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ATS, 햅틱으로 말하는 새로운 콤팩트 럭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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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ATS, 햅틱으로 말하는 새로운 콤팩트 럭셔리
  • 김태천
  • 승인 2013.04.0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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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4도어 5인승 콤팩트 럭셔리 세단 ATS는 실질적으로 CTS를 더 작고 야무지게 다듬은 차라고 할 수 있다. 캐딜락은 GM의 럭셔리 브랜드인 만큼 GM의 대표적인 기술 역량들이 결집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ATS는 짧은 생을 마감하고 생산을 중단했던 BLS의 후속으로 3년 만에 다시 이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는 점에서 캐딜락에게 있어선 커다란 기대와 의지를 담은 모델이라 하겠다.

실내 레이아웃은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대칭형이며, 스티어링 휠의 중앙부와 센터 스택에 배치된 버튼들에서는 외부 디자인과 연관성을 가지려 노력했다. 흥미롭게도 스마트키에 원격 시동 버튼을 마련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은근히 좋아할 만한 아이템인데, 필요에 따라 원격 시동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처음 차안에 들어서도 분위기나 레이아웃이 별로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계기판에는 운전자를 이롭게 하는 다양한 기능을 설정하고 표현되지만, 다소 산만해보이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시선을 흐트러뜨리는 감이 있다. 도어트림의 상단에 배치한 운전석 시트 메모리 버튼의 경우 사용자에게 편한 위치일 수는 있지만, 버튼 주변의 처리가 그리 고급스럽거나 깔끔해 보이지는 않는다.

차의 크기에서 길이는 3시리즈보다 조금 길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4mm와 6mm 짧다. 하지만 실내의 공간감이나 크기는 더 작게 느껴진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만큼 루프가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만큼 실내에서는 뒷좌석에서 약점을 만든다.

레그룸도 넉넉하지 않지만, 헤드룸은 더 열악하다. 패키징에서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뒷자리에 성인을 태우면 조금 미안해진다. 혼자 탈 차가 아니라면 아예 선루프가 없는 게 좋겠다. 캐딜락의 외형이 말해주는 선은 굵고 분명하고 독특하고 스포티한 스타일링을 우선한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세심함이 요구되는 작은 부분에 대한 처리는 미흡한 것 같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햅틱 반응이다. 먼저 센터 스택에 배치된 몇 안 되는 메탈 버튼들은 꾸-욱 누르지 않아도 되는 터치 타입이다. 대신 순간적인 터치가 아니라 터치 이후 약간의 지속시간이 필요하고, 터치에 따른 응답여부는 가벼운 진동을 전하는 햅틱 반응으로 나타난다. 즉 버튼을 터치했을 때 햅틱 반응이 없다면 작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메탈 버튼은 아니지만, 열선 시트 그림을 터치하면 작동한다. 그리고 이 센터 스택의 하단부를 손끝으로 대면 컨트롤 패널 자체가 90도 각도로 스르르 열리며, 숨겨진 수납공간이 나타난다. 견물생심을 방지할 수는 있겠지만, 고비용의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또 다른 햅틱 반응은 시트에서 전해진다. 정지 상태에서는 차 주변에 접근한 보행자나 이동하는 장애물을 감지하는데, 만약 보행자가 왼쪽에서 나타나 오른쪽으로 차를 스치듯 지나가면 시트(운전석)의 방석부분도 왼쪽에 이어 오른쪽에서 햅틱 반응을 내보낸다. 주행 중에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면 이탈하려는 차선 쪽에서 진동이 올라온다.

일종의 OK 사인이나 경고 메시지 등 많은 부분을 햅틱 반응으로 처리했다는 점은 스마트폰 시대에 어울리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햅틱 반응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우선 차내 온도조절이나 오디오 볼륨 조절이 로터리 스위치보다 편리하지는 않다. 가령 시트의 햅틱 반응 역시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 진동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다거나 다른 대체 방법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최고출력 272마력을 내는 2.0L 4기통 터보 엔진과 6단 변속기가 만들어내는 성능은 가속 측면에서는 상당히 훌륭하다. 리터당 136마력에 해당되는 수치이며, 무게 대비 출력이나 토크 역시 동급 최고수준이다. 터보 엔진의 위력은 실제 도로를 달릴 때 유감없는 위력을 발휘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200km는 물론 최고속도 영역까지 짧은 시간에, 가속에 따른 스트레스 없이 아주 가뿐하게 넘나들 수 있다. 경량 플랫폼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가진 파워트레인이 만들어낸 가장 뚜렷한 효과다.

GM이 특화를 선도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중량이 가벼워진 ATS의 스펙이나 현재의 설정과 잘 어우러지면서 한층 안정된 모션을 유도한다. 노면의 충격을 잘 감내하고 대응하는 댐핑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무게감이나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 역시 거의 나무랄 구석이 없다. 달리고 있는 동안 이 차의 지향점이 얼마나 다이내믹하고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되었는지는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하지만 퍼포먼스 쪽에 더 치중한 때문인지 연비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가뜩이나 장거리 운행보다는 도심이나 단거리 운행이 많은 한국의 도로와 교통 여건은 미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는 연비 측면에서는 더 가혹한 조건이다. 워낙 연비 좋은 차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 연비 부분에서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전보다는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나, 연비와 파워는 여전히 트레이드오프의 관계인 것 같다.

글: 김태천, 사진: 김동균 기자

Cadillac ATS 2.0T PREMIUM
가격: 5천200만원
크기: 4645×1805×1425mm
휠베이스: 2775mm
무게: 1615kg
엔진: I-4, 1998cc, 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272마력/5500rpm
최대토크: 36.0kg·m/1800~5500rpm
복합연비: 11.6km/L
CO2 배출량: 152g/km
변속기: 자동 6단
서스펜션(앞/뒤): 스트럿/5링크
브레이크: (앞, 뒤 모두) V 디스크
타이어(앞/뒤): 225/40 R18, 225/3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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