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올 뉴 콰트로포르테, 7세대 골프, 더 뉴 K5
상태바
<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올 뉴 콰트로포르테, 7세대 골프, 더 뉴 K5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9.26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세라티 올 뉴 콰트로포르테
마세라티(Maserati)는 이탈리아의 고성능차 전문 메이커이다. 게다가 올해는 마세리티의 고성능 세단 콰트로포르테가 나온 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콰트로포르테’라는 이름은 얼핏 기아의 ‘포르테’(Forte) 승용차와 비슷한 이름처럼 들리기도 한다. 물론 기아의 포르테(Forte)라는 이름도 이탈리아어의 강하다는 뜻의 forte에서 만들어진 이름이기는 하지만, 콰트로포르테(Quattroporte)에서는 f가 아니라 p를 쓴다.

‘Quattro’는 숫자 4, ‘Porte’는 문을 의미해서, 문이 넷 달린 승용차를 의미한다. 아마도 고성능 승용차들은 대부분 쿠페이기 때문에 문이 넷 달린 고성능 승용차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지어졌을 것이다. 유명한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콰트로포르테의 3세대 모델을 타면서 아끼고 사랑했다고 하고, 1984년에는 이탈리아 7대 대통령의 전용차로 쓰이기도 했다고 하니 전설적인 스포츠카를 여럿 만드는 나라의 대통령은 이 정도쯤은 타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세대 콰트로포르테는 1963년 토리노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최고시속은 230km에 달했다고 한다. 1964년부터 1965년까지 약 260대가 제작됐고, 1974년 토리노모터쇼에서 2세대 콰트로포르테가 발표되지만, 1976년에서 1978년까지 12대밖에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레어 중 초레어 아이템인 셈이다.

이후 3세대 모델은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Giugiaro)에 의해 디자인되고, 1994년에 발표된 4세대 모델은 슈퍼카 디자인의 거장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의 디자인이었다. 이후 2002년에 페라리의 전문 디자인 업체였던 피닌파리나(Pininfarina) 디자인의 5세대 콰트로포르테를 거쳐, 10년 만에 완전히 바뀐 6세대 모델이 드디어 나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콰트로포르테의 디자인 족보는 가히 화려하다.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 역시 그러한데, 페라리에 탑재되는 8기통 엔진으로 무려 530마력의 출력에 최고시속 307km, 0→시속 100km 가속까지 단 4.7초 만에 주파하는 성능에, 긴 후드와 낮게 누운 앞 유리창으로 그야말로 ‘문 넷 달린 스포츠카’의 건장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콰트로포르테는 어쩌면 모든 운전자들의 ‘로망’일지도 모른다.

폭스바겐 7세대 골프
새로운 7세대 골프는 이전 모델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전면부의 형태에서 이전의 골프와 달라진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는 6세대와 7세대 신형을 같이 놓고 봐야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가 없는 듯이 보인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디자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야말로 진화적 변화, 1세대의 변화는 크지 않은데, 두세 대 정도의 모델을 비교해보면 비로소 변화가 보이는 디자인, 이게 바로 기능주의적 독일의 디자인인지도 모른다. 한편 골프는 C세그먼트의 승용차이면서 고성능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소비자들의 인식이므로, 감각적인 변화는 큰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7세대 골프는 전반적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감성적인 느낌이 더해진 모습이다.

앞모습을 보면 6세대 모델에서보다 폭이 좁아진 것처럼 보이는 헤드램프 덕분에 상대적으로 슬림하고 넓어진 인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헤드램프가 작아진 것은 아니다. 차체 옆면에는 도어 핸들 아래로 샤프하게 접혀진 캐릭터 라인이 생겼다. 그리고 C필러 쪽이 다시 정리됐다.

이전의 5세대 모델에서 간결하게 정리했던 C필러와 뒷문, 테일 게이트, 테일 램프의 분할선의 형태가 6세대 모델에서 조금 복잡해졌었지만, 7세대 모델이 되면서 다시 깔끔하게, 그렇지만 더 역동적인 선으로 정리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게다가 측면에서 볼 때 A필러 아래에 삼각형 유리창이 더해져서 캐빈의 크기를 강조함과 동시에 더욱 경사진 앞 유리로 역동적인 인상이다. 여기에 바퀴가 강조된 느낌이어서 건장한 느낌을 준다.

차체에 사용된 면의 곡률 역시 매우 팽팽하고 엣지를 세운 단단한 이미지로써, 기능적이면서 튼튼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전면부의 인상과 휠과 같은 부품의 형태에서도 고성능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7세대 골프의 전체적인 디자인 특징은 이전까지 기능적인 느낌이 강하던 것에서 감성적인 특징을 더했다는 것이다. 감성의 비중이 조금 높아지면서 더 소형차다운 성격을 가지게 됐다고 해야 할까?

기아 더 뉴 K5
K5가 페이스리프트 돼서 나왔다. 요즈음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바꿀 게 없는데도, 혹은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온다는 점이다. K5 역시 그렇다. 처음 K5가 나왔을 때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처음으로 쏘나타가 K5에게 중형차 시장 1위를 내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K5는 피터 슈라이어의 부임 이후 기아의 디자인이 일취월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았다. 사실 어느 브랜드나 메이커 디자인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실무 디자이너들의 ‘그림솜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전문적인 안목에 의한 디자인 의사결정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물론 그런 의사결정도 결국은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새로운 K5는 이전 모델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모습에서는 앞 범퍼와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그릴이 주요 변경 부품이다. 헤드램프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들어갔고, 이전에 한 개뿐이던 프로젝션 램프가 두 개로 바뀌었다. 범퍼의 안개등도 LED로 바뀌고, 안개등 위쪽의 범퍼는 마치 날개처럼 생긴 모양이 만들어졌다. 전반적으로 젊은 인상의 디자인이 되었다.

물론 중형 승용차의 주 고객층의 연령이 점점 젊어지고 있긴 하지만, K5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단지 ‘아저씨들의 차’이던 중형급 승용차를 ‘젊은 아저씨’까지 끌어 내린 건 역시 K5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그런 젊은 디자인에서 더 젊어진 것이다. 사실 YF 쏘나타와 K5가 같은 플랫폼이라고 해도 K5는 YF 쏘나타에 비해 후드가 좀 더 길고 데크는 더 짧게 만들어서 차체 비례에서부터 고성능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차가 좀 더 건장해진 셈이다. 국내시장에서의 중형 승용차들이 대부분 거주성을 강조하면서 캐빈을 키워서 고성능의 이미지를 가지지 못했던 ‘한풀이’를 K5가 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K5는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디자인의 다양성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K5의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도 그다지 손댈 곳이 별로 없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었다.

다시 앞으로 2~3년이 지나서 현재의 K5의 후속 모델이 나올 때가 되면 또 어떤 혁신적인 디자인이 나올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K5가 처음 등장하면서 혁신의 이미지를 주었듯이, 다음 모델의 K5 역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이를 테면 세대가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혁신적 디자인을 시도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