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앞으로 할 일은? 앨런 머랠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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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앞으로 할 일은? 앨런 머랠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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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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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앨런 머랠리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 첫째 그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휴가 중이고 햇빛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둘째는 포드의 사장 겸 CEO로 보낸 6년의 경이적인 실적이다. 그동안 미국의 아이콘 자동차 메이커 포드를 구출했다. 심지어 아주 신중한 논평가들마저 분명히 몰락한다고 했던 포드는 지금 미국 민간전승의 일부가 됐다.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고, 포드는 세계 거의 어디서나 번창하고 있다.

미국 금융가의 파탄 뒤에 거둔 방대한 이익은 지금 주주들의 손에 안전하게 들어갔다. 포드 주가는 머랠리가 들어올 때보다 3배 이상 올라갔다. 2006년 전직 CEO이며 헨리 포드의 증손자 빌 포드 Jr. 휘하에서 지극히 단순한 ‘원 포드’(One Ford) 회생 철학이 나왔다. 머랠리가 이를 받아들이자 독배라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요즘 그 효과는 확실히 드러나고 있다.

원 포드 하에서 포드는 극적으로 모델 라인업(“6년 전 우리 모델은 97개였지만, 지금은 20개 이하로 줄었다”)을 개선하고 국제화했다. 나아가 새로운 모델을 단지 6개 플랫폼에 얹어 생산능률에 혁명을 일으켰다. 따라서 경영진은 재규어‧애스턴 마틴‧랜드로버와 볼보를 포함한 6개 프리미엄 브랜드를 처분하고 포드 제품에 관심을 집중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링컨(당초부터 포드가 창설한)만 남겨뒀다. 이처럼 급진적인 조치는 품질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며, 차를 더 많이 팔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렇게 말하는 머랠리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부드러웠지만, 승리를 거둔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부터 벌써 나는 우리 집에도 또 다른 포드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67세의 머랠리에게 이보다 좋은 시기가 없다. 아마도 에베레스트에 그림자를 던질 만큼 높이 올라섰다. 특히 보잉을 구출할 때의 업적이 알려진 이후 또 다른 미국의 산업계 아이콘을 구축했다. 당시 포드는 9/11 이후의 시장 몰락으로 극적인 개편이 필요했다. 그가 영국에서 그런 업적을 이뤘다면 작위를 2~3회는 받았고, 영국 상원에 진출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드 사장은 다른 사람이 그의 영광된 출발에 대해 써준 대사를 읽은 적이 없었다. 그는 시작할 때 못지않게 자기 일을 사랑한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궁극적으로 포드는 포드 가문이 경영하고 있다. 그들은 그가 하는 일에 극찬을 보냈다. 그리고 막 67회 생일을 보낸 머랠리는 날씬한 몸매에 걸음걸이도 당당하다. 마치 테니스 경기를 한판 뛰고 남을 듯 힘이 넘친다. 게다가 한때 세미프로로 대단한 실력을 발휘했다. 따라서 은퇴설을 유쾌하게 받아넘겼다. 다만 “당분간 붙어있을” 작정이라고 했을 뿐, 후계계획이 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할 일이 있다. 그의 보잉 시절에 어느 동료가 머랠리를 ‘철저한 실천주의자’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따라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원 포드를 좀 더 빨리 좀 더 멀리 밀고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누구나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이 사람은 자기 일을 사랑한다. 공식적으로 휴가 중이면서 나를 만나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 부총리(“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우리 위대한 사업을 지원해주는데 감사하기 위해”)와 은밀히 만난다. 그런 다음 일단의 젊은 스페인 기업가들과 만나기로 했다. “나는 하나로 어우러진 삶을 살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든 포드의 대표가 되기를 원한다”

큰 문제는 유럽이다. 거기서 포드는 올해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유럽은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다.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새 제품에 투자하고 원 포드 계획을 단호히 실천해야 하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우리는 유럽에서 이처럼 심각한 사태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 얼만 전 유럽은 한 해 1천800만대의 시장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생산시설을 그에 맞췄다. 지금 총판매량은 1천400만대로 예상된다. 상당한 감소추세다. 우리는 그 감소세가 주기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다른 메이커처럼 생산능력이 지나치다. 때문에 당장 실질적인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많은 인터뷰의 베테랑 머랠리는 묻기도 전에 내 다음 질문을 꿰뚫고 있었다. 한데 그는 착한 사람이어서 잠시 말을 끊었다. 그 틈에 나는 질문을 던졌다. 구조적 시장 축소란 포드가 유럽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말인가? “글쎄, 우리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사업을 개선한 실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이익이 없으면 사업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전략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가 할 말이 있으면 우리 주주들에게 알리게 된다. 따라서 기습적인 발표는 없다” 본능적으로 합의를 찾는 결정자라는 평판이 그를 따라다닌다. 여기 그 증거가 있다.

