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의 총수, 토르스텐 뮐러-외트뵈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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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의 총수, 토르스텐 뮐러-외트뵈스 인터뷰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2.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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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적 가치관, 영국의 최고기술, 독일계 총수.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가 롤스로이스 CEO를 만났다

2010년 초 토르스텐 뮐러-외트뵈스는 CEO의 자리에 올랐다. 그때 당장 인터넷에 코멘트가 붙었다. 댄이라는 가명을 내세운 자가 안전하게 자기 소감을 밝혔다. “와우, 6개의 점과 한 개의 하이픈이 붙었네” 굳이 언어학자가 아니라도 영국에서 가장 영국적인 자동차 브랜드의 새 총수는 독일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일부 영국인들에게 그건 나쁜 소식이었다. 여론에 따르면 롤스로이스 모터 카즈와 같은 브랜드 총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어야 한다. 뮐러-외트뵈스는 이런 논란을 잘 알고 있지만 동시에 자신이 어느 누구 못지않게 영국 자동차계를 잘 알고 있다. 51세인 뮐러는 한평생 BMW 맨이었다. 그러나 이곳과는 거의 20년의 인연이 있었다. 1994년 BMW가 초췌한 로버 그룹과 브랜드를 넘겨받았을 때 그는 야심적인 젊은 전략가였다.

우리는 롤스로이스의 독특한 굿우드 공장 사무동에 있는 조용하고도 호사스런 회의실에서 만났다. 뮐러-외트뵈스는 BMW-로버 문제를 장시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감을 잡았다. 하지만 그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무척 오래된 역사였다. 아무튼 성공한 롤스로이스 CEO는 모두 일찍부터 자기재량을 행사했다. 그보다 훨씬 의미 있는 사실은 달리 있었다. 2000년 39세였던 뮐러-외트뵈스는 미니의 재출범을 책임졌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BMW의 일대 모험이었다. 이를 계기로 전 업계에 프리미엄 소형차의 매력에 대한 교훈을 널리 전파했다. 뮐러-외트뵈스는 미니를 3년 반 동안 경영했다. 따라서 영국 옥스퍼드의 본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생산기반을 건설하고 차세대 모델을 기획하면서 품질을 갈고 다듬었다. 그 과정에서 알렉스 이시고니스의 신성한 오리지널 미니의 초기 경험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그는 자동차에 집착하던 10대에 조잡하고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그밖에는 환상적인’ 미니 850을 부모의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받았다.

2004년 뮐러-외트뵈스는 BMW 본부로 불려 들어가 수석 부사장에 올랐다. 업무성적에 대한 보상이었다. 뒤이어 2010년 초 롤스로이스로 돌아가 고스트를 출시했다. 롤스로이스의 한 해 1,200대 생산량을 3배로 올리기 위해 만든 약간 값싼 모델이었다. 공장조직, 품질, 딜러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아울렀다. “지명을 받기 약 6개월 전 내가 굿우드로 오게 되리라는 걸 알았다” 뮐러-외트뵈스의 말. “나는 몹시 들떴다. 롤즈 문화에 대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회장 아이언 로버트슨이 사원들을 모아놓고 환영사를 했다. 모두 뜨거운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솔직히 그처럼 헌신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해 본 적이 없었다. 회사의 역사를 자랑했고, 우리 목표를 훤히 알고 있었다. 이들이 모두 그들의 핏속에 흐르고 있었다. 그럴 수 없이 힘찬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뮐러-외트뵈스는 운동선수처럼 날씬했다. 강철 회색빛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겼고, 햇볕에 그을린 피부색에 말쑥한 양복을 입고 영국에서 가장 반짝이는 구두를 신었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의 롤스로이스관과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롤즈는 품질, 완벽성, 헌신, 정확성,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차를 겨냥하는 회사다” 그의 일생에 젊음과 활력이 아주 큰 몫을 해냈다. 이 CEO는 주말마다 독일로 허겁지겁 달려가는 독일 자동차산업의 중진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 인물들(그들을 ‘오찬 이사들’이라고 부른다)을 호되게 비판한다.

