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MP4-12C, 페라리를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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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 MP4-12C, 페라리를 겨냥한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7.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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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토카>가 맥라렌 MP4-12C를 시승했다. 과연 이 차가 페라리와 겨룰 수 있을까?

비범한 새 차, 맥라렌 MP4-12C에는 하루 동안 몰아보고 난 후에도 혼란스럽게 만들 모든 종류의 비범한 것들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황당할 정도로 충격을 던지며 당신의 마음을 정말로 사로잡는 것은 바로 성능이다.

직선 도로에서 폭발적으로 빠르기는 하지만, 직선 도로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그렇다. 코너를 돌 때에도, 제동을 할 때에도, 기어를 바꿀 때에도, 노면이 거칠든 완벽하게 매끄럽든 마찬가지다. 어느 곳이든 12C는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페라리 458 이탈리아조차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리고 12C가 가진 성능의 절정은 맥라렌 오토모티브가 가진 능력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가 가진 능력이 모든 부분에서 드러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국의 최신 자동차 회사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수록 그 사실은 더 신선하고 활기차게 느껴진다. 그리고 물론 그 정점은 MP4-12C 슈퍼카 그 자체다. 이 차는 맥라렌이 앞으로 수년 동안 내놓을 많은 새 차 가운데 첫 모델이지만, 또한 고유한 능력에 있어 대단히 놀라운 성과를 거둘 차이기도 하다.

이 차의 탁월함에 대해 이해하려면 프로젝트가 시작된 200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론 데니스 같은 사람들이 작은 팀을 이루어 워킹에 둥지를 틀고 최고 중의 최고와 경쟁할 미드 엔진 스포츠카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 바로 그때다. 흥미롭게도, 맥라렌은 당시 다른 메이커들로부터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을 빼내오는 전통적인 인력수급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들은 프로젝트에 관여하게 될 사람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더 혁신적인 방법으로 끌어 모았다. 그들 중 대다수는 일반적인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았던 이들이었다.

맥라렌의 정감 있는 책임 테스트 드라이버인 크리스 굿윈(Chris Goodwin)은 당시의 분위기를 이렇게 말한다. “정말 흥미롭고 별난 경험이었죠. 시작부터 모든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에서는 마치 스피트파이어 전투기를 개발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MP4-12C는 순수한 영국차라는 것이다. V8 3.8L 트윈 터보 엔진은 워딩에 있는 리카르도 엔지니어링과 맥라렌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탄소섬유 구조와 서스펜션 전체(이 또한 혁신적인 설계다)는 내부에서 개발했다. 이태리 회사인 그라치아노(Graziano)의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거대한 브렘보 브레이크, 그리고 맞춤제작된 피렐리 타이어만 외주로 공급된 것이다. 물론 맥라렌은 각 메이커들과 협력해 차에 알맞게 작업을 했다.

12C의 멋진 차체에 담긴 기술적인 면과 겉으로 드러나는 역동적인 모습 모두 어떤 점에서 그처럼 특별한가를 이야기하자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단히 낮게 깔려 있는 꽁무니 안에 뒤 차축 앞으로 담겨 있는 V8 트윈 터보 엔진은 7,000rpm에서 600마력, 3,000~7,000rpm에서 61.1kg·m을 낸다. 이는 맥라렌이 ‘프리코그(pre-cog)’ 선택 시스템이라고 표현하는 기능이 있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결합되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매끄러운 변속을 가능케 한다.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센터 콘솔에 있는 회전 스위치를 이용해 변속 패들의 변속 속도와 스로틀 반응 세팅을 개인의 필요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에서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서스펜션은 아마도 12C의 가장 잠재력 높은 장기이고, 특히 일반적인 스태빌라이저나 뒤쪽의 개방형 디퍼렌셜이 없다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롤링의 제어
이론상으로 뒷바퀴굴림인 12C가 구동력과 편안한 핸들링 사이에서 곤란을 겪으리라 예상하겠지만, 실제로는 맥라렌은 이런 일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기발한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롤링은 센서로 구성된 망에 의해 유압으로 통제되기 때문에 거의 롤링이 없고, 댐퍼는 능동적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놀라운 민첩성은 물론 탁월하게 섬세한 승차감을 얻었다. 맥라렌은 일반적인 예상 경쟁차들보다 코너 중간에서의 접지력이 최대 25% 더 높다고 주장한다.

