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K3, BMW 1시리즈, 뉴 S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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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K3, BMW 1시리즈, 뉴 S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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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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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3

포르테의 풀 모델 체인지로 등장한 K3은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변화를 완성한 모델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포르테는 물론 피터 슈라이어 부임 이후 나온 모델이었지만, 이미 개발이 진행된 상태였을 것이므로 변화, 사실은 개혁의 폭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물론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이 디자이너 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180도 달라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것이 단지 ‘그림 실력’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 실력만으로 따진다면 피터 슈라이어가 부임하기 이전에도 훌륭한 능력과 창의성을 갖춘 디자이너들은 충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이 바뀌려면 그 메이커의 의사결정능력이 중요하다.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일관된 전략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디자이너 출신 임원에 의한 전문적인 안목에 의한 선택과 그 선택의 방향대로 추진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디자인 혁신의 요인이다. 그래서 K5로 시작된 혁신은 7, 9를 거쳐 3에까지 이어지면서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K3의 차체 측면의 이미지를 보면 매우 짧은 후드와 트렁크로 인해 실내공간을 구성하는 캐빈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짧은 앞뒤 오버행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물방울 형상의 비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특이한 점은 A 필러가 앞쪽으로 크게 이동하면서 국산 세단 중 처음으로 A 필러에 삼각형의 유리창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리어 뷰 미러를 감싸는 듯한 형태로 디자인되어 개방감도 줄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도 주고 있다. 사실 저 정도의 유리창을 붙였다고 해서 시야가 얼마나 좋아지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답답한 느낌을 덜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차체 외부에서의 이미지 역시 그저 검은색의 플라스틱 기니시를 대는 것보다 훨씬 고품질에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한편으로 스포티지 R과 비슷한 캐릭터로 C 필러까지 연결된 벨트라인의 몰드는 통일성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도어 아래쪽에 V자처럼 만들어진 웨이스트라인은 차체의 다른 부분과 연결되는 느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물론 모든 라인들이 연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범퍼나 뒷범퍼의 모서리, 혹은 측면 유리창의 형태와의 통일성도 찾아보려 했지만, 발견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면부의 강렬한 헤드램프와 팽팽하게 당겨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이미지가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과 연결이 되면서도 그 흐름과는 다른 맥락을 가진 V형 라인은 다양성으로 보기 어렵다.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이미지의 V자 형태를 오히려 반대로 설정했더라면 전체의 다이내믹한 느낌이 강조됐을지도 모르겠다.

BMW 1시리즈

BMW의 1시리즈는 해치백 소형승용차에서도 BMW의 변하지 않는 특징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오늘날의 소형승용차들은 거의 대부분이 앞바퀴굴림 방식을 가지면서 짧은 후드에 캐빈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BMW 1시리즈는 엔진을 세로로 탑재한 뒷바퀴굴림방식의 BMW의 특징을 그대로 가진 소형승용차이다. 매우 짧은 앞 오버행과 호프마이스터 커브를 가진 C 필러 등 BMW의 디자인 요소와 구조 요소를 모두 가진 고성능 소형승용차이다. 그래서 엔진 탑재방식에서 유래하는 앞바퀴와 A 필러 사이의 간격이 긴 우아한 비례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BMW의 소형승용차는 단지 싼 가격의 승용차가 아니라, 그야말로 약간 작은 차인 것이다. BMW 브랜드가 추구하는 기술적인 특징을 그대로 구현하면서 밀도 있는 크기를 가진 승용차, 이것이 1시리즈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실내외의 디자인을 보면 질감을 강조한 유럽의 이미지를 알 수 있다.

실내에서도 가죽의 질감을 높인 것을 볼 수 있고, 또한 최근 BMW 차들의 특징인 스티어링 휠에 V자 형태의 금속 몰드를 넣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수평의 금속 몰드(스포츠 모델에서는 빨간색 몰드로 바뀌기도 한다)를 넣는 방법으로 이미지의 통일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최고급의 7시리즈만큼의 화려함은 없다. 하지만 ‘염가’의 이미지는 가지고 있지 않다.

소형승용차가 가격과 성능을 희생하는 차가 아니라, 브랜드의 기술 특성이나 목표를 다른 부가적인 요소를 더하지 않고, 합리성이라는 특징을 통해서 이룬 차라는 성격이 BMW의 1시리즈가 보여주는 가치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으로 물리적 형태와 질감은 BMW의 기능적 특징을 보여주는 간결함으로 가지고 있다.

도어 트림에 쓰인 선의 흐름과 도어 스커프 플레이트의 디테일에서는 감성적인 터치가 돋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미스터리(?)인 것은 요즘의 우리나라 차들의 곡선적인 디자인이 장식적이라는 비평을 받는 것과는 달리, 1시리즈는 감성적인 곡선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장식적인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독일 디자인의 기능적 미학의 바탕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르노삼성 뉴 SM3

준중형 승용차 시장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반떼가 절대의 비중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포르테에 이은 K3의 등장으로 현대, 기아의 모델이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 르노삼성의 SM3은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선전을 해왔다. 때문에 판매량의 비중보다는 상품의 특성에서 3자 대결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최근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르노삼성은 국내에서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었다. 차종은 적어도 품질에 신경을 써서 생산한다는 인상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모델들이 나오면서 디자인 완성도에서도 그렇고 무언가 확연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디자인의 완성도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은 한편으로 단지 ‘형태’만의 문제는 아니기도 하다.

아무리 형태를 세련되게 다듬었다고 해도 브랜드의 이미지가 심어지지 않는다면 호응을 얻지 못하는 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디자인의 문제는 ‘형태’보다는 보다 더 거시적인 ‘소프트웨어’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요즘의 차들은 하드웨어적인 차별성, 다시 말해 성능은 고성능 모델이 아닌 보통의 승용차라도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현대의 아반떼와 기아의 K3만해도 같은 플랫폼이니 성능의 차이를 따지는 것은 난센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반떼와 K3의 ‘소프트웨어’는 차이를 보인다. 아니 K3은 이제 막 나온 차이니 기존의 포르테를 보는 게 맞을지 모른다. 아반떼는 보다 더 일상적인 차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포르테는 좀 더 기능적이고 청년층을 겨냥한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차이가 이들 두 모델의 존재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SM3은 아반떼와 포르테의 대비와는 달리 조금은 무덤덤한 중도적 이미지인 것 같다. 지극히 실용적인 것도 아니고 지극히 기능적인 것도 아닌 무난한 보통차가 되려고 애쓴 것 같다. 양산 브랜드로써는 당연한 전략일지 모르지만, 국내시장에서 아반떼와 포르테 사이에서는 다른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게 분명하다.

어떤 모양의 디자인을 갖다 붙인다 해도 소프트웨어에서 밀린다면 소용없다. 보통차가 아닌 고성능으로 가든지 아니면 극도의 실용성을 가진 서유럽 브랜드의 성격을 가지든지 말이다. 차라리 삼성을 떼고 프랑스의 정체성을 살린 르노로 어필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의 싸움에서는 훨씬 유리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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