그리고 롤스로이스의 핵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그는 바다를 사랑하고, 농담을 좋아하며, 시간이 있으면 요트와 낚시를 즐긴다. 그리고 롤즈 창업자 헨리 로이스 경이 위대한 아이디어를 수없이 얻었던 웨스트 위터링에 가까운 올드윅 바닷가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CEO는 현지 당국자, 기업, 학교, 상공회의소, 현지 사회 활동가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롤즈는 탁월한 자연경관지구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기업이다. 그런 대상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나아가 주위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을 지켜보며 의문을 던진다. 진정으로 우리 일에 몸을 던지고 있을까? 나는 그들의 의문을 말끔히 씻고 싶다.”

내가 던진 다음 질문은 약간 무례했다. 실제로 롤스로이스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제품 사이클 계획을 누가 세우고 있나? 800km 떨어진 독일 뮌헨에 있는 얼굴 없는 고위층이 중요 결정을 내리는가? 뮐러-외트뵈스는 완전히 권위를 행사하지 못한다는 말에도 의외로 담담했다. 경영자의 자질에서 그의 냉정한 자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모든 걸 결정한다. 그리고 내가 드라이버다. 모든 브랜드가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BWM의 철학이다.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내 경우 가장 큰 질문은 네 계획이 무엇이냐다. 내가 미니에서 그랬듯 전형적인 BMW적 아이디어가 때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계획은 무엇인가? 사실 중요한 목표는 거의 이뤘다. 고스트는 시장에서 2년간 성공을 거뒀다. 풀사이즈 팬텀과 쿠페 그리고 컨버터블 가지치기와 함께 탄탄한 라인업을 이뤘다. 롤스로이스는 결코 판매량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뮐러-외트뵈스는 주장했다(그의 전임자들이 모두 그랬듯). 그러나 지난해 총생산량 3,500대는 실버 섀도우가 1987년에 세운 과거의 기록을 깨트렸다. 게다가 롤즈는 고스트를 바탕으로 한 고성능 쿠페를 준비하고 있고 고스트 라인업에 이익이 두둑한 주문형 튜닝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뮐러-외트뵈스는 또 다른 고스트 가지치기가 ‘들어설 여유가 있다’고 했다(틀림없이 컨버터블이 아닐까?).

우리는 공장을 둘러보러 나갔다. 잘 짜인 목재‧트림 작업장을 지나 독립된 팬텀과 고스트 조립라인을 따라갔다. 수동식이면서도 기계가 빡빡했다. 80%가 넘는 ‘동료들’이 영국계였고, 다음으로 가장 많은 노동자는 폴란드계였다. 생산라인 끝에 나온 아름다운 차를 보면서 뮐러-외트뵈스에게 롤즈에서 독일 관리‧조직의 긍정적인 효과가 무엇인지를 떠봤다. 누구에게나 분명해 보였기 때문에.

“별로 들먹이지 않는 화제다. 이곳은 독일의 품질‧관리기법과 영국의 장인기술‧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완벽하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3배 늘리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힘을 합쳐 그 일을 해냈다. 여기서 전형적인 독일 공정이 그 효과를 내고 있다. 너무나 잘 먹혀들기 때문이다. 당장 알 수는 없고, 앞으로도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배경에서 결정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롤즈 총수의 견해는…

영국적인 것
“우리 회사와 제품은 영국적인 것을 담아내야 한다. 내가 독일인인 까닭에 때로는 말하기 어렵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문화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한데 우리 신임 디자인 이사는 영국계다. 물러난 디자인 이사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우리 고객들은 모두 아주 만족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롤스로이스의 역사는 108년에 이른다. 하지만 결코 낡은 브랜드가 아니다. 우리 임무는 브랜드를 좀 더 멋지게 다듬는 데 있다. 품질‧성능‧창의력은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모델 라인업
“현재 롤스로이스는 2개의 모델 라인으로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고스트가 우리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내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정판 모델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이미 우리는 폭넓은 주문형 튜닝을 하고 있다. 일부 모델은 100만 파운드를 넘는다.”

생산량
“지난해 3,500대를 만들어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4천대에 육박하리라 본다. 한데 BMW가 생산량을 늘리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고정비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낭비를 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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