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에 미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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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에 미래가 있을까?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14 11: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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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는 유행과 여론 나아가 법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우리는 애스턴 마틴,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과 포르쉐의 수장을 만났다. 슈퍼카의 미래는?

아메데오 펠리사(좌)와 스티브 크로플리(우)
최근에는 패밀리카마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줄어드는 석유자원, 숨통을 죄는 대기오염,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 체증과 이 모두에서 비롯된 ‘환경보호’의 아우성이 슈퍼카를 덮쳐온다.

따지고 보면 슈퍼카는 절실하게 필요하지도 않은 고객들을 위해 만들어낸 별종이다. 그 성능을 완전히 살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지나치게 과시적인데다 연료소비량은 주위의 어떤 차보다 더 많다.

서양의 소비자들은 몇 년 전부터 호화스런 사치에서 물러서는 기미를 보였다(돌발적인 세계적 불황을 맞아). 그렇다면 대부분은 애스턴 마틴,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를 비롯한 슈퍼 럭셔리카들이 심각한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 예상할 것이다. 그리고 슈퍼카 라인업 1호 MP4-12C의 출시를 앞둔 신흥 슈퍼카 메이커 맥라렌은 사업을 재고해야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 5대 메이커는 모두 건재하다. 페라리 458 이탈리아는 1년간의 고객이 기다리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이 7배나 늘었다고 발표했다. 맥라렌은 아직 출시하지도 않았지만, 1년 생산분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다. 그리고 애스턴 마틴은 기록을 세운 적은 없다. 그러나 최저수준에서 상당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이들 명문 메이커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해답을 구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카의 수도 마라넬로, 산타가스타 볼로냐, 게이든, 바이스자흐와 워킹을 찾았다.

페라리, 아메데오 펠리사
슈퍼카 메이커는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
얼간이라는 인상을 받지 않으려면 페라리 총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지 말라. 그 첫째 실마리는 대기자 명단에 있다. 페라리와 그 라이벌들은 계속해서 고객이 원하는 차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대단한 숫자는 아니다. 심지어 5대 메이커 중 최대 메이커인 포르쉐가 한 해 겨우 10만대를 판다. 그중 스포츠카는 절반 이하. 그밖의 라이벌들은 한 해 1만대를 밑돈다. 따라서 세계자동차업계의 1년 생산량 6천만대 중 10만대의 슈퍼카를 처벌해봐야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동시에 CO₂ 배출량도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페라리의 아메데오 펠리사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가 대량생산차의 CO₂ 배출 목표를 따를 수는 없다. 우리 차는 수가 적고, 대체로 장거리 여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의 흐름에 민감하게 호응하고 있다”

맥라렌 전무 앤터니 셰리프는 슈퍼카 메이커가 기술발전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MP4-12C 개발에 착수했을 때 최고보다 5~10%가 아니라 30~40% 앞서가자는 게 우리 목표였다. 우리는 창의적이어야 살아남는다. 게다가 우리는 빨리, 그리고 혁신적으로 기술을 개발한다. 초대형 메이커는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몇 년의 세월과 거액을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양산에 들어가게 될 때 배터리와 엔진 기술은 이미 멀리 앞서가 있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2006~2007년 사이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페라리는 차세대 엔초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밀레킬리 하이브리드 컨셉트를 내놨다. 아울러 2010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599 하이브리드 제작에 착수했다. 599 하이브리드는 CO₂ 배출을 줄이기 위해 페라리 F1 머신의 운동에너지 회수장치(KERS)를 받아들였다. 포프쉐 역시 2010년 제네바에서 공개한 911 GT3 레이서와 918 스파이더 하이브리드 컨셉트 제작에 착수했다.

이들은 슈퍼카 메이커들의 변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애스턴 마틴은 연료절약형 시그넷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아울러 곧 나올 120만 파운드(약 2억1천700만원)짜리 One-77은 같은 크기의 DB9보다 무게가 250kg이나 가볍다. 

람보르기니는 파리모터쇼에서 컨셉트카 세스토 엘레멘토를 선보였다. 무게를 999kg로 줄이고, 가야르도 후속 모델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람보르기니 CEO 빙클만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는 5.3L V10 엔진과 6.5L V12 엔진을 유지하기 위한 무게 줄이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V10 엔진의 세스토 엘레멘토는 카본파이버 비용을 3분의 2나 줄인 ‘단조 카본’을 폭넓게 사용한다. 세스토는 ‘람보의 미래를 미리 보여준다’는 빙클만의 주장.

빙클만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고객과 밀착된 차를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하이브리드는 시가지에서 전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시외 또는 서킷에서는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한다. 때문에 드라이버는 아주 특별한 차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페라리는 스톱/스타트 기능을 넣은 캘리포니아를 얼마 전 시장에 내놨다. 이 차는 종합적인 능률(스마트 냉각팬, 발전기, AC 컴프레서와 함께 개량형 7단 트윈클러치 변속기 등)을 갖췄다. 이에 따라 CO₂ 배출은 10% 줄었지만 성능이나 운전성격을 그대로 지켰다. 페라리는 모든 라인업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각국 의회는 슈퍼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부 의견과 달리 전혀 설득 불가능한 세력은 아니다. 유럽연합(EU)은 슈퍼카에 제시한 거의 불가능한 목표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포드나 푸조 같은 수준이 아니라 개선비율을 대등하게 잡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슈퍼카 경영진은 최근 에 드러난 자신들의 진지한 의도가 호의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아울러 의회는 일자리 확보와 불황기 속 업계의 안정에 주목하고 있다.

