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63 AMG 6×6, 여섯 바퀴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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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63 AMG 6×6, 여섯 바퀴의 괴물
  • 그렉 케이블
  • 승인 2013.06.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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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사막의 한복판에서 내 승객인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 개발책임자 액셀 해리스와 나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막 엄청난 모래의 벽을 넘기에 충분한 탄력을 얻기 위해 거대한 G63 AMG 6×6의 기어를 두 단계 낮춰 고정시켰었다. 우리가 긴 모래언덕을 오르는 동안 엔진은 리어 도어 아래의 배기구를 통해 사중주로 중저음의 엔진음을 힘차게 뿜어냈다.

우리가 모래언덕의 정상에 다가가면서 이 커다란 벤츠의 전면부는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고, 꼭대기에 다다르는 순간 여섯 개의 바퀴는 지면을 벗어났다. 언덕을 넘어 모래 구름 속에 차를 세우자 해리스는 미소를 띤 채 나를 보며 좀 더 가속해서 한 번 더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양산형 로드카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 차의 훌륭한 성능은 나를 미친 듯이 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것이 두바이 스타일의 운전이다. 아랍에미리트는 비교적 좁지만, 32,000제곱마일의 총 면적 중 29,000제곱마일이 사막이기 때문에 대형 오프로더들이 자동차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막대한 양의 석유로 부를 얻은 아랍에미리트 사람들은 개량된 오프로더들을 구입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의 재산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 재벌들이 고를 수 있는 차종은 레인지로버, 포르쉐 카이엔, 혹은 BMW X6 정도이고, 거기에 이 최신형의 믿을 만한 벤츠 G 클래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올해 말에 기존 4×4 버전과 함께 출시될 G63 6×6은 V8 5.5L 엔진과 여섯 개의 바퀴, 강력한 저단 기어, 다섯 개의 차동 잠금장치와 지형에 따라 빠르게 공기압을 조절해줄 압축기가 포함된 타이어 컨트롤 시스템까지 갖추어 ‘가격이 문제가 아닌’ 최고의 오프로더가 될 것이다.

이 거대한 픽업트럭은 호주 군대의 작전용으로 2011년부터 사용되어온 군용 버전 G320 CDI로 처음 등장했다. 아직 가격은 책정되지 않았지만 해리스는 약 35만 파운드(약 5억9천290만원) 가량으로 G63 6×6이 판매에 들어가는 10월이면 뉴 SLS 일렉트릭 드라이브 다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체 차종 중 두 번째로 비싼 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군용 버전의 G320 CDI 6×6과는 다르게 G63은 543마력의 트윈 터보차저 AMG V8 엔진을 얹었다. 예사롭지 않은 77.4kg·m의 토크는 전비 중량 3,775kg의 육중한 6×6을 움직이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또 다른 특징적 요소로는 메르세데스 7G 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가 있다. 도로주행용 0.87:1과 오프로드용 2.16:1의 기어비를 자유롭게 전환해주는 부 변속기가 포함되어 있으며, 구동력을 30/40/30으로 배분해 노면에 전달해준다. 거기에 다섯 개의 차동 잠금장치가 여섯 개의 바퀴를 완벽하게 제어해준다.

커다란 37인치의 바퀴는 비드-플레이트 디자인으로 12.5인치 넓이의 타이어 내부 공기압을 천장에 위치한 스위치로 조절할 수 있다. 길이 5,875mm, 너비 2,110mm, 높이 2,210mm의 G63 6×6은 기존 4×4 모델보다 1,106mm 길어지고, 225mm 넓어졌으며, 272mm 높아졌다. 중간축을 지나는 휠베이스는 300mm 길어진 3,120mm가 되었고, 앞축과 중간축의 윤거도 281mm 넓어져 1,790mm가 되었다. 지상고는 매우 인상적인 460mm가 되었다.

진입각은 16゚가 높아진 52゚, 이탈각은 27゚가 높아진 54゚를 가진다. 여각도 역시 1゚ 높아진 22゚를 가진다. 짐칸은 바닥이 윤기가 흐르는 대나무로 되어 있어 보기엔 괜찮지만 최대적재량은 650kg에 불과해 다소 실망스럽다. 한편, 실내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롤 케이지로 강화되었다. 우리가 시승해본 초기 프로토타입은 굉장히 잘 제작되어 있었고, 기계적으로도 그렇지만 단순히 달리고, 정지하고, 회전하는 것만 보아도 굉장히 세련되어 보였다.

