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L 63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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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CL 63 AMG
  • 아이오토카
  • 승인 2011.05.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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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쿠페의 깊이를 경험하다

S클래스(W221) 플랫폼을 베이스로 만든 3세대 CL 클래스(C216)는 2007년 등장했고, 지난해 파리모터쇼를 통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처음 공개되었다. 국내에는 지난해 말부터 시판되고 있다. 쿠페의 S클래스라고 할 수 있는 벤츠의 최신 CL 63 AMG는 고성능 럭셔리 쿠페를 잘 대변하는 모델이다.

디자인은 앞모습에서 확실히 임팩트가 더해졌다. 보통 유럽의 차들을 보면 자신의 능력과 캐릭터를 디자인으로도 잘 드러내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의 파워풀한 모습이야말로 내적인 능력을 외적으로도 잘 표현시키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차가 주는 이미지, 특히 프론트 그릴 중앙에 있는 초대형 ‘세 꼭지 별’ 엠블럼을 비롯해 한껏 볼륨을 키운 앞부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신형 CLS의 스타일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그런 점에서 아주 묘하게 벤츠가 추구하는 디자인 변화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시동을 걸고 룸미러에 하이패스 단말기가 부착된 것을 발견했다. 벤츠는 일본 수출형 모델에 이런 단말장치를 적용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한국 모델에도 하이패스 단말기를 내장시킨 것이다. 내비게이션도 버전 2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비주얼도 고급스러워졌다. 한국 시장을 위한 배려의 정도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 소비자 입장에서도 반갑다.

실내의 레이아웃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차를 타면 탈수록 안전성과 편의성을 위한 기능들이 대부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ABC(Active Body Control)과 디스트로닉 플러스, EPS, 커맨드 시스템 등의 기능이 대부분 향상되었다.

그리고 스티어링 각도에 따라 조향비를 변화시켜주는 다이렉트 스티어 시스템(Direct-Steer system), 졸음운전이나 부주의한 운전 등으로 차선을 이탈할 때 이를 감지하고 경고하는 ‘차선 이탈 경고’, 주차를 손쉽게 도와주는 ‘주차 가이드’ 등이 추가되었다. 이밖에도 많은 기능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가장 먼저 와 닿는 현상들을 중심으로 달라진 CL 63 AMG와의 경험담을 전하고자 한다.

아마 누구라도 가장 큰 변화라고 여기는 부분은 파워트레인일 것이다. CL 63 AMG에 올라간 새 엔진은 5.5L 직분사 V8에 바이터보(트윈터보와 같은 의미)를 적용하면서 기존 엔진보다 19마력이나 높다. 트랜스미션은 AMG의 스피드시프트 MCT 7단변속기를 사용했다. 지난 2009년 SL 63 AMG와 E63 AMG에 먼저 사용했고, 올해부터는 S 63 AMG와 CL 63 AMG, 그리고 2012년형 CLS 63 AMG에도 이 변속기가 올라갈 예정이다.

MCT는 최근 들어 더욱 유행하고 있는 ‘듀얼클러치(또는 더블 클러치)’ 타입으로 기존 자동변속기 기반의 7G 트로닉 변속기와는 다르다. 따라서 AMG의 스피드시프트 MCT에는 토크컨버터가 없고, 하이토크에 대응할 수 있는 습식 클러치가 적용되어 있다. 게다가 요즘 또 하나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스타트-스톱’ 기능이 포함되었다.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는 일단 멈추기만 하면 어김없이 엔진이 정지된다. 이때 계기판에는 ‘ECO’ 글자의 바탕색이 녹색으로 변하며 뚜렷하게 ‘엔진 스톱’ 상황을 알린다. 다만 스타트-스톱은 기어와 ‘C’(Controlled Efficiency), ‘S’(Sport), ‘M’(Manual) 등 세 가지 주행 모드 중에서 C모드에서만 작동한다.

예전에는 자동차 회사들이 엔진을 정지시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틈만 보이면 엔진을 정지시킬 수 있어야 기술을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엔진 시동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스타트 모터와 제너레이터 관리, 그리고 제어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비 개선과 CO₂를 줄이는 데 스타트-스톱 기능이 일조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연비가 좋아졌다고는 해도 대배기량의 고성능 엔진들이 갖는 공통적인 약점을 크게 극복하지는 못했다. 대신 동일한 상황에서 더 강력한 파워로 조금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위안을 될 것이다.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81.5kg·m라는 수치를 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가속력은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제원 상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로 되어 있는데, 이 차에서 수치는 그냥 수치일 뿐이다. 운전자가 원한다면 언제든 넘치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고속에서는 벤츠가 최고’라는 말도 있듯이 시속 200km를 넘나들기가 너무나도 쉽고, 이때의 보디 모션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요란하게 티내지 않으면서도 차의 모션을 지속적이며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ABC(Active Body Control)의 기능은 언제 봐도 마음에 든다. 직선과 커브를 포함한 전반적인 안정감에서 ABC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경험해본 사람들만이 그 진가를 안다.

커브에서의 선형성도 별로 나무랄 데가 없는데, 이때 장애물 회피를 가정한 요(Yaw) 컨트롤의 테스트에서 ESP의 작동이 매끄럽다. 어느 한지점에서 자세를 확 잡았다가 다시 확 풀어놓는게 아니고 모션의 예측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제어를 해나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정속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을 아주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디스트로닉 플러스의 탐지 범위는 200~0m이며, 프리 세이프와 더불어 거리와 속도에 따른 충돌 시간을 계산해 단계별로 제동이 가해지는 등 기능과 안정성을 더 높였다. 디스트로닉 플러스의 작동 범위는 시속 30~200km까지인데 앞차가 코앞에 올 정도로 가까워지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스스로 강력하게 브레이크를 걸어 시속 20km까지 속도를 줄여 디스트로닉의 작동을 멈춘다. 이 정도 속도에서는 설령 충돌을 해도 데미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디자인과 디테일에 대한 수정을 제외하면 무엇 하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기존의 기능들을 발전시키면서 숙성된 기술의 깊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글 · 김태천

SO GOOD
■ 안정감이 뛰어난 액티브 보디 컨트롤
■ 하이패스 단말기와 좁아진 내비

NO GOOD
■ 너무 좁은 윈도
■ 스톱 뒤 스타트 때의 울림

FACT FILE
MERCEDES-BENZ CL 63 AMG
가격 2억1천800만원
크기 5160×1871×1426mm
휠베이스 2955mm
무게 2135kg
엔진 V8, 5461cc, 트윈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552마력/5250~5750rpm
최대토크 81.5kg·m/2000~4500rpm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4.5초
연비 7.2km/L
CO₂ 배출량 324g/km
변속기 7단 자동
타이어 255/40 R19(앞)
275/40 R19(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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