나는 머랠리가 몇 가지 사실을 더 들어 대답을 뒷받침하도록 유도했다. 한데 전혀 성과가 없었다. 우리는 정중하게 신경전을 벌였다. 내가 끌어낸 골자는 포드가 다시는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손실(“우리는 지난 8년 중 6년간 흑자를 냈다”)을 용납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유럽 시장이 1천400만~1천600만대에 머문다는 전제로 계획을 짜고 있다. 거기에는 공장폐쇄가 들어갈 공산이 크다.

고정된 시간표는 없지만, 사정은 긴박하다. 그러나 재정담당자들이 바쁘게 돌아가는 사이 포드는 암스테르담에서 제품중심의 호화 신차발표회를 열기로 했다. 파리모터쇼에 앞서 신차를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B-맥스, 포커스 ST, 신형 쿠가, 신형 레인저와 “적어도 3가지 미공개 모델”이었다. 내가 추측하기로는 그중 하나는 신형 B클래스 에스코트 SUV. 폭스바겐은 어째서 유럽에서 그렇게도 잘 나가는가? 내가 물었다. 어느 모로 포드보다 나은가?

머랠리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자동적으로 적수를 증오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의 대답은 정중했다. “폭스바겐은 그들이 하는 일에 대단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들의 기반인 독일에서 아주 위력적이다. 아울러 오래전에 중국에 진출했고, 저 멀리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가 거의 대부분이다. 양적으로는 폭스바겐 브랜드지만, 대부분의 이익은 아우디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내 대답은 간단하다. 폭스바겐의 성장엔진은 독일과 중국이다. 그리고 최대 소득원은 아우디. 프리미엄 메이커 아우디는 따라서 포드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포드는 왜 그렇게 간단히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 브랜드를 팔아치웠을까? 내가 묻기도 전에 머랠리가 대답했다. “폭스바겐은 위대한 패밀리를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어느 모로 우리는 링컨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링컨은 우리가 투자하지 않은 위대한 브랜드였다. 한데 지금 우리는 포드와는 다른 7개의 새로운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그 방법도 알고 있다. 그들 위대한 브랜드를 갖고 있을 때와 마찬가지다.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과 그밖에 여러 브랜드를 말한다.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데 우리는 초점을 단순화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머랠리와의 일문일답

문: 포드는 유럽에서 생산 설계 시설을 계속 유지할 작정인가?
답: 당연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유럽 고객들에게 봉사해왔다. 그렇게 하는 방법을 기어코 찾아내고, 합리적인 이익을 거둘 것이다.

문: 소형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용을 줄일 가능성은?
답: 시장이 원하는 차를 만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원 포드 계획의 목적은 60~70%의 부품을 공용하는 차를 설계하는 데 있다. 그러면서도 전 세계에서 다른 가격으로 팔 수 있다. 포드 브랜드가 시장의 어느 부문에서 활약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탐색하게 된다.

문: 원 포드 플랫폼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답: 우리에게 5개 플랫폼이 있고, 다양한 보디가 얹혀있다. 요즘 전 세계에서 우리 제품의 80%를 차지한다. 500만대 이상이다. 과거와 비교하여 얼마나 능률적인가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문: 헨리 포드의 비전 가운데 무엇이 빗나갔는가?
답: 헨리는 우리가 영업하는 나라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단순히 수입하여 모든 이익을 본국으로 가져오지 말고 현지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그러면 독립된 기업으로 운영하게 되고 따라서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하게 된다. 원 포드가 그걸 바꿨다. 앞으로 제품 라인업의 폭이 넓고 규모가 크다면 잘해 나갈 수 있다.

문: 일본 메이커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답: 그들의 경영방식은 때로 그들의 출발 당시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요즘은 상당히 복잡하고, 온갖 브랜드와 하위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문: 원 포드 계획의 지속가능성은?
답: 성장하는 흑자 포드의 기반이 확실하다.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고, 동급 최고 제품의 완벽한 라인업을 갖춘다면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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