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 시승 : 스바루 포레스터 1
상태바
롱텀 시승 : 스바루 포레스터 1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5.02 0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UV로의 노선을 분명히 하다

3한4냉이란 신조어가 등장한 올겨울의 여전히 추운 어느 날, 포레스터를 처음 만났다. 견고한 프론트 그릴과 그위에 자리한 엠블럼에서 스바루의 유전자를 읽을 수 있지만 첫인상은 아웃백과 사뭇 다르다. 아웃백이 깔끔한 슈트가 어울리는 타입이라면 포레스터는 슈트는 물론 캐주얼한 차림도 잘 어울려 보인다. 포레스터(forester)를 우리말로 하면 ‘숲의 감독관’쯤 되겠다. 오프로드를 누비는 SUV에 걸맞은 이름이다. 이 차를 운전할 때 영화 ‘트와일라잇’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뮤즈의 음악을 듣는 것도 좋겠다.

포레스터는 1997년 ‘멀티스포츠 4WD’를 표방하며 데뷔했다. 세단의 승차감과 동력성능, 왜건의 패키징, SUV의 주파성을 겸비한다는 개념으로 출발한 것이 바로 포레스터의 모토. 기존의 투박한 SUV와 달리 스바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 박서 엔진 등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핸들링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후 2002년 선보인 2세대 역시 이전 모델의 컨셉트를 이어받고 온로드와 오프로드 성능을 진화시키며 등장했다.

그리고 현행 포레스터가 2008년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선보인 3세대. 1, 2세대의 크로스오버 분위기를 벗어나 SUV로의 노선을 보다 분명하게 한 것이 3세대 포레스터의 특징.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컴팩트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때를 같이 했다. 임프레자를 베이스로 한 포레스터는 스포츠 성능을 살리면서 보디 사이즈를 키워 거주공간과 러기지룸을 확장했다. 대칭형 AWD 시스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마련하고 SUV로서는 높은 연비를 내세웠다.

오늘 만나는 포레스터는 국내 시장에 갓 상륙한 2011년형 모델. 21년 만에 새롭게 설계된 3세대 박서 엔진이 특징이다. 박서 엔진 고유의 저중심 설계와 뛰어난 진동밸런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2세대보다 10% 이상 연비를 향상시켰다. 2.5L 모델의 경우 배기량은 2,357cc에서 2,498cc로 약간 늘어났고 최고출력은 172마력으로 그대로인데, 최대출력이 발생하는 회전대가 6,000rpm에서 5,800rpm으로 낮아졌다. 최대토크는 0.6kg·m 높아졌고 이때의 회전대 역시 4,400rpm에서 4,100rpm으로 낮아졌다. 연비는 9.9km/L에서 10.6km/L로 나아졌고 CO₂ 배출량도 237g/km에서 221g/km로 좋아졌다. 더불어 냉각 계통을 개선하고 타이빙 체인으로 캠 드라이브 시스템을 바꾸어 내구성을 높였다.

2011년형 포레스터는 스바루 DC³이라고 하는 스바루 다이나믹 섀시 컨트롤 컨셉트의 보디·서스펜션 디자인 기술이 새로 쓰였다. 스티어링의 응답성을 높이고 노면 충격흡수력을 높인 것이 포인트. 더불어 후드 인슐레이터를 추가해 소음을 줄였다. 이를 통한 승차감 개선과 함께 차체자세제어장치인 VDC 시스템을 기본장비로 달아 주행성능의 안정감을 더했다.

포레스터에 다가가 차문을 연다. SUV답게 도어 핸들 주변 폭이 넓다. 겨울철 장갑을 낀 채 도어를 열 때 쉽게 잡을 수 있게 한 것. 넓게 열리는 도어는 타고 내리기 쉽다. 뒷좌석 역시 시트 모서리를 둥글게 해 타고 내리기 쉽도록 했다. 리어 게이트도 넓게 열려 짐을 싣기 쉬운 구조. 전반적으로 도어의 열림이 시원시원하다. 2011년형 모델에는 또한 사이드미러에 방향지시등을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17인치 휠은 스포크의 길이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스포티하면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웃백의 인테리어가 레거시와 같다면 포레스터는 임프레자와 거의 같다. 그만큼 분위기는 다르다. 하지만 시트의 높이와 전후방 시야 등 기본자세는 아웃백의 느낌과 닿아있다. 조금 더 야성적인 분위기랄까. 디자인은 다르지만 다이얼식의 공조 패널은 조작하기 쉽고 직관적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모양은 다르지만 기능은 비슷하다. 세 개의 원형을 테마로 한 계기판은 입체적이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북돋는다.

LCD를 쓴 가운데 인포메이션 창은 다양한 주행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수온계와 에코게이지도 추가했다. 가죽시트는 단단하면서 편안한 질감으로 자연스러운 운전 자세를 돕는다. 스티어링 휠은 과거 아래위(틸트)만 조절 가능했으나 이제 앞뒤(텔레스코픽)로도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리고 탁 트인 시야가 기분을 좋게 한다.

달리기 시작하면 스바루 특유의 안정적이며 탄탄한 움직임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중저속 토크에서 힘을 받으므로 가속은 손쉽게 이루어진다. 액셀러레이터를 가볍게 밟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속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킥다운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다. 고속으로 달려도 소음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승차감은 유연한 인상으로 차체는 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좀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쾌적성과 조종 안정성의 밸런스는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포레스터와 함께한 첫 일주일은 외곽도로를 한 번 달린 것을 제외하고는 일상의 범주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그 기간이 편했던 탓인지 시간은 너무 빨리 흘렀다. 다음 일주일은 포레스터의 좀 더 구석구석을 살펴보아야겠다.

글 · 최주식

사용일자: 1월 24일~31일
주행거리: 420k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