“3년 전 CO₂ 배출량은 유럽의회의 주요 안건이었다” 곧 물러나는 포르쉐 R&D 부문 수장 볼프강 뒤르하이머의 말. “이때 나온 CO₂ 배출량 140g/km의 수치를 포르쉐와 같은 메이커에 적용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포르쉐는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그 뒤 우리 처지를 설명할 기회가 있었고 대중차와 똑같은 수준이 아닌 대등한 부담을 지기로 했다. 지금 우리는 다음 단계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는 개선을 원한다면 의회가 처방이 아니라 목표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의회는 무게에 따른 CO₂ 기준을 내놨다. 따라서 일정기간 무게를 늘리면서도 처벌을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멍청한 짓이다. 그보다는 우리에게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설사 어렵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하게 된다.”

슈퍼카 오너들의 요구가 변하고 있는가?
“우리 고객들은 온실가스 줄이기에 참여하고자한다” 페라리의 펠리사가 한 말. “우리 고객은 지성인들이지만 기술자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답을 내놓기를 바란다. 그들은 페라리의 특별한 운전감각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나름대로 해법을 알고 있다. 또한 고객들은 슈퍼카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고객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설득하기는 어렵지 않다”

장기적으로 슈퍼카는 어떻게 변할까?
슈퍼카 업계의 어느 누구도 10년 이상의 앞날을 내다보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게다가 포르쉐,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모두 독자적 연구부서와 밀착돼있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적시적소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현재 슈퍼카 빅5는 CO₂ 배출량을 급격히 줄일 것으로 본다. 빠르게 발전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때문만은 아니다. 개량형 휘발유 엔진과 함께 스마트형 장비, 저마찰 기술과 축소형 터보도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이는 패밀리카가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슈퍼카 메이커들은 적극적이지 않다. 아직 페라리 2.5L V6 터보는 상상할 수도 없다. “장차 전기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본다” 포르쉐 뒤르하이머의 말.

애스턴, 울리히 베즈
“현재 대단한 엔진이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배터리는 없다. 3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성능의 배터리가 나왔지만, 한층 큰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성능이나 운전재미를 낮추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슈퍼카가 특별하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오너들이 바라는 대상에 노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0→시속 100km 가속이나 0→시속 200km 가속은 더욱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그와 함께 트랙션, 안정성, 뛰어난 무게배분과 스티어링 등이 관심을 모은다. 포르쉐는 파워, 성능과 효율의 선두를 겨냥하고 있다.”

맥라렌, 앤터니 쉐리프

애스턴의 울리히 베즈는 현재의 라인업을 지킬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5~10년간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할 뿐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전기버전 시그넷이 예정돼 있고, 최근 르망 24시에 디젤 엔진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휘발유와 디젤 엔진은 아직도 먼 장래를 내다볼 수 있다. 우리는 두 엔진에 노력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베즈의 말.

페라리의 펠리사는 599 하이브리드(KERS 시스템이 순간적으로 100마력의 가속력을 끌어낼 수 있다)와 F430 바탕의 카본보디 밀리켈리를 미래 제품의 실례로 꼽았다. 대다수 CEO들에 따르면 현재의 CO₂ 배출량 감소 추세를 유지하려면 배터리 기술이 개선돼야 한다. 그것도 빨리.

앞으로 운전감각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
5대 슈퍼카 총수는 모두 운전감각을 보전하는데 대단한 열의를 갖고 있다. (a) 고객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b) 가령 GT-R을 내세운 닛산 등 주류 메이커들이 특별한 운전 경험을 전달하는데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 빙클만에 따르면 람보는 그 작업의 일부로 이색적인 레이아웃을 꼽는다. 아주 낮은 시트와 미드십 엔진만으로 가야르도나 무르시엘라고의 특이한 운전감각을 전할 수는 없다.

포르쉐, 볼프강 뒤르하이머
“페라리의 운전감각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599 하이브리드를 만들고 있다” 펠리사의말. “앞으로도 V12 엔진을 지켜나가고 싶다. 게다가 전기 모터의 지원을 받아도 특별한 운전감각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어느 모로 이 차는 엔초보다 반응이 빠르고, 성능감각이 뛰어나다. 다만 엔초는 최고시속에서 앞설 뿐이다. 페라리의 정서와 감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다”
 
친환경의 거센 파도를 넘어
5대 메이커는 한결같이 장차 몰아닥칠 ‘환경보호’의 거센 파도를 예상한다. 때문에 이에 맞서 기술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 최상의 방어책으로 믿고 있다.
 
“최근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을 둘러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뒤르하이머의 말. “그녀가 모터쇼에서 우리 부스를 찾아왔기에 르망시리즈(ALMS)의 챔피언 경주차 911을 소개했다. 하지만 큼직하고 노란 경주차와 함께 사진을 찍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얼른 뒤에 쓰인 초록색 ‘E’를 가리켰다. 이 차는 바이오 연료로 달린다는 표시였다. 사실 ALMS 조직위는 급작스럽게 바이오 연료로 바꾸기로 했지만, 우리는 신속히 대응해 시즌 타이틀을 따냈다. 그 말을 듣고 메르켈은 큰 감명을 받았다.

거기에는 업계 전체에 알려야 할 큰 교훈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에게 분명한 규정을 알려 달라. 그러면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그 앞에서 다짐했다. ”

글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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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생님 2011-07-19 23:16:24
저도 요즈음 로터스의 움직임을 보면서 위의 주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 오토카의 기사가 눈에 많이 띄는군요.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대니 바하에 대한 기사 잘 읽어 봤습니다.
14년 적자라면 적은 금액은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