디퍼렌셜이 없기 때문에, MP4-12C는 구동력의 대부분을 브레이크 스티어(Brake Steer)라는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낸다. 이것은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뒤 브레이크를 슬며시 작동시켜 차 앞부분을 더 확실히 자리 잡게 한다. 이 시스템은 쿨타드와 하키넨이 활약하던 시절에 맥라렌이 F1 카를 위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운전자가 세 번째 페달을 이용해 구동력을 높이고 코너링 중에 차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 시스템은 F1 사진가인 대런 히스(Darren Heath)가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금지되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12C의 더 일반적인 구동력 제어장치, ABS, ESC 주행안정장치와 론치 컨트롤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어떤 피렐리 타이어 모델을 선택하느냐(일반적인 P 제로 또는 더 접지력이 좋은 코르사)에 따라 0→시속 100km 가속은 3.3초 또는 3.1초 만에 가능하다. 대단히 강한 제동 때에는 에어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해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이 놀라운 차에는 어느 것 하나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중요한 수치들이 많다. 경량 알로이 휠(시승차에 쓰인 것과 같은)을 끼우면 건조중량은 대단히 놀라운 수준인 1,301kg에 불과하다. 각종 오일과 함께 연료 탱크를 90퍼센트 채워도 1,400kg을 살짝 웃돌 뿐이다. 가벼운 무게를 확인하고 나면 비로소 뛰어난 성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한다.

핸들이 없는 도어를 들어 올려 처음 운전석에 앉으면 순간 두려워지지는 않는다. 실내의 첫 인상은 담백하다고 할 정도의 단순함이 엿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두 의도한 대로 만들어진 탁월한 전방위 시야와 직관적인 실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쉽게 익숙해져 곧바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크리스 굿윈의 설명이다. 그리고 모든 면에서 논리적이고 빠르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페라리 458의 것과 달리, 스티어링 휠에는 에어백 및 거리 및 각도 조절 기능 말고는 다른 어떤 기능도 담겨 있지 않다. 처음부터 많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 특히 페라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맥라렌은 달리기 위한 차이지 가지고 놀거나 구경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실내가 조금은 삭막해 보일지언정, 일반적인 기준과는 차별화된 신선함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일반도로에서 달릴 때 어떤 점이 12C를 여러 차들 사이에서 돋보이게 만드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모든 면이 다 그렇다. 승차감은 정말 획기적이고, 스티어링의 정교함, 제동감 및 제동력, 변속 속도와 섬세함, 그리고 거의 끝을 모를 구동력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소한 12C를 가장 먼저 돋보이게 하는 것은 순수하고 폭발적인 가속감으로 전달되는 성능이다. 차에서 내린 후 오랜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을 가장 큰 인상을 심는다.

처음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때, 뒤 타이어를 통해 펼쳐진 추진력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4단 기어에서도, 회전수가 1,500rpm을 넘어서는 바로 그 순간부터 겨우 3,000rpm을 넘겨도 이미 내장이 시트에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서부터 연료가 차단되는 8,500rpm까지, 넓고 지속적인 에너지의 파도는 MP4-12C를 앞을 향해 내던진다. 부가티 베이론은 물론, 전설적인 맥라렌 F1을 포함한 다른 어떤 일반도로용 차들보다 더 믿음직스럽다. 이런 느낌은 이어지는 수치들이 뒷받침한다.