출근길에 번화가를 달릴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이 차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새로운 메르세데스 벤츠의 장점이다. 먼저 튼튼한 발판을 밟고 단단하게 생긴 스포츠 시트에 앉으면 높이와는 별개로 인테리어가 기존의 G63과 스타일이나, 품질 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수직에 가까운 앞 유리, 얇은 대시보드는 분명 구식이지만, 뛰어난 전방 시야를 제공하고, 위에 달린 계기판과 함께 프런트 윙이 포지셔닝 포인트의 역할을 해준다. 후방 시야는 높은 뒷좌석과 두 개로 되어 있는 작은 뒤 유리로 인해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300mm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실내공간은 기존 G63보다 길어졌다. 가격이 비싼 만큼 알칸타라 가죽이 여유롭게 사용되었으며, 세 개의 좌석이 두 개의 가죽장식 AMG 스포츠 전동 시트로 대체되었다.

시동을 걸면 G63 6×6은 매력적인 배기음과 함께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것만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운전하기에 굉장히 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호주의 사막에서 군용으로 사용되도록 만들어졌지만,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매우 다루기 쉬우면서도 믿기지 않을 만큼 편안한 차로 다시 태어났다. 두바이 사막의 모래언덕 사이에서 G63 6×6은 그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커다란 타이어들이 복합적인 동력 전달 장치의 명령을 받아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 엄청난 트랙션이 발생하여 정지 상태에서부터 가속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모래 바닥에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여유로운 탄력주행을 가능케 해준다. 메르세데스사는 공식적인 가속시간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해리스의 말에 따르면 놀랍게도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6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고시속은 마치 풍선과도 같은 타이어 때문에 160km로 제한되지만 도로용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약간의 개선 여지가 있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여분의 두 바퀴로 인해 G63 6x6의 안정감은 매우 뛰어나다. 기존의 G63 4×4에 비해 주행감이 굉장히 부드러워졌고, 수직 흔들림이 훨씬 줄었다. 높이가 높은 만큼 코너에서 차체가 더 많이 기울어질 것 같지만 차체의 움직임은 놀랍도록 제어가 잘 이루어진다. 새로 적용된 올린 댐퍼 시스템과 강력한 스프링도 안정감을 한층 높여주며, 악조건의 도로를 주행할 땐 뛰어난 차축관절과 다수의 차동 잠금장치가 여섯 개의 바퀴 모두를 제어해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석유 재벌들이 연비에 신경 쓸 리는 없겠지만, 비공식적으로 밝혀진 복합연비는 6.4km/L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G63 6×6은 두 개의 연료탱크를 가지게 될 예정이기 때문에 159L의 연료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을 가지게 된다. G63 6×6의 장점과 단점을 따져본다면 꽤나 힘들고 긴 논쟁을 벌일 수도 있겠지만, 시승해본 결과는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거의 모든 최악의 상황들에서도 G63 6×6은 아무런 문제없이 헤쳐 나올 수 있었다.

현재 벤츠는 연간 20~30대를 생산할 예정이지만, 우리가 아랍에미리트에서 보낸 시간 동안 받은 관심을 볼 때, 그 정도로는 충분치 못할 것이다. 우리가 사막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그 자리에 있었고, 즉석에서 시승을 요청했던 두바이의 왕족들과 그 친구들이 마음먹은 대로 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난 그들이 그렇게 할 것임을 확신한다.

글: 그렉 케이블(Greg Kable)

MERCEDES-BENZ G63 AMG 6×6
0→시속 100km 가속: 6.0초
최고시속: 160km(제한)
복합연비: 5.3km/L(유럽기준, 추정)
CO₂배출량: na
무게: 3775kg
엔진: V8, 5461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6WD
최고출력: 543마력/5500rpm
최대토크: 77.4kg·m/2000rpm
변속기: 7단 자동
길이: 5875mm
너비: 2110mm
높이: 2210mm
휠베이스: 4220m(프론트부터 리어액슬까지)
궤도(앞/뒤): 1790mm
최저 지상고: 460mm
도하 수심: 1000mm
최대 접근각: 52°
최대 이탈각: 54°
여각: 22°
유료하중: 650kg
연료탱크: 159L
휠: 12.5J×37in(타이어까지 포함)
타이어: 프로콤프 익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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