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래언덕의 정상에 다가가면서 이 커다란 벤츠의 전면부는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고, 꼭대기에 다다르는 순간 여섯 개의 바퀴는 지면을 벗어났다. 언덕을 넘어 모래 구름 속에 차를 세우자 해리스는 미소를 띤 채 나를 보며 좀 더 가속해서 한 번 더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양산형 로드카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 차의 훌륭한 성능은 나를 미친 듯이 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 재벌들이 고를 수 있는 차종은 레인지로버, 포르쉐 카이엔, 혹은 BMW X6 정도이고, 거기에 이 최신형의 믿을 만한 벤츠 G 클래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올해 말에 기존 4×4 버전과 함께 출시될 G63 6×6은 V8 5.5L 엔진과 여섯 개의 바퀴, 강력한 저단 기어, 다섯 개의 차동 잠금장치와 지형에 따라 빠르게 공기압을 조절해줄 압축기가 포함된 타이어 컨트롤 시스템까지 갖추어 ‘가격이 문제가 아닌’ 최고의 오프로더가 될 것이다.
군용 버전의 G320 CDI 6×6과는 다르게 G63은 543마력의 트윈 터보차저 AMG V8 엔진을 얹었다. 예사롭지 않은 77.4kg·m의 토크는 전비 중량 3,775kg의 육중한 6×6을 움직이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또 다른 특징적 요소로는 메르세데스 7G 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가 있다. 도로주행용 0.87:1과 오프로드용 2.16:1의 기어비를 자유롭게 전환해주는 부 변속기가 포함되어 있으며, 구동력을 30/40/30으로 배분해 노면에 전달해준다. 거기에 다섯 개의 차동 잠금장치가 여섯 개의 바퀴를 완벽하게 제어해준다.
진입각은 16゚가 높아진 52゚, 이탈각은 27゚가 높아진 54゚를 가진다. 여각도 역시 1゚ 높아진 22゚를 가진다. 짐칸은 바닥이 윤기가 흐르는 대나무로 되어 있어 보기엔 괜찮지만 최대적재량은 650kg에 불과해 다소 실망스럽다. 한편, 실내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롤 케이지로 강화되었다. 우리가 시승해본 초기 프로토타입은 굉장히 잘 제작되어 있었고, 기계적으로도 그렇지만 단순히 달리고, 정지하고, 회전하는 것만 보아도 굉장히 세련되어 보였다.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수직에 가까운 앞 유리, 얇은 대시보드는 분명 구식이지만, 뛰어난 전방 시야를 제공하고, 위에 달린 계기판과 함께 프런트 윙이 포지셔닝 포인트의 역할을 해준다. 후방 시야는 높은 뒷좌석과 두 개로 되어 있는 작은 뒤 유리로 인해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300mm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실내공간은 기존 G63보다 길어졌다. 가격이 비싼 만큼 알칸타라 가죽이 여유롭게 사용되었으며, 세 개의 좌석이 두 개의 가죽장식 AMG 스포츠 전동 시트로 대체되었다.
커다란 타이어들이 복합적인 동력 전달 장치의 명령을 받아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 엄청난 트랙션이 발생하여 정지 상태에서부터 가속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모래 바닥에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여유로운 탄력주행을 가능케 해준다. 메르세데스사는 공식적인 가속시간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해리스의 말에 따르면 놀랍게도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6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고시속은 마치 풍선과도 같은 타이어 때문에 160km로 제한되지만 도로용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약간의 개선 여지가 있다.
석유 재벌들이 연비에 신경 쓸 리는 없겠지만, 비공식적으로 밝혀진 복합연비는 6.4km/L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G63 6×6은 두 개의 연료탱크를 가지게 될 예정이기 때문에 159L의 연료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을 가지게 된다. G63 6×6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본다면 꽤나 힘들고 긴 논쟁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시승해본 결과는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거의 모든 최악의 상황들에서도 G63 6×6은 아무런 문제없이 헤쳐 나올 수 있었다.
글: 그렉 케이블(Greg Kable)
MERCEDES-BENZ G63 AMG 6×6
0→시속 100km 가속: 6.0초
최고시속: 160km(제한)
복합연비: 5.3km/L(유럽기준, 추정)
CO₂배출량: na
무게: 3775kg
엔진: V8, 5461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6WD
최고출력: 543마력/5500rpm
최대토크: 77.4kg·m/2000rpm
변속기: 7단 자동
길이: 5875mm
너비: 2110mm
높이: 2210mm
휠베이스: 4220m(프론트부터 리어액슬까지)
궤도(앞/뒤): 1790mm
최저 지상고: 460mm
도하 수심: 1000mm
최대 접근각: 52°
최대 이탈각: 54°
여각: 22°
유료하중: 650kg
연료탱크: 159L
휠: 12.5J×37in(타이어까지 포함)
타이어: 프로콤프 익스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