놀라운 0→400m 가속
맥라렌의 자료에 따르면, 최적의 세팅을 갖춘 12C는 0→시속 97km 3.1초, 0→시속 161km 6.1초, 0→400m 10.9초의 실력을 발휘한다. 1994년에 테스트한 맥라렌 F1은 각각 3.2초, 6.3초, 11.1초였다. 어떻게 해석을 해도 12C는 F1보다 가속력이 뛰어나다. F1의 더 긴 기어비 구성과 매끄러운 공기역학 특성이 드러나는 시속 257km에서 274km 사이의 어딘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최고단 기어에서 꾸준히 3,000rpm을 유지하면 거의 들리지 않지만, 3단 8,000rpm에서는 머릿속을 울릴 정도의 소음이 들린다. 소리의 양이나 질에 있어서 458 이탈리아과는 거리가 있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그리고 12C의 액셀러레이터는 가볍게 밟을 때 더 민감하기 때문에 페라리보다 훨씬 쉽게 조용히 달릴 수 있다. 필요할 때에만 폭발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12C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놀라운 점은 이 차가 실제로 얼마나 빠른지 확인하기 위해 과격하게 몰 필요가 없는 것이다. 높은 토크 덕분에 액셀러레이터를 절반만 밟아도 포르쉐 911 터보를 비롯한 다른 차들을 저만치 뒤로 떨쳐버릴 정도의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페라리 458도 힘겨워할 만큼 놀라운 기세로 달려 나간다.

12C의 핸들링, 승차감, 스티어링, 제동능력은 아직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아마도 직진가속보다 훨씬 특별할 것이다. 탁월한 접지력과 높은 수준의 역동성을 한계점 부근까지 경험해보려면 서키트에서 달려야 한다. 우리는 맥라렌이 시승을 위해 마련한 포르투갈의 포르티마오 서키트를 짧게나마 몇 바퀴 달려보았다. 12C의 섀시에서 가장 으스스한 부분은 싸워야 할 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차의 머리는 어떤 코너(그리고 거의 속도에 관계없이)든지 정점을 향해 찰싹 달라붙어 나간다. 다른 차들은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반응이 빠르면서도 12C의 움직임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움직임에는 날카로움이 없고, 핸들링(또는 승차감)에는 날이 선 부분이 없다. 그래서 어떤 코너든지 지면에 박히는 느낌이면서도 긴장되거나 두려움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섀시뿐 아니라 차의 전체적인 동적 개성을 안겨주는 핵심이다. 엄청나게 반응이 빠르면서도 한계 부근에 쉽게, 그리고 편안하게 이를 수 있으면서도 대단히 편안하다.

그리고 그 점이 거친 도로에서, 매끄러운 서키트에서, 굽이치는 고속도로에서, 심지어 복잡한 도심에서도 느껴지는 12C의 모습이다. 새 맥라렌은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면서도 전례 없이 몰기도 쉽다. 달리 말하자면, 이 차는 우리 영국인들이 매우 자부심을 느껴야 할 차다. 그리고 페라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차이기도 하다.

글 ·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MCLAREN MP4-12C
가격 16만8천500 파운드(약 2억8천800 만원)
0→시속 100km 가속 3.1초
최고시속 330.0km
연비 8.5km/L
CO₂배출량 279g/km
무게 1434kg

엔진 V8, 3799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미드, 세로,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600마력/7000rpm
최대토크 61.1kg․m/3000~7000rpm
무게당 출력 461마력/톤 ,  리터당 출력 157마력/L
압축비 8.7:1 , 변속기 7단 자동, 듀얼클러치

크기 4507mmX1909mmX1199mm
휠베이스 2670mm  연료탱크 72L
주행가능거리 615km  트렁크 용량 NA

앞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유압식 안티롤
뒤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유압식 안티롤
브레이크 370mm V디스크(앞), 350mm V디스크(뒤)
휠 8.5J×19인치(앞), 11.0J×20인치(뒤)
타이어 235/35 ZR19, 235/35 Z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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