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로켓(실제로는 ‘하이브리드’. 앞으로 좀 더 자세히 소개한다)의 부품들은 이미 실험실에서 시험을 거쳤다. 한데 이건 완전 조립된 로켓의 첫 번째 시험이었고, 이 프로젝트의 중대한 이정표가 됐다.
블러드하운드 프로젝트의 로켓 전문가는 28세의 댄 저브(지극정성으로 가꾸는 카이젤 콧수염을 달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20여년 만에 영국에서 실시하는 최대 로켓 점화시험이었다. 미국 NASA의 아폴로 계획 초기 단계 이후 일반대중이 제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로켓 점화 장면이었다.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은 초기 시험 장면은 홈페이지(bloodhound.com/rocket)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여러모로 로켓은 경이롭도록 직선적이다. 가장 단순한 형태일 경우 연료와 산화제가 섞여 불타는 연소실 하나가 있을 뿐이다. 뜨거운 가스가 배기관을 통해 빠져나간다. 그래서 추진력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점이 있다. 대다수 우주선과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 안에 들어있는 연료 덩어리에 불을 댕기면 완전히 탄다. 일단 점화하면 중단할 수 없다. 액체연료 로켓은 2개의 분리된 탱크로 이뤄진다. 한쪽은 연료, 다른 쪽은 산화제를 넣는다. 이 둘을 하나의 연소실에 넣어 혼합하면 뜨겁게 타오른다. 중간에 연소를 중단할 수 있지만 그다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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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블러하운드 SSC를 정지상태에서 시속 370km까지 속도를 올린 뒤 로켓에 점화한다. SSC를 그 속도까지 올리기 위해 EJ200 유로파이터 타이푼 제트엔진을 달았다. 그때 토크는 2,765kg‧m에 이른다. 이 로켓의 공기흡입구는 그린의 머리 바로 위에 있다.
뉴키 공항에서 벌이는 로켓 점화 시험은 4회에 걸쳐 치러진다. 지난달 초의 점화시험은 1차였다. 내년 초 2회의 총력 테스트(20초 동안 3,456kg‧m)에서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블러드하운드는 최근 로켓차를 완성할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 4년간 총모금액은 약 850만 파운드(약 150억원). 한 개의 F1팀을 약 2주간 운영할 만한 수준이다.
인부들이 주행 코스 노면 정지작업을 한 뒤 SSC팀이 기록 도전을 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남아있다. 그 사이 이 건조 호수에는 물이 차고 바람이 잔잔히 불어 표면에 쌓인 침적토로 돌과 바위덩어리를 들어낸 구덩이를 메운다. 이 모두가 전체 표면을 평탄하게 다듬는 일을 한다. 그래서 호수가 다시 마르면 돌과 바위조각이 없는 평평한 주행로가 드러난다.
지상최고속도 도전 코스는 대체로 날씨가 변덕스러워 공격기간이 몇 주일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스핀 호수 일대는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아 블러드하운드 팀이 몇 달 동안 계속 기록도전을 할 수 있다. 이들은 내년 말 남아프리카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