있는데 그 내력은 이렇다.

 

이른 아침의 곰소항

 

한 화공이 단청을 하는데 100일 동안 아무도 들여다보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스님 하나가 끝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몰래 보았더니 금빛 새가 붓을 물고 단청을 그리고 있더라는 것. 이를 눈치 챈 새가 그대로 날아가 버렸으니 바로 ‘관음조’였다는 이야기다. 외변산에서 내변산으로, 또는 내변산에서 외변산으로. 구불구불한 와인딩로드에서 적당한 직선로까지 드라이브하기 좋은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가을 속에 서면 하나의 풍경이 된다<br>
가을 속에 서면 하나의 풍경이 된다

 

지붕을 열어젖힌 그란 카브리오는 머리카락만 기분 좋게 바람에 흩날리는 기분으로 내달렸다. 조금 속도를 높여 달려도 실내로 바람이 들이치지 않았다. 매끈한 움직임과 끈끈한 그립, 정확하고 날카로운 핸들링은 풍경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하나의 풍경이 되어 바람처럼 함께 흘러갔다.    

 

사라져가는 풍경. 곰소염전

 

부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가 바로 매창(梅窓)이다. 조선시대 황진이와 쌍벽을 이룬 명기이자 여류 시인이었던 매창은 이별의 애조와 그리움을 노래한 수많은 시편을 남겼는데,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라는 시조가 많이 알려져 있다. 아전의 서녀로 태어나 기생이 된 그녀는 38세의 짧은 생을 살았다. 사후에 부안의 아전들이 그녀의 시를 모았고, 이것을 그녀가 자주 찾던 개암사에서 책으로 엮어주었으니, 이것이 바로 매창집(梅窓集)으로 오늘에 전해온다.

개암사 가는 길에 만나는 저수지<br>
개암사 가는 길에 만나는 저수지

 

호젓하면서 호방한 분위기의 개암사

 

 

지금은 부안읍 매창로에 매창공원이 조성되어 그의 다양한 시편들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 개암사 가기 전 잠시 매창공원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개암사는 저수지를 끼고 가는 길의 호젓함이 좋고, 규모가 크진 않지만 호방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 넓은 우주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개암사 뒤편에는 백제 부흥운동의 중심이었던 주류성의 성벽이 좌우로 펼쳐져있다. 

 

서정적인 변산의 바다와 포구들

 

변산은 가는 곳마다 여러 색깔의 그림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어 길을 떠나는 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아침에 물이 들어오고 저녁에 빠지는 흔한 풍경은 우리의 하루처럼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의미를 던져준다.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는 그 길 어디에서나 매력적인 스타일을 드러냈고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소프트톱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의 우아한 퍼포먼스는 길을 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돌려 세우기에 충분했다. 바다와 바람, 자유의 삼중주가 울려 퍼진 변산. 다시 또 그리워지는 이름이다. 

 

<변산의 맛>

 

변산온천산장

바지락죽으로 유명한 집. 온천산장이란 이름은 원래 이곳에서 온천개발 당시 밥을 지어주는 식당으로 시작한 유래를 안고 있다. 온천개발은 온도 1도가 모자라 중단되었다고. 죽은 맛있지만 바지락이 좀 작아 아쉬움. 
바지락죽 8000원 (특) 10000원. 063-584-4874  

 

계화회관
계화도에서 잡은 백합으로 만든 백합죽으로 일찌감치 소문난 집이다. 백합탕을 비롯해 백합구이 등 다양한 코스 요리가 있다.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백합탕은 25000원인데 공기밥(1000원)을 따로 시켜야 한다. 맛은 적당하다.  
백합죽 10000원 백합탕 25000원 063-584-3075

 

현정이네횟집
바닷가에 와서 회가 생각난다면 찾아갈만한 집. 곰소항에 위치. 기본 회와 더불어 멍게, 산낙지, 개불, 전복 등 사이드 디시가 잘 나온다. 매운탕도 기본에 포함되어 있어 가성비 좋은 횟집으로 꼽힌다. 맛도 기본 이상.    
광어, 우럭 50000원 농어, 도미 60000원 063-581-7752

 

 

<2018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

 

마세라티 스포츠카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그란 카브리오는 그란투리스모의 카브리올레 모델. 이전 모델의 돌출된 타원형 그릴은 알피에리 콘셉트에서 영감을 얻은 대형 ‘샤크 노즈(상어 코)’ 형태의 육각형 그릴로 대체되어 역동성을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작된 V8 4.7L 자연흡기 엔진과 6단 ZF 자동 변속기를 매칭했다. V8 엔진은 마세라티의 레이싱 혈통을 여실히 보여주는 고회전 퍼포먼스와 날카로운 응답력을 보여준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5.0초에 불과하다. 


실내에는 기민한 터치 반응을 갖춘 8.4인치 고해상도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새롭게 탑재되었다.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호환 가능하다. 기어 레버 옆에 위치한 로터리 컨트롤로 볼륨 및 기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보다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하만 카돈(Harman Kardon)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춰 뛰어난 사운드 출력과 음질을 제공한다. 

 

2018 마세라티 그란 카브리오는 전통적인 시그니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은 스포트(Sport) 트림과 레이싱 DNA를 강조한 MC(Maserati Corse) 트림 두 가지로 나온다. 스포트 트림에만 기본 적용되는 스카이훅 서스펜션은 더욱 편안한 승차감으로 어떠한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MC 트림에는 중앙의 투명한 디퓨저를 통과하는 원형 배기구를 장착해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했다. 가격은 스포트 2억4100만 원, MC 2억54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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