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뉴 파나메라, 럭셔리 세단의 지평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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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뉴 파나메라, 럭셔리 세단의 지평을 넓히다
  • 최주식
  • 승인 2013.09.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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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쥬펜하우젠의 포르쉐 박물관에서 911 50주년의 연대기를 보고 다시 뮌헨으로 날아온 때는 6월 19일. 지난 상하이모터쇼에서 데뷔한 신형 파나메라 시승을 위해서다. 포르쉐는 뮌헨공항 내에 파빌리온을 짓고 여기서 글로벌 시승행사를 지휘했다.

2세대에 이른 파나메라의 라인업은 롱 휠베이스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해 모두 10개에 이른다. 고객들은 다양한 재료에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레시피를 찾는다. 포르쉐 파빌리온에서 만난 파나메라 생산라인 게르놋 될러(Dr. Gernot Dollner) 부사장은 “뉴 파나메라는 매우 유니크한 모델이며 특히 S E-하이브리드는 혁신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운사이징으로 이룬 V6 엔진의 효율성과 2세대로 업그레이드한 PDK의 오토 스타트-스톱의 시스템적 향상, 리무진에 버금가는 이그제큐티브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럭셔리 세단 최초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자부심도 빼놓지 않았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그대로지만 포르쉐 처음으로 LED를 쓴 헤드램프와 더 커지고 모양이 바뀐 공기흡입구가 달라진 얼굴을 보여준다.

이전보다 낮아진 앞 윈도는 차체를 길어보이게 한다. 수평 기조의 측면에서는 방향지시등을 포함한 공기흡입구가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길게 이어졌다. 완연한 ㄷ자를 만든다. 사이드 실의 끝단도 또렷해졌다. 뒷모습은 새로 디자인된 트렁크 리드에 의해 사뭇 다른 인상이다. 리어 윈도는 더 넓어지고 번호판 위치가 범퍼 아래로 내려가 뒷모습이 지면에 좀 더 가까워 보이는 효과를 준다.

디퓨저와 양옆의 듀얼 머플러가 스포티한 자세를 완성한다. 실내에서는 다기능 스티어링 휠이 업그레이드되었다. 굵은 수평 스포크에는 드라이브 셀렉트 주행모드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최적화된 크루즈 컨트롤 장치는 위험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제동 과정에 개입한다. 카메라 기반의 도로 표지판 탐지와 차선 이탈 경고는 장거리 여행이나 고속도로 주행 때 도움을 주는 그란 투리스모다운 장치다.

그리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와 연결하는 포르쉐 카 커넥트(Porsche Car Connect) 시스템이 새로 더해졌다. 이 서비스는 6개월 동안 무료라는데,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에는 표준 기능이다. 먼저 파나메라 4S를 타고 뮌헨에서 동남쪽 120km 떨어진 베르히데스가덴으로 달린다. 독일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나다는 바이에른 알프스 지역으로 슐로스 엘마우(Schloss Elmau)가 목적지.

티나 월시의 저서 <죽기 전에 꼭 가야할 세계의 휴양지 1001> 중의 한곳이란다. 네바퀴굴림 4S는 V6 3.0L 바이터보 420마력 엔진을 얹고 0→시속 100km 가속 4.8초의 성능을 낸다. 빠르게 달리는 고성능 세단의 목적지는 슬로 라이프의 공간. 우리가 지금 이토록 빨리 달리고 있는 것은 결국 느리고 여유 있는 삶을 위해서가 아닐까.

신형 파나메라에서 주목할 부분 중의 하나가 다운사이징에 의한 V6 3.0L와 V6 3.0L 바이터보 엔진이다. V6 바이터보는 이전 파나메라 S와 파나메라 4S의 V8 4.8L 엔진을 대체하며, 파나메라 4S의 신형 이그제큐티브 버전에도 사용된다. 이 엔진의 기본 수치 자체가 이미 다운사이징의 진보를 나타낸다. 이전 V8 엔진과 비교해 출력은 20마력, 토크는 2kg·m 높아지고 연비는 18% 더 향상되었다. 1,750~5,000rpm의 다양한 엔진 회전대에서 최대 53kg·m의 토크를 내 낮은 rpm에서도 강력하고 꾸준한 토크 곡선을 기록한다.

