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ATS, 시빅 유로, A5 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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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ATS, 시빅 유로, A5 SB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4.30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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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ATS
캐딜락 ATS는 대형 승용차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캐딜락의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중형급으로까지 그 폭을 넓히기 위한 차종이다. 그래서 캐딜락 역사상 처음으로(국내 판매 기준) 2.0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는 2.5와 3.0 엔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륜구동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것은 벤츠의 C 클래스나 BMW의 3시리즈 등과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캐딜락 ATS는 후드의 길이 비례가 상당히 긴 편이고 벨트라인이 매우 높고 뒤로 갈수록 경사져 올라간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캐딜락은 사실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상징되는 것이 1990년대 말까지의 특징이었다. 그렇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아트 & 사이언스(Art & Science)라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도입하면서 매우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그러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바로 매트릭스 시리즈 영화에도 등장했던 CTS 모델이 그런 디자인의 시작이었다. 새로 등장한 ATS 역시 그런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크게 경사진 뒤 유리와 극도로 짧은 트렁크로 인해서 전체적인 이미지는 쿠페는 물론이고 마치 소형 해치백 승용차 같은 느낌까지도 준다.

게다가 수직의 이미지를 강조한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디자인은 캐딜락의 고유한 디자인 요소로 모든 캐딜락 차들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이다. 사실상 캐딜락은 GM의 브랜드에서는 가장 고급브랜드이고, 또 브랜드의 역사도 100년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인들에게는 꿈의 차라고까지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 캐딜락의 위상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 밀려서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노력의 하나가 바로 ATS 같은 모델인지도 모른다.
실내의 품질에서 우드 패널의 재질감이나 가죽 마무리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차체 스타일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분명히 후륜구동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지만, C-필러 쪽의 이미지는 마치 쉐보레 말리부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물론 말리부는 전륜구동방식이라 플랫폼은 다르겠지만, C-필러만 보면 말리부를 캐딜락으로 이름만 바꿔 붙인 게 아닌가 할 정도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캐딜락의 가장 큰 개성은 거의 직각으로 만들어진 C-필러였고, 그 나름의 멋이 있었는데, 지금의 캐딜락 모델들에서는 그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캐딜락 디자이너 분들, 직각으로 선 C-필러를 어떻게 좀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

혼다 시빅 유로
혼다가 유럽형 시빅을 시판한다. 유로 시빅은 5도어 해치백모델이다. 시빅 세단이 미국시장 중심의 모델인데 비해 유럽에서는 세단형보다 해치백형이 더 대중적이기 때문에 유럽용 모델을 들여오게 된 것이다. 물론 국내시장에서는 해치백형 차의 인기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시빅 해치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는 하다. 시빅 해치백모델은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벨트라인이 매우 높고 뒤로 갈수록 경사져 올라간 디자인은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혼다 차들, 특히 소형 승용차의 특징인 매우 짧은 후드를 가지고 있고 강렬한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앞모습은 매우 공격적이다. 뒤쪽 테일게이트에는 작은 유리창이 달려 있는데, 이것은 1980년대에 등장했던 시빅 CRX 이후로 시빅의 큰 특징 중의 하나로 여겨지는 디자인 요소다. 이 유리창 하나로 인해 전체의 디자인 분위기가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매우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도 풍긴다.

미래지향적 이미지는 시빅의 운전석에서도 느껴진다. 사실 속도계를 디지털로 만들어서 먼 위치에 두고 스티어링 휠 뒤에 아날로그식 타코미터를 설치한 것은 혼다의 모터사이클의 이미지도 느껴지는 디자인이기는 하다. 물론 앞쪽 시야에서 시선을 많이 옮기지 않고도 속도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설계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공상과학영화에서 보일 법한 우주선의 이미지도 떠오르는 디자인이다. 사실 혼다의 차들은 연비 좋고 밀도 있는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상하게 국내시장에서는 반응이 그리 뜨겁지는 않다.

시빅 세단도 차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국내시장에서 미국만큼의 인기는 아닌 것 같다. 한편으로 시빅 세단이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차체가 큰 느낌으로 다가와서 소형차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조금 의외의 부담을 주기도 한다. 사실 수치상으로는 큰 게 아닌데도, 혼다의 디자인은 같은 치수 안에서 형태를 꽉 차게 만드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시빅 유로는 치수보다 커 보인다는 느낌보다는 경쾌하고 역동적인 느낌이다. 새로운 시빅 유로가 국내시장에서 시빅의 특징을 얼마나 부각시킬지 기대해보자.

아우디 A5 스포트백
아우디의 신차 개발은 정말 적극적이다. 그리고 차체 디자인의 새로운 시도 역시 적극적이다. 새로 등장한 A5 스포츠백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른바 장르 파괴라고 할 수 있는 차들이 개발되는 것이다. 해치백 세단이라고 불러야 할 차량이 바로 A5이지만, 이미 그보다 더 큰 모델로 A7이 있다. 사실 볼륨이 큰 양산 메이커도 개발하기 어려운 차를 아우디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개발한다는 것은 개발 이익을 따지는 국내 양산 메이커들의 소극적인 개발 태도에 비교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바로 그런 것이 브랜드의 기술 철학이고 제품 특징이다. 굳이 철학을 따지지 않더라도 아직 제대로 된 자동차 박물관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글로벌 메이커라고 홍보하는 국내 메이커의 모습에서 한국인으로써 자괴감이 들기도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아무튼 아우디는 A4나 A6, A8 등과 같이 짝수 번호는 4도어 세단형 승용차이고, A3, A5, A7 등과 같이 홀수가 쿠페나 해치백형의 스포티한 성격의 승용차로 구분한다. 이미 아우디의 A5는 2도어 쿠페로 나와 있지만, 사실상 쿠페는 가족을 거느린 가장들에게는 ‘로망’에 불과하다.

뒷좌석의 승강성이나 거주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차들이 바로 세단과 쿠페의 중간쯤 되는 차들이다. 신형 A5의 차체 이미지는 뒤 유리가 매우 크게 경사져 있고 트렁크가 짧은 모습이다. 이것은 한 급 위의 A7과 거의 비슷하다. 사실 트렁크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스포티한 느낌이 나고, 최근의 승용차 디자인 추세가 고급 승용차라고 할지라도 점점 트렁크가 짧아 보이도록 디자인한다. 하지만, A5는 차체 구조 자체가 5도어 해치백이면서 정식 명칭은 A5 스포츠백(Sport back)이다.

이 이름은 A7과 동일하다. 스포츠백이라는 이름은 일반적인 해치백과 차별화시키기 위한 이름일 것이다. 게다가 실용성도 있어서 뒤 시트 등받이를 접지 않더라도 해치를 열었을 때의 트렁크 공간은 상당히 넓고, 뒤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으면 정말로 넓은 트렁크 공간이 나타나기도 한다. 도어에는 문틀(door sash)이 없는 하드탑형 차로 개방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차의 느낌은 마치 A5 쿠페의 세단 버전 정도의 느낌이다. 아우디가 국내시장에서 5도어 해치백형 고급 승용차를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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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권 2013-05-06 20:47:23
타고 싶은차 인데...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