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프리몬트, 유틸리티가 독특한 7인승 CUV
상태바
피아트 프리몬트, 유틸리티가 독특한 7인승 CUV
  • 오창식
  • 승인 2013.03.06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5일, 피아트 브랜드가 다시 국내시장을 노크했다. 지난 1997년 한국 땅을 떠난 지 16년 만의 귀환이다. 피아트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준비한 모델은 500과 카브리올레 모델인 500C, 그리고 CUV 모델인 프리몬트. 그중 프리몬트를 시승할 기회를 가졌다.

프리몬트를 처음 만났을 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무표정해 보이는 헤드라이트에, 굳게 다문 입을 보며 한편으로는 과묵함마저 보였다. 하지만 뒤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흐르는 사이드라인과 견고해 보이는 엉덩이는 과묵해 보이는 인상을 차츰 간결하고 안정된 느낌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했다.

실내로 들어서면 첫인상과 비슷한 심플한 모습이 이어진다. 실내 곳곳에는 가죽으로 마감되어 고급스러움을 꾀한 것은 물론, 중앙 계기판에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달아 평균 연비와 타이어 공기압 등의 정보를 전달해준다. 해당 메뉴들은 대부분 한글로 제작되어 있다. 센터페시아 부분에는 8.4인치 터치스크린과 몇 개의 버튼만이 자리 잡고 있다. 터치스크린을 살펴보면 스크린 하단부에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블루투스, 세팅을 할 수 있는 메뉴들이 나열되어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열선시트의 조작 및 송풍의 방향조절이 터치스크린으로만 가능하다는 것. 덕분에 터치스크린 밑에 위치한 버튼들의 개수를 최소화했다. 어떤 버튼이든 조작을 위해서는 그쪽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터치스크린 한곳에 몰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조작의 빈도수가 많아질수록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프리몬트는 2열과 3열을 모두 접어 적재용량을 최대 1,461L까지 늘릴 수 있다. 이외에도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6:4로 폴딩이 가능한 2열은 뒤쪽으로 등받이를 기울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시트 하단부에 달린 끈을 잡아당기면 리프팅 쿠션 형태로 의자가 솟아오른다. 덕분에 어린 자녀를 뒷좌석에 태울 때에도 시트와 더욱 밀착시킬 수 있다. 5:5로 접을 수 있게 구성된 3열은 의외의 안락함을 보여주었다. 3열 역시 약간이지만 뒤로 기울일 수 있게 구성되었고, 레그룸 또한 비교적 넉넉했다.

또한, 양 옆에는 자연스럽게 팔을 기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은 물론 컵 홀더를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접고 펴기도 상당히 편리한데, 트렁크 방향에서 등받이 뒷면에 달린 끈을 당기면 자동으로 접히고 끈을 다시 당기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원상태로 복구가 가능하다. 한 손에 많은 짐을 든 상태에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조수석 시트의 방석부분을 앞으로 들어 올려 간단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것도 특이한 방식이다. 트렁크 내부에는 LED 랜턴이 구비되어 있어 비상시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프리몬트에 얹어져 있는 엔진은 2.0L 터보 디젤 멀티젯 2. 6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뤄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7.5kg∙m의 힘을 낸다.

디젤 엔진 특유의 강한 초기 가속력을 이용해 작지 않은 체구임에도 힘차게 밀고나간다. 이어지는 가속에도 힘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에서는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비교적 많이 잘 차단되는 느낌이며, 아이들링 상태나 항속주행 시의 엔진 소음도 잘 억제된 편이다. 하지만 가속을 위해 엔진에 힘이 들어가면, 엔진소리가 실내로 상당히 많이 유입된다. 경우에 따라서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체는 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다소 거친 노면을 지나갈 때에도 몸에 느껴지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나 급격한 코너를 지난 후에 원상태로 재빨리 돌아오지는 않지만, 몸이 출렁일 정도는 아니다. 제동성능도 준수한 편으로 너무 빨리 반응한다거나 밀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비교적 가벼운 편.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만, 팔 힘이 약한 사람도 큰 어려움 없이 차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첫인상을 봤을 때, 디자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와 내 가족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는 프리몬트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딘가 모르게 점점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 점점 알아가는 매력이 있는 차. 이것이 프리몬트의 숨겨진 가치일지 아니면 그저 '낯섬'에서 오는 호기심일지 판단하는 데는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인다.

글: 오창식, 사진: 김동균 기자

FIAT FREEMONT
가격: 4천990만원
크기: 4910×1870×1740mm
휠베이스: 2890mm
무게: 1960kg
엔진: 멀티젯 2, 1956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70마력/4000rpm
최대토크: 37.5kg∙m/1750rpm
복합연비: 11.5km/L
CO2 배출량: 175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 트위스트 블레이드 독립식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 디스크
타이어(앞,뒤 모두): 225/55 R1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