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개성공단 제품 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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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개성공단 제품 사용 불가!”
  • 편집부
  • 승인 2013.11.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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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특수성 무시, 한국GM의 정체성 문제

한국GM이 개성공단의 재개를 앞둔 지난 9월 30일, GM의 반북정책을 준수한 것으로 보이는 ‘개성공단 관련한 한국GM 정책’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 협력업체에 보낸 것이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GM GPSC 부사장 로위나 포르키나 명의로 발송된 이 공문은 남북협력 공단인 개성공단을 북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때문에 GM의 공급망에는 어떠한 개성공단 제품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

이는 미국의 적성국 제재 규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적성국가와 관련된 거래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공문에서는 “동일한 제재는 쿠바, 이란, 시리아, 수단(북쪽)에도 함께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회사인 GM의 경우 그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고, 자회사인 한국GM 또한 그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는 개성공단의 특수성을 무시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개성공단은 한국 정부의 투자를 바탕으로 북한과 공동 협의로 만들어진 공단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의 조성목적은, 한국의 기술 및 자본과 북측의 인력을 결합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 개발하는 것. 이를 통해 남측의 산업경쟁력 제고와 북한의 경제발전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도모하고 교류협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데 있다.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된 지금, 우리 정부는 가동 정상화 합의에 이어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논의 또한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FTA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에서, 개성공단 현황, 남북협력 진전 상황, 개성공단 생산제품 한국산 인정문제 에 대해서 한-미 양국이 의견을 나누었다. 이에 대해 논의가 진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결정난 것은 없다.

문제는 보다 근원적인 데 있다. 바로 한국GM의 정체성이다. 미국의 입장이야 그렇다해도 한국GM의 '개성공단 제품 불가' 방침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GM은 대우자동차의 후신이며 주요 생산기반이 부평에 자리한다. 수출할 때는 GM 브랜드지만 내수 시장에서는 엄연히 국산차로 분류된다. 국산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개성공단 제품을 쓰지 말라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 현재의 논리라면 한국GM이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 모델은 단지 미국차일 뿐이다. 이제 한국GM이 대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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