달리고 있으면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데, V6의 배기음은 생각보다 희미하지 않다. V8의 묵직함과는 다르지만 카랑카랑한 날카로움이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상승하는 바이터보 엔진은 파나메라 GTS처럼, 흡기음이 다이어프램(diaphragm)을 통해 실내로 전달된다. 스포트 버튼을 누르면 배기구가 더욱 넓게 열리며 한층 스포티한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도심을 벗어나는 데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체된 도로에서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유용했다.

엔진 정지와 출발의 연결이 빨라 위화감이 없다. 그리고 PDK의 확장된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관성의 힘에 의한 탄력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보통의 차도 가속한 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관성의 힘으로 움직이지만, 이 차는 아예 실린더를 오프시키는 것이다. 이 기능은 특히 고속도로 주행에서 연료소비를 상당히 줄여준다. 작은 마을들이 나오고 호수를 낀 와인딩 로드가 펼쳐진다. 커브는 완만하고 직선과 곡선이 적절히 배합되는 길. 직선 가속은 빠르고 코너링은 정확하다.

가끔 나타나는 급경사에서 차체는 뉴트럴한 특성으로 담대하게 코너를 감아나간다. 유연성을 발휘하는 단단한 섀시는 시트에 오래 앉아 있어도 피곤함이 적다. 달리는 재미는 확실히 쾌적함과 여유를 동반한다. 이윽고 슐로스 엘마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다음, 도어가 완전히 닫히지 않았는데 스르르 꽉 닫힌다. 이전 세대에도 이 기능이 있었을 법한데 이번에 처음 적용된 기능이란다. 그리고 리어 와이퍼 아래 동그란 부분을 누르면 트렁크가 열린다.

해치 게이트 스타일의 트렁크는 매우 높게 열린다. 그래서 자동 버튼을 달았다. 신형 파나메라는 기본 옵션을 강화한 것이 특징 중 하나다. 목가적인 풍경, 고성 같은 분위기, 알프스 자락의 험준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경치에 넋 놓을 틈 없이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로 갈아탄다. 새로 개발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9.4kWh로 기존 니켈수소 전지 1.7kWh보다 용량이 5배 높다. 이 배터리는 95마력을 내는 전기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여기에 V6 슈퍼차저 333마력 엔진을 결합해 416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이를 통해 최고시속 270km, 0→시속 100km 가속 5.5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면서도 NEDC 기준 연비가 32.3km/L에 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1g/km에 불과하다. 출발은 전기모터로부터 시작된다. 배기음을 느낄 수 없는 포르쉐는 낯설다.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전달하는 전기모터의 가속력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전기모터만의 힘으로 시속 5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6.1초. 새로운 계기와 파워미터는 전기모터와 엔진의 상호작용과 운전자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니터로 에너지 흐름도를 볼 수 있다는 점 외에 센터콘솔의 버튼도 다른 구성이다. 3개의 푸시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모드는 4가지. E-파워 모드는 대부분 순수 전기 동력만으로 달린다. E-파워가 비활성화되면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된다. E-충전 모드는 주행 중 고전압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다. 그리고 스포트 모드는, 잠시 하이브리드를 잊고 포르쉐의 고성능과 다이렉트한 핸들링을 즐기는 데 사용한다.

파나메라 S-E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드로 운전할 때 한층 부드러운 느낌을 받는다. 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평균 36km다. 달릴수록 모니터에는 모래시계처럼 그 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파빌리온에서 만난 될러 부사장은 S-E 하이브리드를 몰고 1.9L로 100km 거리를 달렸다고 자랑했다. 모니터를 보니 정속주행으로 달린 처음 한동안은 0.9L/100km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수치는 곧 2.0을 지나 4.0으로 높아지고 있다.

어느새 전기모터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모두 소진되었다. 다시금 만난 와인딩 로드에서 스포트 모드 버튼을 누른다. 전형적인 포르쉐로의 변신이다. 과감하고 안정적인 자세로 코너를 감아나간다. 운전 재미를 즐기고 난 대가는 7.0L/100km. 그래도 높은 수치다. 하나의 보디에 담긴 두 가지의 성격은 얼핏 이율배반적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향한 흐름의 하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을 가장 포르쉐다운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포르쉐는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를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플러그인 충전시스템을 개발했다. 포르쉐 디자인(Porsche Design)의 포르쉐 유니버설 충전기(AC)는 모든 차에 기본으로 공급된다. 이 충전기에는 2개의 기본 전원 케이블이 제공되는데, 하나는 가정용 전기 콘센트, 다른 하나는 산업용 또는 고압 전원 콘센트에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파나메라 S E-하이브리드는 전원 연결장치의 종류에 따라서 약 2시간30분(16암페어)만에 또는 4시간 이내(10암페어)에 완충이 가능하다.

