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SUV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올바른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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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SUV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올바른 선택일까?
  • 댄 프로서(Dan Prosser)
  • 승인 2018.10.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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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차는 세계 최초의 슈퍼 SUV다. 그러나 이 650마력짜리 첨단 기술 덩어리가 영국 도로에 발을 들여놓기에는 너무 크지는 않을까?

 

당신이 람보르기니 우루스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계없이, 당신의 의견은 두 갈래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다. 첫 번째는 이 차의 존재가 적절하고 합당하다는 사실이다. 람보르기니는 건축업자나 회계법인 만큼이나 수익성을 중시한다. 어떤 분야가 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면서 계속 커지고 있는데, 람보르기니가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지킨다거나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유산을 존중한다는 핑계로 그걸 못 본 체한다?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것만큼 이상한 일이다.

 

 

포르쉐나 마세라티, 애스턴 마틴,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가 독자적인 SUV를 만들어 시장의 파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상황을, 슈퍼카에 대한 신념을 올곧게 지키고 있다며 스스로를 치켜세우며 뒷전에 앉아 보고 있을 람보르기니가 아니다. 람보르기니는 이 차가 자신들의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 수준인 연간 7000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주 그럴싸한 사업처럼 들린다. 물론 고성능 SUV 분야에 대한 침체 요인들도 여전히 있다. 이것이 2018년 현재 자동차업계가 처한 현실이다. 물론 당신은 우루스가 새천년이 시작된 이후 나온 차들 중 가장 놀라운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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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스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이 타고난 토크의 풍부함 덕분에 속도를 빠르게
높여 간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정보는 바로 람보르기니가 만든 SUV가 아주 훌륭하다는 사실이다. 정말 그렇다. 이 차와 견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차를 비교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우루스가 그들 중 어느 하나보다 더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 차와 다른 차들을 비교해 보자. 람보르기니는 우루스가 사상 첫 슈퍼 SUV라고 생각한다. 가득 담긴 최신 기술과 장비를 보면 근거 없는 주장이 아니다. 액티브 토크 벡터링, 네바퀴조향 기능, 기본적으로 뒷바퀴에 토크를 더 많이 보내는 센터 디퍼렌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액티브 안티롤 바를 갖췄고, 그 모든 것이 차를 최대한 민첩하게 만드는데 쓰인다. 또한, 앞뒤 타이어는 지름이 다른 것은 물론 너비 차이는 더 크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고성능 SUV가 갖고 있는 애매한 특성이 가장 적다는 것이다. 즉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기에 훌륭한 차다. 제대로 된 람보르기니임에 틀림없다. 전반적인 특성은 물론이거니와 순수 스포츠카가 할 수 있는 방식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말이다. 개인적 관점에서는 이 점이 핵심이다. 우루스가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단순히 드라이브를 즐기러 가고 싶게 만드는 SUV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SUV도 그럴 수 없다. 다른 SUV들은 차체가 너무 높고 지나치게 무거울 뿐 아니라, 달리기에 영향을 줄 만한 최신 기술이나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 우루스의 뚜렷한 존재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주행 모드와 기어 선택 장치는 폭스바겐그룹 공통 장치들 사이에서 람보르기니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세부 디자인이 과장돼 보인다. 특히 복잡한 앞부분 주변이 그렇고, 약간 부자연스러운 쿠페식 지붕선도 알맞은 것 같지 않다. 물론 실내는 넉넉하고 전반적 품질은 확실히 아주 훌륭하다. 다만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프리미엄 제품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룹 안에서 공유되는 여러 부품을 누구라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람보르기니는 주행 모드와 기어 선택 구조로 운전석을 맞춤 제작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장치들이 얼마나 멋있는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기겠다.

 

우루스의 승차감이 포르쉐 카이엔이나 벤틀리 벤테이가보다 더 끈끈하고 단절된 느낌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 노면이 매끄러운 길을 달릴 때는 승차감이 좋고 거친 구간을 지날 때조차 지나치게 불쾌하지 않다. 이 차를 영국에서 폭넓게 시승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형편없는 부분이 종종 나타나는 영국 도로라면 약점이 잘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달려 보면, 가장 큰 23인치 휠 대신 22인치 휠을 끼운 우루스는 포장된 노면에서 가장 험한 부분을 지날 때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바쁘고 긴장된 느낌으로 움직인다. 최소한 에어서스펜션이 가장 나긋나긋한 스트라다 모드에서는 그렇고, 스포트 모드에서도 거의 비슷하다. 가장 단단한 설정인 코르사 모드에서는 노면이 거울처럼 매끄러운 아스팔트 위가 아니라면 승차감이 끔찍하다. 

