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코란도 C, 코란도의 향수는?
상태바
쌍용 코란도 C, 코란도의 향수는?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6.14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란도 C, ‘코란도의 향수’ 달래줄 수 있을까?

5년간의 공백을 깬 4세대 모델, 프로젝트의 무산 위기를 넘기며 마침내 코란도 C가 데뷔했다. 지난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선보인 쌍용 코란도 C를 보며 과연 양산차로 나올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쌍용의 앞날은 안개 속이었다. 코란도 C의 출시와 때맞춰 쌍용이 26개월간의 법정관리를 졸업했다는 소식이다. 이제 일단의 안개가 걷힌 셈이다. 쌍용으로서는 2005년 카이런 이후 처음 출시하는 신 모델이다.

무엇보다 코란도라는 이름의 부활이 반갑다. 쌍용에게 있어 코란도는 건축물의 뼈대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런데 C는 무엇인가. 클래시(Classy-세련, 고급, 귀족적이라는 의미)의 C라는 게 쌍용의 설명. 첫인상은 클래식과 현대의 중간 어디쯤, 컨셉트카로 보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인 수정이 별로 없었다는 얘기다. 잘 알려진 것처럼 코란도 C는 세계 자동차 디자인계의 거장, 쥬지아로의 작품이다. 그런데 디자인의 어느 단계까지 쥬지아로가 했을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씸(thim) 디자인까지라고 한다. 이른바 ‘테마 디자인’(theme design)이라고 하는 것으로 초기 디자인 단계를 말한다.

“이태리어 어원으로 스케치 이후에 만들어지는 첫 단계의 실물 크기 클레이 모델을 ‘씸 모델’이라 한다. 말하자면 그 프로젝트의 스타일 방향을 결정짓는 역할이다. 이후의 세부 디자인 전개는 그 메이커의 기술력이나 경영진의 디자인 안목 또는 성향 등에 따라 그것이 유지되거나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는 게 한밭대 구상 교수의 설명이다. 쥬지아로가 초기 디자인 방향을 잡았고 거의 그대로의 결과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진보다는 실물이 낫다. 뒷모습이 약간 어중간해진 것만 빼면 그렇다는 말이다.

코란도 C를 타고 신호대기에 걸려 있는데, 대각선 맞은편에서 구형 코란도가 서 있다. 얼핏 보기에도 저쪽과 이쪽 사이에 어떤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프레임 보디의 오프로더가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라 하지만 저쪽의 개성이 강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모두가 나긋나긋한 도심형 SUV로 변모하는 시절에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좀 더 코란도 C만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킬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일단 정지 상태에서의 디젤 소음은 큰 편이다. 초기 가속에서도 이 소리는 쉽게 사르라들지 않는다. 요즘 차들이 워낙 조용해진 탓에 상대적으로 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시속 80~100km대의 일상적인 주행영역에서는 소리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이 구간대의 회전력 역시 좋아서 달리기의 질감이 향상되는 느낌이다. 속도를 붙여 달리기 시작하면 2.0L 175마력 디젤 엔진의 통상적인 파워를 넘어선다. 거침없는 질주는 처음의 커다란 소음조차 야성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인테리어는 보수적인 대형 세단 타입에 가깝다. 대시 패널이 약간 낮은 듯하지만 보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계기 다이얼은 심플하고 촉감이 좋다. 낮은 기어를 유지해 구동력을 높여주는 잠금(lock) 모드가 있는 것이 오프로더의 후예임을 말해준다. 공간과 시야는 넓고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뒷좌석, 간단히 앞으로 젖혀 짐칸을 늘려버리는 구성은 단순해서 누구나 다루기 쉬워 보인다. 도어 패널이나 군데군데 드러나는 플라스틱 재질이 약간 고급감을 떨어뜨린다.

오히려 만족스러운 것은 스티어링 감각이다. 약간 유격이 있는 듯하면서도 허점을 보이지 않는 것은 역시 전통 SUV 브랜드로서의 오랜 노하우와 실력이 다져진 결과다. 이런 스티어링 감각은 온로드와 오프로드 어느 노면에서나 잘 적응하며 조종성을 돕는다. 코란도 C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라 해도 좋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티어링 휠 좌우에 달린 변속 버튼이 위치상 너무 아래인 데다 사이즈가 너무 작다는 것. 이런 변속 타입으로 스포티한 변속을 해내기는 무리다. 기어 레버에 달린 스위치 타입 변속 버튼 또한 변속감을 즐기기는 힘들다. AWD지만 평상시 운전감각은 완전 앞바퀴굴림에 가깝다. 핸들링은 일반적인 속도에서는 방향성이 좋은 편, 코너링 또한 마찬가지지만 횡 지지력이 탁월한 수준은 아니어서 빠른 속도에서는 주의하는 게 좋다.

코란도 C는 클래시가 강조하는 컨셉트가 잘 반영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약간 투박한 야성의 속성이 드러난다. 이러한 면모는 최근의 도심형 SUV와 차별되는 요소다. 하지만 코란도라는 이름에서 과거의 정체성이나 전통의 계승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좀 더 강조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국내 컴팩트 SUV 시장에는 분명 ‘코란도의 향수’가 있다. 코란도 C가 그 향수를 달래줄 수 있기를 바란다.

글·최주식

SO GOOD
■ 넉넉한 파워, 고속주행 성능
■ SUV의 본질에 충실한 유틸리티
■ 적절한 스티어링 감각

NO GOOD
■ 정지 상태에서의 디젤 소음
■ 어중간한 타입의 수동변속 기능

FACT FILE
SSANGYONG KORANDO C
가격 3천90만원
엔진 커먼레일 디젤 1998cc
최고출력 181마력/4000rpm
최대토크 36.7kg·m/2000~3000rpm
연비 13.1km/L
CO₂ 배출량 205g/km
크기 4410×1830×1675mm
휠베이스 2650mm
변속기 자동 6단
서스펜션(앞/뒤)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디스크
타이어 225/55 R1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