다음날 아침, 새벽에 내린 비 덕분에 풍경은 더 맑고 깨끗해졌다. 이런 아침은 하이브리드가 어울릴 것 같지만, 순서는 터보다. 포르쉐에게 터보는 한마디로 최고의 모델이다. 다른 포르쉐들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감명을 받지만 터보를 만나면 다 잊어버리게 된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뉴 파나메라는 엔진에 따라 브레이크 캘리퍼의 컬러도 달라진다. 하이브리드의 캘리퍼가 그린이라면 터보의 그것은 노란색이다.

배기관도 조금씩 다르다. 터보 모델의 경우 공기흡입구가 더 커지고 중간 공기흡입구는 아래쪽 방향으로 점점 가늘어진다. 파나메라 터보는 V8 4.8L 520마력 엔진을 얹고 0→시속 100km 가속을 4.1초에 끊는다. 최고시속은 305km. 출력은 이전보다 20마력 높아졌는데 연료 소비는 100km당 1.3L 낮아졌다. V6도 괜찮다고 했지만 막상 V8을 만나니 무색해진다. 묵직한 배기음에서부터 차원이 다르다.

파나메라 터보의 새로운 배기 시스템은 전환 플랩이 세 개로, 배기 분기 두 개에 연결된 중간 머플러에 하나, 후방 머플러 두 개에 각각 하나씩으로 이뤄져 있다. 이 플랩들은 부하를 걸 때나 엔진 속도를 조절할 때 열리거나 닫히며 강력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똑같은 모델인데 차가 가벼워지고 경쾌해진 느낌이다.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속도를 얻어내는 것이야말로 대배기량의 장점. 파나메라 터보는 ‘넘치는 힘’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아우토반에서 속도를 높여가다보니 시속 290km를 살짝 넘겼다. 이처럼 속도를 높여본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압도적인 가속력도 인상적이지만 흔들림 없는 차체와 안정감이 더 인상적이다.

빠르게 달리고 난 뒤에 속도를 줄이는데 차 뒤쪽에서 폭죽 소리가 터진다. 펑펑 터지는 터보의 백파이프 소리가 달릴 때보다 더 짜릿한 흥분을 준다. 각기 다른 성격의 신형 파나메라를 타며 포르쉐의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운 안락함 사이의 관계가 더 발전되었음을 확인했다. 스포티하면서도 좀 더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포르쉐다운 방법이다.

글: 최주식, 사진: 포르쉐 AG

Porsche New Panamera 4S
크기: 5015×1931×1418mm
휠베이스: 2920mm
무게: 1870kg
엔진: V6, 2997cc, 바이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420마력/6000rpm
최대토크: 53kg·m/1750~5000rpm
0→시속 100km 가속: 4.8초
최고시속: 286km
복합연비: 11.2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08g/km
변속기: 7단 PDK
휠(앞/뒤): 8J×18in/9J×18in
타이어(앞,뒤): 245/50 ZR18, 275/45 ZR18

Porsche New Panamera S E-Hybrid
크기: 5015×1931×1418mm
휠베이스: 2920mm
무게: 2095kg
엔진: V6, 2995cc, 슈퍼차저
최고출력: (엔진)333마력/5500~6500rpm
             (모터)95마력/2200~2600rpm
최대토크: (엔진)44.9kg·m/3000~5250rpm
             (모터)31.6kg·m/0~1700rpm
배터리: 9.4kWh 리튬이온 배터리
0→시속 100km 가속: 5.5초
최고시속: 270km
복합연비: 32.3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71g/km
변속기: 8단 팁트로닉 S
휠(앞/뒤): 8J×18in/9J×18in
타이어(앞,뒤): 245/50 ZR18, 275/45 ZR18

Porsche New Panamera Turbo
크기: 5015×1931×1418mm
휠베이스: 2920mm
무게: 1970kg
엔진: V8, 4806cc, 바이터보
최고출력: 520마력/6000rpm
최대토크: 71.4kg·m/2250~4500rpm
0→시속 100km 가속: 4.1초
최고시속: 305km
복합연비: 9.8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39g/km
변속기: 7단 PDK
휠(앞/뒤): 8J×19in/10J×19in
타이어(앞,뒤): 255/45 ZR19, 285/40 Z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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