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아반떼 쿠페, V40, 폴로
상태바
<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아반떼 쿠페, V40, 폴로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7.25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 아반떼 쿠페
아반떼의 쿠페 모델이 나왔다. 사실 국내시장은 쿠페의 불모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쿠페가 거의 없다. 쿠페의 원래 의미는 2인승, 또는 4인승의 스타일리시한 승용차를 의미하는데, 그런 이유에서 대부분의 스포츠카들은 쿠페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쿠페는 ‘한계’도 있다. 앞좌석 탑승자가 중심이 되는 유형이다 보니, 뒷좌석이 좁아서 편안히 앉기가 어렵고, 머리공간도 좁아 뒤에 앉으면 불편하다.

그뿐 아니라, 뒷문이 없어서 앞문을 열고 운전석이나 조수석 등받이를 젖히고 몸을 구부려서 타고 내려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이렇다보니 국내시장에서는 호응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자가용’ 승용차들 대부분이 가족용 차이기 때문에, 뒷좌석의 안락함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고급차에서부터 경승용차에 이르기까지 국내시장이 갖는 독특한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제 국내시장에서도 그런 특징이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증가로, 가장의 차였던 ‘자가용’ 이외에 가족 구성원을 위한 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그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준중형급 이하의 승용차들 중 상당수는 두 번째 차의 목적으로 구매되고 있다. 그에 따라 쿠페형 승용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쿠페들 중에서도 스포츠카의 콘셉트가 아닌 일반 쿠페, 말하자면 아반떼 쿠페처럼 이른바 ‘2도어 세단’이라고 할 수 있는 차들은 사실은 좀 더 안전하고 실용적인 차라고 할 수 있다. 차체 구조상 강성도 더 높고, 뒷좌석에 유아나 어린이를 태울 경우에 안전사고의 위험도 낮다는 점 때문에, 신혼부부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3도어 해치백 역시 비슷한 특징이 있지만, 2도어 쿠페는 세단의 정통성도 가지고 있는 차다. 게다가 아반떼 쿠페는 아반떼 세단에서 단지 뒷문을 없앤 것은 아니다. 좀 더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기 위해 앞 유리를 더 눕혀서 디자인돼 있다. 그래서 더 스포티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준다. 조금은 점잖은 듯하면서도 스포티한 차, 그게 바로 2도어 세단 같은 쿠페의 이미지이다.

볼보 V40
볼보의 V40 모델은 해치백과 스테이션 웨건의 중간쯤 되는 차라고 할 수 있다. 해치백과 스테이션 웨건의 중간, 일견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해치백과 스테이션 웨건은 근본적으로는 같은 구조와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스테이션 웨건은 실질적으로 화물을 좀 더 실을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확보했다는 것 일게다.

그러다 보니, 스테이션 웨건을 가리켜서 국내에서는 ‘짐차’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단지 ‘짐차’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스테이션 웨건은 너무 아름답다. 물론 모든 스테이션 웨건들이 모두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외국에는 더러 세단보다도 멋있고 인기가 높은 스테이션 웨건이 존재한다.
볼보는 예전부터 안전성이 높은 승용차로 명성을 얻고 있었고, V라는 이름으로 구분되는 웨건 모델들은 과거에는 거의 직각에 가깝게 각이 선 형태였고, 이 웨건 모델들 역시 볼보의 튼튼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아이콘과도 같았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V40 모델은 각이 선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유연하고 부드럽다.

이런 변화는 물론 볼보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의 변화지만, 한편으로는 시대감각의 변화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튼튼함만을 추구하는 기능적 경직성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감성적인 특성, 기계적인 느낌보다는 보다 더 사람 친화적인 특성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모습에서는 볼보의 특징적인 사선이 지나간 라디에이터 그릴이 보이고, 뒷모습에서는 볼보의 웨건과 SUV가 가진 특유의 길고 뾰족한 테일 램프와,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듯 유리로 만들어진 테일 게이트가 눈에 띈다.

이 테일 게이트는 정말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준다. 그런데 차체 옆면에서는 앞 펜더에서부터 달려온 캐릭터 라인이 뒷문의 도어핸들 위에서 마치 영화나 소설의 반전처럼 구부러지면서 볼륨감을 형성하고 동양화의 난초를 그리는 붓의 터치와도 같은 이미지로 마무리돼 있다. 이런 감상적인 스타일 요소들은 과거의 기계적인 볼보 디자인 이미지에 비하면 정말 괄목할 만한 변화가 틀림없다. 볼보 V40을 통해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우리들의 감성을 반영한 거울임이 틀림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폭스바겐 폴로
폭스바겐 폴로가 국내에 들어온다. 사실 얼핏 보이는 스타일로는 폴로와 골프가 구분이 어렵기도 하다. 물론 치수나 차체 측면의 그린하우스, 특히 C-필러 쪽 디자인은 폴로와 골프는 확연히 다르지만, 앞모습은 멀리서 보면 구분이 쉽지 않기도 하다. 물론 같은 소형차 범주에 들어가는 모델들이지만, 골프가 우리나라의 구분으로 보자면 준중형과 중형의 사이에 있을 법한 크기라면, 폴로는 소형급에 가까운 크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폭스바겐에서는 폴로를 가리켜서 시로코와 같은 느낌을 가지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DNA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골프는 주력 모델이 2.0L 엔진을 얹고 있고, 더 큰 배기량의 고성능 모델도 있지만, 폴로는 독일에서도 가장 큰 엔진이 1.6L이므로, 성능보다는 소형 승용차라는 의미에 충실한 콘셉트라고 할 것이다. 거기에다가 실내공간 역시 무조건 넓은 것만을 추구하지 않는, 그야말로 소형 승용차가 가져야 할 알맞은 크기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폭스바겐의 실질적인 소형 승용차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시판된 폴로는 가격에서도 국산 준중형 승용차와 체감적으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어서 이제 국내시장에서도 소형 승용차에서도 수입차와의 대결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폴로는 앞모습에서는 골프와 그다지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옆모습은 조금 더 경쾌한 느낌이다. 그런 이미지는 특히 C-필러와 6-라이트 글라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골프는 5도어 모델이서도 별도의 유리창이 없으면서도 두터운 C-필러와 각진 디자인으로 공간의 크기를 강조하지만, 폴로는 상대적으로 가는 C-필러와 삼각형 유리창으로 공간감보다는 소형차다운 경쾌함을 보여준다.

테일 램프도 골프가 장방형으로 폭을 강조하지만, 폴로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간결하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준다. 차체의 다른 부분에서도 이렇다 할 디테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에게는 심심한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런 이미지가 바로 서유럽, 특히 독일의 기능주의적 디자인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 그것이 바로 폴로가 보여주는 유럽, 아니 독일의 기능주의적 디자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