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엔진에 관한 한 우리는 대체로 합의에 도달한다. 가령 페라리의 교향악적 울부짖음이 포드 트랜짓 터보디젤의 공산품적인 응얼거림보다는 훨씬 즐겁다. 한쪽(페라리)은 인간의 귀에 호소하기 위해 조율됐다. 반면 포드는 그냥 맡겨진 일을 하기 위해 전혀 감동이 없는 소리를 낼 뿐이다.
예를 들어, 공회전 때 둘 사이에는 별로 차이가 없었다. 페라리는 90dB였고, 재규어는 84dB. 하지만 쌍방의 소리를 모두 들은 인간의 귀에 따르면, 공회전에서 페라리가 재규어보다 더 크게—훨씬 크게 들렸다. 왜 그런지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 인간의 귀에는 3dB가 늘어도 거의 차이가 없지만 5dB가 늘어나면 분명히 차이가 난다. 10dB가 추가되면 2배쯤 요란한 소리로 들리고 20dB가 늘어나면 4배나 더 크다. 공회전 때 페라리는 재규어보다 겨우 6dB가 높을 뿐이지만, 실제로는 음량이 거의 2배나 된다.
하지만 그건 음량의 증가와 그에 대한 우리 감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두 엔진을 레드라인까지 몰아붙이면 페라리는 믿을 수 없는 9,000rpm으로 치솟는다. 그리고 재규어는 중립에서 회전대에 제한장치를 걸어 겨우 4,000rpm에 도달한다. 이때 페라리는 귀청을 찢는 108dB, 재규어는 여전히 아주 요란한 104dB를 토한다. 따라서 페라리 458이 도로에서 신호등 그랑프리를 시작할 때는 평균적인 전기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차가 움직일 때 정말 재미있는 대조적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그런 차의 통과소음 수준이다. 특히 트랙데이에서 결정적인 문제로 떠오른다. 상당수의 트랙데이 서킷에서는 요즘 그 수준을 92 또는 95dB로 제한하고 있다. 이따금 105dB의 ‘요란한 트랙데이’를 허용하던 서킷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는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왜냐? 이럴 경우 소음 차트가 분명히 보여주듯이 최고속으로 지나갈 때의 가장 시끄러운 스포츠카보다 일상생활에 듣는 소음이 더 큰 실례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잔디깎기가 내는 소리가 시속 160km로 지나가는 둘 중의 어느 하나 또는 둘 다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그런 전제로 나는 직접 체험한 사례를 들고 싶다. 어느 터널(그 이름과 위치를 여기서 밝히기는 곤란하다)에서 458 스파이더를 2단 풀드로틀로 몰았을 때의 감동을 나는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지극히 놀랍게도 119dB였다. 그리고 재규어도 크게 뒤지지 않는 114dB. 이 순간까지 여전히 통쾌하기 짝이 없는 굉음이 내 귀를 울리고 있다. 다시 공기 도로굴착기를 예로 들면 125dB. 그럼에도 요즘 시내 곳곳에서 도로를 파고드는 굴착기 소리를 잘 참고 지나간다. 이제 우리 카 마니아들은 자동차 소음에 대해 나름대로 목청을 돋을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