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패스트, 세계무대를 겨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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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빈패스트, 세계무대를 겨냥하다
  • 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 승인 2018.11.0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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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베트남 브랜드가 BWM를 바탕으로 한 2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시티카와 전기차가 뒤따른다

 

27만2750대.
2017년 베트남에서 팔린 승용차 물량. 한해 판매량으로 역대 2위까지 올랐지만 2016년에 비해 16.3% 줄었다; 빈패스트의 두 모델은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빈패스트(Vinfast)는 새로 태어나는 베트남 자동차 브랜드다. 이들은 구형 BMW 5시리즈 세단과 X5 SUV를 바탕으로 한 두 가지 모델을 파리모터쇼에 내놓았다. 2019년 말에는 완전신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파리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MW N20형 터보 2.0L 가솔린엔진을 장착하고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을 갖춘다. 이 모델은 2019년 3월부터 시험 제작되고, 9월에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수도 하노이에서 약 120km 떨어진 해안도시 하이퐁 부근에 있는 새로운 공장도 완공 단계다. 이 공장에서 전기스쿠터도 개발해서 내년 가을부터 생산을 개시한다. 빈패스트는 영국에서 복스홀 비바로 팔리는 차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스타일을 바꾼 이 A세그먼트 ‘시티카’는 2019년 가을부터 두 가지 버전으로 팔린다. 1.0L 수동 모델은 택시 스펙으로 나오고, 무단변속기어를 단 1.4L 버전은 상용으로 시판된다. 아울러 전기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들은 2025년까지 한 해 승용차 50만 대, 전기스쿠터 100만 대를 목표로 한다.

 

빈패스트의 SUV는 175마력과 227마력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빈패스트는 새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기술 인재들을 모았다. 전직 GM의 미국 디자이너 데이비드 라이언을 포함해 영국계 케빈 피셔(차량 엔지니어링 총책), 로이 플레크널(기획·제품관리 이사)과 호주계 숀 캘버트(엔지니어링 부사장) 등이 합류했다. 빈패스트의 외부 엔지니어링 협력업체에는 피닌파리나와 보쉬, 마그나, 지멘스가 있다. 케빈 피셔에 따르면 플래그십 모델에 쓰인 2개의 구형 플랫폼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빈패스트가 직접 개조했다고 한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규정에 맞춰 손질하는데 역점을 뒀고 특히 보행자 보호와 측면충격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BMW의 일부 생산기술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BMW를 바탕으로 한 신형 엔진은 처음에는 175마력과 227마력으로 나오고, 8단 ZF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향후 하이브리드 버전을 만들 길도 열어놓았다. 그러나 빈패스트는 BMW의 밸브크로닉 헤드의 라이선스는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형 N20에 재래식 밸브트레인을 달았다. 디자인 총책 라이언은 모기업인 빈그룹 회장 팜 낫 부옹에게 “두 모델의 디자인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라이언은 전통적인 클레이 모델 단계를 생략하고 첫 스케치에서 최종 스타일 개발까지 11개월 이하로 줄였다.

 

하이퐁 공장은 해안 매립지에 들어섰다

 

2017년 8월에 피닌파리나가 차체 스케치를 시작했고, 그해 10월까지 약 20여 점의 콘셉트를 제출했다. 11월에는 최종 디자인이 선정됐고, 올해 1월 스티로폼으로 첫 모델을 완성했다. 최종 디자인의 표면개발은 8월에 완료됐다. 빈패스트와 협력업체가 실내를 마감했고, 공급업체 포레시아가 개발과 소재 처리를 담당했다. 포레시아는 제작공정을 가속화했을 뿐만 아니라 최종 품질을 개선했다. 나아가 빈패스트는 자체 전기차에 쓰일 전기 관련 장비를 만들었고, 볼보의 대형 센터 터치스크린과 고성능 디스플레이를 갖춘 주문형 실내를 만들 능력도 갖췄다.

 


새로운 빈패스트 공장은 조업 초기에 한해 25만 대 수준으로 출발하고, 공장 주변에 공급업체 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여기서 대다수 보디 패널을 뽑아내고 용접과 페인트 작업을 한다. 아울러 엔진 블록, 헤드와 크랭크샤프트 정밀가공 작업을 마치게 된다. 빈패스트 고위층에 따르면 제1차 공급업체들과 함께 차량 제작과 공장 건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고 한다. 실제 공장 생산 장비의 95%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들여왔다. 보디 용접은 1200대 로봇을 사용해 100% 자동화했다. 페인트 작업장도 마찬가지, 56대의 로봇이 페인트 작업을 하고 23대의 로봇이 95%의 보디 접착 작업을 한다.

 

 

모기업인 빈그룹은 이미 다른 분야에서 확고한 밑바탕을 다진 대기업이다. 빈패스트는 빈그룹의 최신 산하 기업이다. 이들의 주요 타깃층은 급성장 중인 베트남의 중산층이다. 따라서 현지에서 디자인됐으며 가격경쟁력이 있는 고급 럭셔리카를 그들의 사업목록에 추가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빈패스트 고위인사는 “이 차들은 베트남 국민에 의해, 베트남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다. 300만 명이 넘는 빈그룹의 고객층을 통해 두 모델의 잠재적 시장을 파고 들게 될 것이다. 이 차들은 그룹의 66개 쇼핑몰에 제품을 전시할 것이다”고 답했다.

 

 

<베트남은 빈패스트가 필요할까?-힐튼 홀로웨이(Hilton Holloway)>

 

 

베트남 인구는 9100만 명에 이르지만, 일 년 평균 임금이 2300파운드(약 332만 원)에 불과하다. BMW를 바탕으로 한 두 종류의 고급차를 출시하기에 이상적인 인구소득구조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빈패스트는 급증하는 베트남 중산층의 위상을 이미 내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현대식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고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낼 여력이 있다. 그들은 비싼 벤츠보다는 BMW를 바탕으로 한 국산차를 고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전기스쿠터의 수요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빈패스트의 새 공장은 해안매립지의 방대한 부지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장비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은 첨단시설이다. 이로 미뤄볼 때 고비용 유럽 브랜드의 슈퍼 미니 생산도 가능하다. 빈패스트의 생산 비용이 유럽 공장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빈패스트는 한 달 평균 임금이 400~600파운드(약 57만~86만 원)다. 올해 체코의 스코다공장은 임금이 12%나 오르면서 평균 한 달 임금이 1500파운드(약 217만 원)를 넘었다. 즉, 빈패스트는 유럽의 차량 생산 물량을 따올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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