 

운전석 위치는 스포츠카와 아주 비슷하다. 다만 몇 십 센티미터 높이 올라앉을 뿐이다

 

한편 람보르기니가 에고(Ego)라고 부르는 모드에서는 주행 관련 특성을 개별 조절할 수 있다. 좌석 위치는 아주 훌륭하다. 노면에서부터 정말 높은 위치에 앉게 되기는 하지만, 더 고급스러운 다른 브랜드의 모델에 앉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주 편안한 자세를 갖출 수 있다. 옆 유리창이 어깨 부근까지 올라올 정도로 차체가 솟구쳐 있어 아늑한 느낌이면서, 스티어링 휠은 상체 앞쪽까지 뻗어 나와 있다. 몇 십 센티미터 높이 올라와 있을 뿐 스포츠카의 운전 자세나 다름없다. 우루스를 좀 더 박력 있게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전혀 낯선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데도 스포츠의 성격이 더 뚜렷한 차에 타고 있을 때와 아주 비슷한 자신감을 갖고 활기차게 몰게 된다.

 

이 차의 백미는 스티어링이다. 물론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쓰기는 하지만 조작과 움직임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으면서, 다른 모든 SUV를 몰 때보다 더 본능적으로 코너에 차를 집어던질 수 있을 만큼 앞바퀴의 반응이 자연스럽다. 적당하게 기울어지는 차체는 운전자가 커브를 돌 때 접지력을 살려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섀시를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차를 좀 더 거칠게 코너로 내던지면 앞뒤 바퀴 사이의 조화에서 균형감각까지 느낄 수 있다. 우루스는 적어도 제한속도 이내로 달릴 때만큼은 형편없는 언더스티어로 노면을 파헤치는 일이 거의 없다. 

 

디자인이 복잡해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 담긴 첨단 기술들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디자인이 복잡해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 담긴 첨단 기술들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커브가 아닌 곳에서는 힘찬 가속과 민첩성을 느낄 수 있지만, 뒤쪽으로 더 큰 토크를 보내는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액티브 토크 벡터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발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물론 이것도 제한속도 이내일 때의 이야기다. 차체 제어 특성은 이 정도 크기의 차 치고는 탁월할 만큼 우수하다. 아우디 RS6에서 가져온 트윈터보 V8 엔진은 어떨까? 솔직히 괴물 같은 엔진이고, 풍성한 저회전 토크 덕분에 우루스 같은 차에는 아주 잘 어울린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날카롭고, 2단 기어에서 최대한 가속할 때의 가속력은 다른 모든 SUV보다 더 두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람보르기니가 SUV시장에서 그들의 몫을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좋든 싫든 간에, 우루스는 적어도 같은 종류의 차들 가운데서는 가장 스포티하고 민첩한 차다. 

 

<tester’s note>

오른쪽 변속 패들을 당기면 드라이브(D) 상태를 선택할 수 있다. 손을 움직이고 있거나 스티어링 휠에 설치된 패들이 필요한 위치에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면 괜찮은 기능이다. 

 

<주행 특성은 람보르기니라는 이름에 걸맞을까?>

 

 

우루스를 진정한 람보르기니로 만드는 특성은 무엇일까? 생김새와는 별개로, 우루스를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모든 대형 SUV와 차별화하는 특성은 하드웨어 보정이다. 최고 기술 책임자인 마우리치오 레기아니(Maurizio Reggiani)는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인 것이 보정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우루스가 아우디 Q8과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과 뼈대를 공유하고 아우디 RS6의 엔진을 가져왔지만, 변속기는 업계 전반에 흔히 쓰이고 있는 ZF 자동이다. 에어서스펜션과 액티브 안티롤 바, 네바퀴조향 시스템 등은 다른 차들의 부품을 썼고, 우루스에 고유의 개성을 담기 위해 독특한 방법으로 조율되었다. 이런 작업이 우루스를 진정한 람보르기니로 만들었을까? 그건 아마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Lamborghini Urus>

걷잡을 수 없이 빠르고, 이와 같은 유형의 다른 모든 차보다 더 날카롭다. 다만 스포츠카처럼 스릴을 느끼기에는 너무 무겁다

가격 15만9925파운드 (약 2억3173만 원)

엔진 V8 3996cc 트윈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650마력/6000rpm

최대토크 86.5kg·m/2250~4500rp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2197kg

최고시속 306km

0→시속 100km 가속 3.5초

연비 8.1km/L

CO₂/과세기준 290g/km, 37%

라이벌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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